학과 신설 및 개편 추이 분석을 통한 원격대학의 혁신 전략 연구
초록
본 연구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 17개 사이버대학교를 포함한 원격대학들의 학과 신설 및 개편 추이를 분석하고, 자원의존이론 관점에서의 혁신 전략을 탐구하였다. 연구 결과, 이들 대학은 산업계의 인력 수요 변화, 첨단 기술의 발전, 정부정책 및 재정 지원사업, 학생 등록자 수 감소, 인구구조 및 사회 문화적 변화 등 다양한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학과의 신설, 통폐합, 명칭 변경 등의 학과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러한 학과 개편은 외부 자원을 유인하고 위험을 통제하며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능동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특히 유연한 교육체계와 기술 기반 운영이라는 원격대학의 특성은 이러한 전략이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본 연구는 원격대학이 변화하는 외부 환경 속에서 학과 신설과 개편을 통해 생존과 성장을 도모하는 과정을 자원의존이론의 틀 안에서 설명함으로써, 원격대학의 혁신 전략을 종합적이고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academic restructuring trends at Korea National Open University and 17 cyber universities, exploring innovation strategies through the lens of the resource dependence theory. These institutions have actively restructured departments—by creating, merging, or renaming them—in response to external changes such as shifts in the industry demand, technological advances, government policies, declining enrollment, and socio-demographic trends.
This restructuring is seen as a strategic effort to attract resources, manage risks, and ensure sustainability. The flexible, technology-based nature of distance universities supports the implementation of these adaptive strategies. This study provides theoretical and practical insights into the response of higher education institutions to environmental changes through organizational innovation.
Keywords:
distance university, cyber university, academic restructuring, resource dependence theory키워드:
원격대학, 사이버대학교, 학과개편, 자원의존이론Ⅰ.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최근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을 둘러싼 환경은 디지털 전환과 인구구조 변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교육의 전달 방식뿐 아니라 학습 내용 전반의 재편을 요구하고 있으며, 특히 고등교육기관의 교육과정과 학과 구조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2022년 ChatGPT의 등장 이후에는 일상생활에서 AI 활용이 현실화되면서, 교육의 방향성과 구조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 요구가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는 고등교육의 수요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학령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는 대학의 학과 운영과 구조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주요 정책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국가통계연구원(2024)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성인교육의 필요성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원격교육을 활성화시켜 전통적 교육의 대상과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인학습자의 재교육 및 역량 개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고등교육 체계 및 학과 구조의 전환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원격대학은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을 동시에 수행하는 핵심 기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4년 현재, 국립 원격대학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 18개의 사이버대학이 운영되고 있으며, 방송통신대학교의 학부 재적생은 96,748명, 사이버대학의 재적생은 104,271명으로 전체 4년제 대학 학부 재적생 수(1,838,953명)의 약 11%를 차지하고 있다(대학알리미, 2024). 이로 미루어 볼 때, 원격대학이 국내 고등교육 체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원격대학은 급변하는 외부 환경 속에서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특히, 교육 수요자의 다양성과 학습 목적의 다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핵심 과제이다. 전통적인 대학이 상대적으로 동질적인 연령대와 학문적 목표를 지닌 학습자를 중심으로 운영되어 온 것과 달리, 원격대학은 연령, 직업, 학습 배경, 학습 동기 등이 다양한 성인학습자를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어, 보다 다양하고 유연한 학과(전공) 설계가 요구된다. 또한, 원격대학의 재정 구조는 대부분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성인학습자의 학습 참여율이 감소할 경우 대학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고등교육기관 간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원격대학은 학과 개편을 통해 자원을 확보하고 외부 환경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 17개 사이버대학교를 중심으로 학과 개편의 추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원의존이론(Resource Dependence Theory)을 기반으로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원격대학의 혁신 전략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자원의존이론은 조직이 생존과 성장을 위해 외부 자원 의존도를 관리하고 통제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고 본다(Pfeffer & Salancik, 2015). 본 연구는 이러한 이론적 관점을 바탕으로, 원격대학이 변화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외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대응하며, 어떤 방식으로 학과 개편을 추진해 왔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기존의 원격대학 관련 연구들이 학습자에 관한 논의(윤혜순, 2014)나, 전반적인 기관 운영의 생산성에 주로 초점을 맞추었다면(권순형·남신동·황지원, 2015; 송선혜·송대현·채창균, 2024), 본 연구는 학과 개편이라는 조직 운영의 구체적 측면에 주목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차별성을 지닌다. 이를 통해 원격대학이 외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혁신 전략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 연구 방법
본 연구는 한국교육개발원의 KESS 교육통계서비스에서 제공하는 2010년 부터 2024년 까지의 ‘고등교육통계 학교별 학과별 주요 현황’ 자료를 활용하였다. 분석 대상은 2024년 4월 기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 고등교육법상 고등교육기관에 속하는 17개 사이버대학교의 학사학위과정(4년제)의 학과이다. 이 자료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정보공시센터의 대학 교육편제단위 조사를 통해 수합된 것으로, 학부/과(전공)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1차 분석에서는 학과의 변화 추이를 분석하였다.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각 대학별 학과 정보를 연도별로 정리한 후, 학과의 신설(이전 연도에 없던 학과가 새로 등장한 경우), 폐지(해당 연도에 학과가 사라진 경우), 학과명 변경(연속된 연도 사이에 학과 명칭이 변경된 경우) 여부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분석 기간은 17개 사이버대학교가 개교를 모두 완료한 2010년부터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자료 제공 기간인 2024년까지로 설정하였다. 학과의 분류는 한국교육개발원의 학교/학과별 데이터셋의 계열 분류 기준을 따랐으며, 이를 바탕으로 계열별 학과의 신설, 폐지, 학과명 변경 등 학과 개편의 전반적인 추이를 분석하였다.
