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의 사회적 책임(USR) 연구주제 동향 분석
초록
본 연구는 텍스트 마이닝과 네트워크 분석을 활용하여 국내 대학의 사회적 책임(USR) 관련 연구의 동향을 분석하고 그 지적 구조를 규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방법은 2004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된 논문 116편을 대상으로 키워드 빈도 분석, 중심성 분석, 군집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USR 연구의 핵심 키워드로 ‘대학생’, ‘교육’, ‘역량’이 높은 중심성을 보였으며, 이는 연구의 초점이 조직의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에서 교육과정을 통한 학생의 역량 함양과 교육적 성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제 군집 분석에서는 ‘정책 수립 및 운영 평가’, ‘교육 효과 및 학생 역량’, ‘관점 및 경험의 질적 탐구’, ‘실천적 책무성’의 4개 영역이 도출되어 연구 주제가 실용적·실증적 단계로 분화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시기별로는 2020년대 이후 ESG 경영 및 SDGs 등 글로벌 의제와 맞물려 연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연구가 개별 프로그램의 효과 검증을 넘어 대학 거버넌스 혁신과 지역사회와의 실질적 연계 모델 구축으로 나아가야 함을 제언한다.
Abstract
This study analyzes the research trends on University Social Responsibility (USR) in Korea and identifies its intellectual structure using network text analysis. It examines 116 academic papers published in KCI journals from 2004 to 2025, employing keyword frequency, centrality, and cluster analysis techniques. The results reveal that keywords such as ‘Student,’ ‘Education,’ and ‘Competency’ demonstrate high centrality, indicating a paradigm shift in USR discourse from organizational contributions to educational outcomes and student competency development. Moreover, cluster analysis identifies four distinct research themes: ‘Policy & Evaluation,’ ‘Student Competency,’ ‘Qualitative Inquiry,’ and ‘Practical Accountability,’ confirming that research topics have evolved into practical and empirical stages. Furthermore, the study observes an exponential growth in research volume since the 2020s, driven by global agendas such as ESG management and SDGs. This study’s findings highlight the need for future research to expand beyond program-level effectiveness verification and focus on university governance innovation and substantial regional engagement models.
Keywords:
University Social Responsibility (USR), research trends, text mining, network text analysis키워드:
대학의 사회적 책임(USR), 연구동향, 텍스트 마이닝, 네트워크 텍스트 분석Ⅰ. 서론
21세기의 대학은 전통적 교육과 연구의 역할을 넘어 사회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 해결과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선도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해 있다. 기후 변화, 사회적 불평등, 기술 격변 등 전 지구적 난제가 심화되면서, 대학은 더 이상 상아탑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핵심 주체로 그 역할이 재정의되고 있다(김창환, 2020; Godonoga & Sporn, 2023). 이러한 배경 속에서 ‘대학의 사회적 책임(University Social Responsibility, 이후 USR)’은 고등교육 분야의 핵심 담론으로 자리 잡았으며, 관련 연구 또한 양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USR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에서도 대학의 사회공헌 활동(김영미, 2021), 지역사회 연계(장후은·이종호, 2017), 교육적 성과와의 관계(박나라 외, 2020) 등 다양한 관련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USR 담론은 고등교육법에 명시된 ‘사회공헌’의 책무성(김창환, 2020)과 신자유주의적 대학 개혁이라는 강력한 정책적 맥락(박용원·조영하, 2020; 염민호, 2018) 속에서 독특하게 전개되었다. 이에 더해, UNESCO(2021)가 강조하는 ‘모두를 위한 평생교육(Lifelong Learning for All)’ 패러다임 속에서, 대학의 사회적 책임은 성인학습자, 지역주민 등 전연령층의 학습자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USR 연구의 동향과 구조를 분석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연구 동향을 요약·정리하는 것을 넘어 한국형 USR 담론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관련 연구 동향 분석을 실시한 선행연구로는 언론 기사를 통해 대학의 역할을 분석한 박용원·조영하(2020)의 연구, 특정 국가(중국)의 대학생 대상 연구 동향을 살핀 책리하·박창언(2022)의 연구 등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분석의 대상이 미디어 담론에 국한되거나 특정 해외 국가의 사례에 한정되어 있어, 국내에서 형성된 USR 담론의 거시적 구조를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 관련 연구의 주제 동향 파악을 위해 국내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 메타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술적 분석과 네트워크 텍스트 분석(Network Text Analysis, 이후 NTA)을 실시하였다. NTA는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에서 키워드 간 관계를 파악하고 잠재된 의미 구조를 발견하는 기법으로(Diesner & Carley, 2005), 연구 동향 분석에서 키워드 간 관계를 객관적으로 시각화하여 연구 주제의 지적 구조를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김영환·강두봉·정주훈, 2015). 본 연구는 이를 통해 학문적 성과를 도식화하고 향후 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는 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 대학의 사회적 책임(USR) 연구에서 나타나는 메타데이터 분석 결과는 어떠한가?
둘째, 네트워크 텍스트 분석 결과 도출된 키워드 간 상관관계와 국내 대학의 사회적 책임 연구의 하위 주제 영역(군집)은 무엇이며, 각 군집의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
Ⅱ. 이론적 배경
1. 대학의 사회적 책임
대학의 사명은 그것이 속한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역사적으로 정립되어 왔다. 현대 대학의 원형이 되는 12세기 중세 유럽의 대학(University)은 본질적으로 ‘교육(Education)’을 핵심 사명으로 삼았다(Scott, 2006). 당시 ‘Universitas’는 학생들의 권익보호 조합을 의미했으며(김옥환, 1994), 대학은 성직자, 의사, 법률가 등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의 소임을 수행하였다. 대학의 사명은 ‘연구(Research)’와 ‘봉사(Service)’의 기능이 추가되며 점차 확장되었다. 19세기 초 훔볼트(Humboldt)가 설립한 베를린 대학은 ‘교육과 연구의 일치’ 원리를 정립하며 ‘연구’를 대학의 핵심 이념으로 추가했다(장수영, 2000). 이는 진리 탐구와 학문의 자유를 대학의 핵심 가치로 설정하는 계기가 되었다(이상수 외, 2022). 곧이어 19세기 후반 미국에서는 모릴법(Morrill Acts)을 통해 설립된 토지공여대학(Land-grant university)이 실용 학문을 통해 지역사회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면서, ‘제3의 사명(third mission)’이라 불리는 