2차 분석에서는 자원의존이론을 분석 틀로 삼아, 방송대와 사이버대학을 대상으로 2010대 이후 학과 신설, 폐지, 명칭 변경 등의 사례를 조사하였다. 자료 수집은 대학 공식자료(홈페이지, 보도자료),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 및 언론 보도 내용을 활용하였다. 수집된 사례들은 개편의 형태와 배경 사유를 파악한 후, 외부 자원의존 요인별로 범주화되었다. 범주화된 요인은 선행연구와 자료에서 도출된 내용에 따라 산업계 인력 수요 변화, 첨단 기술 발전, 정부 정책 변화, 학생 모집 및 등록자 수 변화, 인구 및 사회·문화적 변화 등으로 정리하였다. 각 사례에 대해 해당 개편이 어떠한 외부 요인에 대응한 것인지 분류하고, 그 맥락과 목적을 질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원격대학의 학과 개편에 내재한 혁신 전략을 체계적으로 밝히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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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절차
Ⅱ. 이론적 배경
1. 원격대학의 개념과 운영 현황
고등교육법 제52조에 따르면, 원격대학은 국민에게 정보·통신 매체를 통한 원격교육으로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여 국가와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함과 동시에 열린 학습사회를 구현함으로써 평생교육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기관으로 정의된다.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원격대학은 2024년 4월 1일 기준, 국립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비롯한 20개 사립 사이버대학교로 나뉘며, 사이버대학은 학사학위(4년제) 과정을 운영하는 18개 대학과 전문학사(2년제) 과정을 운영하는 2개 대학으로 나뉜다(고등교육법, n.d.).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는 1970년대 대한민국 정부가 고등교육의 기회 확대를 목표로 설립한 원격교육 기관이다. 1968년 교육법 제114조의2 신설을 통해 방송대학 설립의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1972년 3월 9일 한국방송통신대학설치령(대통령령 제 6106호)에 근거해 서울대학교 부설 한국방송통신대학이 개교하였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평생교육기관으로서 2년제 초급대학과정의 5개 학과(가정학과·경영학과·농학과·초등교육과·행정학과)를 설치하였다(방송통신대학교, 2020). 이러한 초기 학과 편성은 산업사회에 필요한 실용학문(경영, 행정, 농학)과 국민생활 향상 및 교원 재교육 수요(가정학, 초등교육)에 부응한 것이었다.
개교 초기 방송대는 서울대학교 부설 형식이었으나, 1981년 2월 교육과정을 2년제 초급대학에서 5년제 학사 과정으로 확대 개편하였고 1982년 2월 서울대로부터 독립된 국립 원격대학으로 재편되면서, 학사과정 3개 학과(경제학과·법학과·영어과), 전문대학과정 1개학과(유아교육과)를 신설하였다. 이어 1991년에는 학사과정을 4년제로 표준화하여 일반 대학과 동등한 학제로 전환하였고, 2021년에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방송대의 법적 지위가 명확해졌으며, 향후 박사과정 개설 등 원격 고등교육 기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한국교육신문, 2020).
방송대는 현재 학사과정인 4개 단과대학(인문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교육과학대학)에 24개 학과와 프라임칼리지에 2개 학부(5개 전공)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학원(19개 학과)과 경영대학원(7개 전공)을 갖춘 종합 원격대학으로 성장하였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학사과정 운영 현황(2024. 4. 1. 기준)
사이버대학교의 역사는 1996년 대통령 자문 교육개혁위원회가 미래의 지식·정보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가상대학 설립운영을 교육 개혁 과제로 제시하면서 시작되었다(한국대학신문, 2001). 이에 교육부는 1998년부터 2년 동안 일반 대학 65개 교를 대상으로 가상대학 프로그램 시범운영을 실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사이버대학의 법적·제도적 지원방안을 마련하였다(황승연, 1999).
2000년 평생교육법이 개정되면서 사이버대학교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으며, 2001년 3월 학사 과정 7개교, 전문학사 과정 2개교가 설치 인가를 받아 대한민국 최초의 사이버대학 9개교가 개교하였다. 2007년에는 고등교육법이 개정(법률 제8638호, 2007. 10. 17.)되었고, 2008년 사이버대학 설립·운영 규정이 제정되면서, 이전까지 ‘원격대학 형태의 평생교육시설’로 분류되었던 사이버대학이 정식 고등교육기관으로 추가되었고, 2009년 3월 12개교가 고등교육법상의 사이버대학교로 개교하였다(윤병국 외, 2018).
사이버대학교는 설립 이후 지난 20여 년간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해왔다. 2024년 현재 전국에 20개의 대학교가 설립되었으며(KESS 교육통계서비스, 2024), 개설 대학의 증가와 함께 학습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교육부 통계를 살펴보면, 재학생수는 2001년 6,220명에서 122,949명으로, 졸업생 수는 441명에서 31,462명으로 증가하였다(최동규 외, 2021; KESS 교육통계서비스, 2024). 이러한 양적 성장은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자리매김을 굳건히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또한 ‘평생교육시설’에서 ‘고등교육기관’으로의 지위 변화는 사이버대학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였으며, 사이버대학교들이 학과를 보다 전문화하고, 특성화하며, 대학원 과정을 신설하는 등 질적 성장을 추구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2024학년도 상반기 기준 학사과정을 운영하는 18개 사이버대학교의 학과 및 재학생 현황은 아래의 <표 2>와 같다.
사이버대학교 학과 및 재학생 현황(2024. 4. 1. 기준)
2. 자원의존이론
자원의존이론(Resource Dependence Theory, 이하 RDT)은 Pfeffer와 Salancik(2015)이 제시한 조직이론으로, 조직은 외부 자원에 의존하는 존재이며, 이러한 의존관계를 관리하고 조정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환경과 상호작용한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조직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필요한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동시에 자원에 대한 의존을 최소화하여 자율성을 확보하고자 한다(Pfeffer & Salancik, 2015). RDT는 특히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합리적 적응(rational adaptation)을 강조한다. 외부 환경의 변화로 인해 자원의 흐름이나 조달 방식이 달라지면, 조직은 이에 대응하여 새로운 구조 개편이나 전략 수립 등의 능동적인 대응에 나서게 된다(Pfeffer & Salancik, 2015).
고등교육 맥락에서 RDT는 대학이 재정 안정과 교육 발전을 위해 국고지원금, 등록금, 기부금, 연구비 등 다양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Zhuang, Zhou, & Sun, 2024). 대학은 전통적으로 학문적 자율성을 보장받으면서도 정부, 기업, 산업, 학생 등 외부 자원의 공급자에 의존하는 반자율 조직(semi-autonomous organization)으로, 공공성과 시장성이 공존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Clark, 1986; Gumport, 2000; Jongbloed et al., 2008). 이러한 외부 자원은 정부 정책과 사회적 기대에 따라 변동되며, 대학은 자원의 흐름이 구체화되고 변화가 작동하는 핵심 단위인 학과 구조를 조정하거나 신설함으로써 자원의 흐름을 조절하게 된다(Gumport, 2000; Pfeffer & Salancik, 2015).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경우 국립대학으로 국가의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는데 반해, 사이버대학은 학생 등록금과 재단전입금과 같은 재원을 통해 운영된다(박준철, 2006). 따라서 학생 충원율과 사회적 인지도 확보가 핵심적인 자원 요소에 해당된다. 그러나 학령 인구 감소, 오프라인 대학의 사이버교육 강화 등으로 입학자원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임양환, 2024), 첨단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대응하는 교육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원격대학은 안정적인 자원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학생의 수요에 부합하는 학과를 신설하거나 기존 학과를 통폐합하여 학생 유입을 촉진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또한 정부 재정지원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에 부응하는 학과나 프로그램을 설계함으로써 외부 자원의 획득 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 RDT의 관점에서 이와 같은 전략은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대학의 생존과 자율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대응에 해당하며, 학과 개편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연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Ⅲ. 원격대학의 학과 개편 추이
1. 연도별 분석
국립 원격대학인 방송대는 사회적 수요 변화와 학습자 중심 교육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지속적인 학과 개편을 단행해왔다. 방송대는 1972년 5개 학과(가정학과, 경영학과, 농학과, 초등교육과, 행정학과)로 출발하였다. 이후 초급과정 폐지 및 4년제 학사과정으로의 전환(1981), 자연과학 및 인문학 중심의 신규 학과 개설(1982～1986)을 통해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 시기는 전통적인 학문분야 위주의 교육과정 운영이 주를 이루었다.
1990년대는 외국어, 통계, 정보 등 사회 변화에 발맞춘 기능 확장의 시기로 볼 수 있다. 기존 어문계열 학과의 세분화(예: 영어영문학과 → 영어학과, 영어영문학과)와 함께, 1999년에는 정보통계학과, 컴퓨터과학과, 경영정보학과 등이 신설되며 정보화 사회에 대응하는 교육기반이 마련되었다. 학과 수는 17개에서 21개로 확대되었다. 2000년대 이후 방송통신대학교는 사회복지학과(2001), 청소년교육과(2003), 보건환경학과(1994) 등을 신설하였고, 2019년 이후 프라임칼리지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맞춘 전공을 신설하였다. 데이터융합공학(2019), 마케팅·애널리틱스 전공(2022), AI 전공(2022) 등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인문학 기반의 학과들은 융합형 구조로 개편되거나 실용성 중심으로 개명되었다. 학과 수는 2025년 기준 29개에 이르며, 이는 원격교육 수요의 다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방송대 웹사이트의 연혁을 바탕으로 연도별 학과 개편을 정리한 결과는 다음 <표 3>과 같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학과 개편 및 학과 수 변화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사이버대학교들의 학과 수는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연도별 신설 학과 수는 2011년, 2012년, 2017년에 특히 많았다. 2011년에는 전년 대비 약 60개의 학과가 새로 개설되면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2017년에도 약 70여 개의 학과가 순증하여 두 번째로 큰 변화를 나타냈다. 이는 해당 시기에 여러 대학들이 새로운 학과를 적극적으로 신설한 결과이다. 한편 폐지 학과 수는 2013년, 2015년 등에 상대적으로 많았는데, 2013∼2014년 사이에는 일부 대학에서 중복되거나 수요가 감소한 전공을 정리함에 따라 약 20여 개 내외의 학과 감소가 발생하였으며, 전체적으로는 신설된 학과의 수가 폐지된 학과 수를 웃돌아, 15년 동안 학과 총계는 지속적인 증가 추이를 보였다. <표 4>는 분석 기간 동안 17개 사이버대학의 학과 수 변동을 나타낸다.
사이버대학교의 연도별 학부/학과(전공) 수 변화
2. 계열별 분석
방송대의 2010년 이후 학과 개편 추이를 계열(학문 분야)별로 살펴보면, 프라임칼리지를 중심으로 공학계열(첨단공학부 메카트로닉스전공, 산업공학전공, 데이터융합공학)과 사회계열(금융·서비스학부 회계금융전공, 서비스경영전공)의 전공 신설이 이루어졌다. 방송대는 새로운 학과의 신설 보다는 학과 분리와 학과명 개편 형태로 나타났다.
방송대 계열 별 학과 수 추이
사이버대학교의 2010년 이후 학과 개편 추이를 계열(학문 분야)별로 살펴보면, 신기술 및 이공계열, 실용학문 분야에서는 학과 신설이 빈번하였으며, 전통학문 계열의 개편은 주로 통합이나 명칭 변경 형태로 나타났다.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사이버대학교의 계열별 학과 수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계열 간 뚜렷한 성장 양상의 차이가 확인되었다. 먼저, 사회계열은 전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학과 수를 유지하며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였다. 2010년 약 90개 수준에서 시작하여 2015년까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고, 이후 다소의 등락을 거치면서도 2022년 약 160개로 정점을 기록하였다. 최근에는 소폭 감소하여 2024년 기준 약 150개 수준으로 안정화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인문계열은 2010년 약 30개에서 2024년 약 70개로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였다. 특히 2020년 이후 안정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며 학과 수의 지속적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다. 예체능계열은 2010년 약 20개에서 2024년 약 50개로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점진적 성장세를 유지하였다. 공학계열은 초기(2010년) 약 20개로 비교적 적은 수에서 출발했으나, 2020년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2024년 약 65개로 확대되어 인문계열에 근접하였다. 교육계열과 치료보건계열은 다른 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학과 수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치료보건계열은 2018년 이후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여, 고령화와 웰니스 산업의 확산에 따른 새로운 교육 수요에 부응하는 양상을 나타낸다. 자연계열은 전체 기간 동안 가장 적은 학과 수를 기록했으나, 2020년 이후 소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완만한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림 2]](/xml/46101/JLLS_2025_v21n3_290_f002.jpg "[그림 2]")
사이버대 계열별 학과(전공) 수 변화 추이
(1) 공학계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공학 세부 계열별 학과 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전공의 다양화와 함께 학과 수의 전반적인 증가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응용공학’ 계열은 2010년 1개 학과에서 2024년 14개 학과로 급증하였으며, 이는 소방방재학과, 산업안전학과 등과 같이 실무 중심의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전공을 포함한다. ‘응용소프트웨어공학’ 분야 또한 같은 기간 동안 2개에서 7개 학과로 확대되었으며, 이는 소프트웨어공학과, AI드론학부 등 디지털 기술의 응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전산학·컴퓨터공학 계열은 2010년 4개에서 2024년 8개 학과로 두 배 증가하였으며, 컴퓨터공학과와 인공지능학과 등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정보·통신공학’ 분야는 2010년 10개에서 2024년 6개 학과로 감소하여 기술 분야의 재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건축학’, ‘기계공학’, ‘산업공학’ 등 전통적인 공학 계열에서도 학과 수의 지속적인 증가가 관찰되어 공학 전반에 걸친 교육 수요의 확장을 시사한다. 2024년에는 스마트배터리공학과(에너지공학 계열), 반도체공학과(반도체·세라믹공학 계열) 등 신산업 수요에 대응하는 전공이 새롭게 개설되면서 변화하는 산업 구조와 기술 수요에 부응하는 학과 개편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이버대 공학 계열 학과 수 추이
(2) 교육계열
교육 계열은 2010년 이후 전반적으로 학과 수가 꾸준히 증가하며 다변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먼저 ‘교육학’ 계열은 2010년 평생교육학과 4개와 교육공학과, 교육과학과를 포함한 6개 학과에서 출발하여, 2024년에는 8개 학과로 확대되었다. 이는 평생교육상담학과, 온라인평생교육학과 등 융합적이고 세분화된 전공이 새롭게 개설된 데 따른 변화이다. ‘언어교육’ 계열은 한국어교육 수요의 세계적 팽창에 힘입어(이민우, 2022) 증가세를 보였으며, 2024년 현재 한국어교육학과가 4개로 확대되었다. ‘유아교육학’ 계열은 2010년 1개 학과에서 2024년 2개 학과로 운영되었고, ‘특수교육학’ 계열은 같은 기간 동안 2～4개의 언어치료학과 및 특수교육학과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전반적으로 교육 계열 학과들은 평생교육사, 한국어교원, 보육교사, 언어재활사 등과 같은 국가공인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성인 학습자의 실질적인 취업 역량을 강화하고 고용 시장의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이버대 교육 계열 학과 수 추이
(3) 사회계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사이버대학교 사회계열의 세부 전공별 학과 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학과 수의 확대와 분화 경향이 동시에 나타났다. 우선 ‘가족·사회·복지학’ 계열은 2010년 29개에서 2024년 54개로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사회복지 지출 확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2017년 이후 매년 1～2개의 신규 학과가 신설되면서 지속적인 확대가 이루어졌다.
‘경영학’ 계열은 분석 기간 내내 가장 많은 학과 수를 유지하며 2010년 34개에서 2020년 56개로 정점을 찍은 후, 이후 점차 감소하여 2024년 42개로 안정화되었다. 이는 경영학의 수요가 여전히 높으나, 학과 통폐합 또는 융합 전공 개편을 통해 조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경제학’ 계열은 제한된 수준에서 유지되어, 다른 계열과의 융합 가능성이 낮음을 시사한다.
‘교양사회과학’, ‘국제학’, ‘법학’ 계열은 1～3개의 소규모로 운영되며 비교적 안정적인 유지 추세를 보인 반면, ‘무역·유통학’은 2010년 1개에서 2020년 5개까지 증가했다가 이후 감소하여 2024년 3개로 조정되었다. 이는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와 수요 변동에 따른 개편의 결과로 해석된다.
‘언론·방송·매체학’과 ‘정치외교학’, ‘행정학’ 계열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특히 ‘행정학’은 2010년 5개에서 2024년 16개로 확대되었다. 이는 공공서비스와 공무원 시험 대비 등의 실용적 목적에 부합하는 전공으로서의 인기를 반영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사회계열의 학과 구성은 사회적 수요와 정책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진화해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실용성과 자격증 취득 가능성이 높은 분야(경영학, 행정학, 사회복지학 등)가 학과 수 확대를 주도한 반면, 상대적으로 이론 중심의 전공은 정체 또는 축소 추세를 보였다. 이는 사이버대학교가 실용 중심 교육과 성인학습자의 재교육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전공 간 균형보다는 수요 기반의 집중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사이버대 사회 계열 학과 수 추이
(4) 예체능 계열
2010년부터 2024년까지의 사이버대학교 예체능 계열 학과 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소규모 유지 속에서 특정 분야의 점진적인 확대와 세부 전공의 재편 현상이 관찰되었다. 실기 중심의 예체능 계열은 전통적으로 온라인 교육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일부 전공에서 학과 수 증가가 나타났다.
‘영상·예술’ 분야는 2010년 7개에서 2024년 17개로 증가하며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1인 미디어, 실감형 콘텐츠, 디지털 영상 제작 등에 대한 수요 확대와 연계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연극·영화’ 분야는 2010년 1개에서 2023년 4개까지 증가한 후 2024년 3개로 조정되어, 안정적인 유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체육’ 계열은 2010년 2개에서 2024년 7개로 증가하며 확장세를 보였다. 이는 건강관리, 생활체육 등 영역에서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패션디자인’, ‘산업디자인’ 등 디자인 관련 일부 전공도 점진적으로 확대되며 산업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커리큘럼이 도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사이버대 예체능 계열 학과 수 추이
(5) 의약 계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사이버대학의 의약 계열 학과 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보건학’과 ‘재활학’ 모두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보건학은 2010년 2개 학과에서 2024년에는 7개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재활학 역시 2010년 3개에서 2023년 10개로 증가한 후 2024년에 9개로 소폭 감소하였다. 이는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에 따라 보건 및 재활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관계부처 합동, 2022; Seijas et al., 2024)가 높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사이버대 의약 계열 학과 수 추이
(6) 인문 계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사이버대학 인문계열의 학과 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완만한 증가세 속에 특정 전공의 성장과 다변화가 확인된다. ‘심리학’ 계열은 2017년 이후 빠르게 확대되어 2024년에는 22개 학과로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였는데, 이는 재난, 우울, 불안, 학교폭력 등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로 인해 상담과 심리치료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온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이상민 외, 2018). ‘국어·국문학’과 ‘문화·민속·미술사학’ 계열도 점진적 확대를 보여 전통 인문학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준다. 또한 외국어 관련 전공에서는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는 다소 활성화된 반면 ‘중국어’, ‘기타아시아어’는 감소세를 보여 언어 교육의 수요 변화와 한류·국제교류 환경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
사이버대 인문 계열 학과 수 추이
(7) 자연 계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사이버대학 자연계열의 세부 학과 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학과 수가 소폭 증가하면서도 특정 분야에서의 선택적 확대가 두드러진다. 특히 식품영양학 계열은 2016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2024년에는 6개 학과로 확대되었으며, 이는 건강과 웰빙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와 관련된 수요 반영으로 해석된다. 농업학과 환경학도 최근 들어 학과 수가 늘어나고 있어 지속가능성과 생태 관련 교육에 대한 요구가 증가했음을 시사한다. 반면, 동물·수의학, 산림·원예학, 의류·의상학 등 일부 세부 계열은 1∼2개 학과로 유지되며 제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사이버대 자연 계열 학과 수 추이
Ⅳ. 원격 대학의 학과 개편에 내재된 혁신 전략
1. 산업계의 인력 수요 변화 부응
산업계의 인력 수요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학과 개편으로는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신설 학과를 신설하거나 개편하는 것을 들 수 있다. H 사이버대학교는 2024학년도 부터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스마트배터리공학과, 국방융합기술학과 등 학과를 신설하였다(매일경제, 2023a). 반도체와 이차전지, 방위산업은 국가 전략산업이자 급성장 중인 분야로, 첨단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려는 혁신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방송대 역시 산업 수요에 맞춘 학과 개편을 실행하였다. 2004년에 관광학과를 신설한 이후 수천 명의 관광 분야 졸업생을 배출해왔으나, 2025학년도부터 학과를 ‘도시콘텐츠·관광학과’로 개편하였다. 이는 도심 재생과 구도심 개발, 도시 콘텐츠 산업의 성장에 부응하여 관광과 도시개발을 융합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려는 목적이다(스포츠동아, 2025). 이처럼 산업계의 변화 방향에 따라 대학들이 학과 신설이나 개편을 실행함으로써 외부 자원 확보를 강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 첨단 기술 분야의 경쟁력 확보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기술 발전은 대학의 학과 구조에 직접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주요 요인이다. 이에 사이버대학들은 메타버스, 빅데이터, 로봇, 반도체 등 미래 산업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파이낸셜뉴스, 2022). K 사이버대학교에서 2025년 신설한 전자정보공학과는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차세대 기술을 다루는 학과로, 머신러닝, 임베디드 시스템, IoT 실습 등 실무 중심의 교과목을 운영해 학생들이 현장에서 요구되는 첨단 기술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한겨레, 2024a). S 사이버대학교는 2024년 AI서비스마케팅학과, AI부동산빅데이터학과, AI스마트팜학과 등을 신설하며 AI를 기반으로 대학교육을 혁신하고 있다(매일경제, 2023b).
방송대에서는 2019년 프라임칼리지 첨단공학부에 데이터융합전공을 신설하였으며, 2022년 AI 전공으로 학과명을 개편하였다(한국방송통신대학교 프라임칼리지, n.d.). 이러한 학과 개편을 자원의존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대학은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기술 환경에 발맞추어 관련 업계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유치하고, 동시에 대학이 미래 기술 교육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3. 정부정책 대응 및 재정 지원사업 활용
자원의존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정부는 대학 운영에 필수적인 법적·재정적 자원을 공급하는 핵심 외부 주체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대학은 정부의 정책 변화와 법·제도 개편에 전략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자원 확보와 조직 안정성을 도모하게 된다. 대표적 사례로 방송대의 보건환경안전학과 개편을 들 수 있다. 본래 자연과학대학의 보건환경학과는 보건위생과 환경관리 인력을 양성해왔으나, 2022년 ｢중대재해 처벌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에서 안전관리 전문인력 수요가 급증하자 2025학년도에 학과명을 보건환경안전학과로 변경하고 보건·환경·안전 분야의 통합적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한국방송통신대학교, 2025). 이 개편은 해당 법 정책 변화로 새롭게 부상한 외부 자원인 산업안전교육 수요에 맞춰 학과를 개편함으로써 정부 정책으로 인한 환경 변화에 능동 대응한 셈이다. 이는 대학이 정책 변화에 수동적으로 영향을 받는 대신, 자원 의존 관점에서 정책을 하나의 기회로 활용하여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정부의 교육 지원정책이나 재정사업도 학과 개편의 동인이 된다. K 사이버대학이 원격대학 교육혁신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이주배경 성인학습자의 사회적 성공을 위한 다국어 기반 글로벌자율학부를 신설한 것이 그 예이다(한국대학신문, 2024). 이는 정부의 평생교육 및 다문화사회 정책에 부응하면서 동시에 사업 재정 지원을 활용한 사례로, 새로운 학습자군을 대학으로 유치하여 학생자원 다변화를 이루려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4. 학생 등록자 수 확보
학생 등록자 수의 변화는 대학 내부적으로 학과의 존속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 중 하나이며, 이는 외부 환경인 인구구조 변화와 학습 수요 변화에 직결된다. 자원의존이론의 관점에서 학생은 원격대학이 확보해야 할 주요 외부 자원이며, 이에 대한 의존도는 학과 개편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이버대학들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구조를 바탕으로, 학과 신설 및 폐지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왔다. 이는 수요가 낮은 분야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외부 자원이 풍부한 유망 분야로 자원을 재배치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 사이버대학교는 학칙을 통해 학과(전공)의 등록인원이 기준에 미달하거나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학과(전공)를 폐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서울디지털대학교, 2024). 학생 지원자 수의 감소는 대학 입장에서 핵심 자원의 축소를 의미하므로 학과 폐지나 학과 개편을 통해 이러한 의존도를 신속히 줄이고, 보다 풍부한 외부 자원이 있는 분야로 자원의존 구조를 재편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자원의존이론의 관점에서 이러한 따른 학과 개편은 불필요한 자원 투입을 줄이고 새로운 자원 흐름으로 조직을 이동시키는 적응 노력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원격대학에서 ‘심리학’ 계열 학과 수는 201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였는데, 이는 상담과 심리치료에 대한 사회적 수요 증가에 따라 심리상담사 및 심리상담센터가 급증한 외부 환경 변화를 반영한다(이상민, 2020). 이는 원격대학이 외부 자원(학생 등록자 수)이 안정적으로 확보될 가능성이 높은 학과를 신설하거나 전공을 확장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5. 인구구조 및 사회 문화적 변화 대응
자원의존이론의 관점에서, 대학은 변화하는 인구구조 및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외부 자원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수행하게 된다. 고령화, 평생교육 수요 확대, 다문화사회로의 전환 등은 대학의 학과 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외부 요인들이다.
S 사이버대학교는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사이버대학교 최초로 심리학과를 개설하며 초고령화를 대비한 시니어 상담 트랙을 추가하였다(동아일보, 2025). 최근 일부 사이버대학교는 마이크로디그리(Micro Degree)를 운영하며 최신 기술과 산업동향에 맞춘 단기 집중적이며 실무 중심 맞춤형 학습을 제공함으로써, 직장인 등 평생교육 학습자들의 유연한 학습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대구사이버대학교, 2024; 원광디지털대학교, 2024). 이처럼 사회 전반의 학습형태 변화와 요구에 맞추어 대학이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학생 자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학 교육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다문화사회로의 변화 역시 학과 개편에 영향을 주고 있다. K 사이버대학교의 글로벌자율학부 신설은 국내 거주 외국인과 이주배경 성인 학습자들을 고등교육 체계로 포섭하려는 노력으로(한겨레, 2024b), 이는 인구학적 변화에 대응한 학과 개편 사례라 할 수 있다. 방송대는 청소년교육과의 명칭을 2025년에 청소년교육복지상담학과로 변경하였는데, 이는 청소년 문제 다변화에 대응하여 교육·복지·상담을 아우르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함이다(조선일보, 2024). 종합하면, 인구구조 및 사회 문화적 변화에 따른 학과 개편은 대학이 새로운 집단의 학습자원을 조직 내부로 흡수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할 수 있다.
Ⅴ. 논의
본 연구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 주요 사이버대학교들의 학과 개편 추이를 분석하고, 대학 조직이 외부 자원에 대한 의존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자원의존이론의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연구 결과, 이들 원격대학은 산업 및 직업 수요의 변화, 정부 정책의 변화, 첨단 기술의 발전, 학생 수 감소, 인구·사회적 변화 등 다양한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학과 신설, 통폐합, 명칭 변경 등의 개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교육과정 조정 차원을 넘어, 대학이 외부 자원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전략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대학들은 첨단 산업 분야와 연계된 학과를 새로 개설함으로써 새로운 학습 수요를 흡수하고, 정부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재정적 및 제도적 지원을 유리하게 확보하려 노력하였다. 동시에,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거나 사회적 관심이 줄어든 학과는 과감히 정리함으로써 불필요한 자원 소모를 줄이고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 이러한 일련의 전략은 대학이 외부 환경에 대해 수동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유인하고 위험을 관리하며 나아가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는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실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학과 개편은 재정 투입이나 인력 충원에 비해 비교적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 변화에 대한 대학의 대응 수단 중 가장 기민하고 효과적인 전략으로 작용한다. 자원의존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원격대학이 특정 분야에 대한 학과를 신설하여 학생 유입이라는 외부 자원을 확보하고, 반대로 수요가 저조한 학과를 폐지하여 불안정한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일련의 선택들은 모두 조직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대응 전략은 특히 원격대학이 지닌 특성과 맞물려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 평생교육과 이러닝 중심의 원격대학은 사회 및 산업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적 유연성을 갖추고 있으며, 이에 따라 보다 다양한 형태의 학과 개편이 가능하였다. 이러한 점은 원격대학의 학과 개편이 외부 자원 환경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 전략적인 대응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이처럼 원격대학의 학과 개편 사례들을 자원의존이론이라는 분석 틀을 통해 체계화함으로써, 변화하는 고등교육 환경에서 대학의 조직 전략을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자 하였다. 다만, 개별 개편의 실질적 성과나 효과성을 입학생 수, 졸업 후 취업률 등 구체적인 정량 지표를 통해 학과 개편의 실질적 성과를 분석하지 못했다는 점은 본 연구의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학과 개편이 대학의 재정 안정성, 학생 만족도 등에 미치는 구체적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급변하는 외부 환경 속에서 대학이 어떻게 조직 구조를 유연하게 조정하며 생존과 성장을 도모하는지를 이론적으로 설명하였고, 특히 원격대학이 지닌 특수한 맥락에서의 전략적 선택들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고등교육 기관이 처한 외부 자원 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 연구는 원격 대학의 혁신 전략을 보다 종합적이고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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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속: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래원격교육연구원 연구위원
연 락 처: haeyeon2@mail.knou.ac.kr
연구분야: 고등교육, AI 교육, 데이터분석방법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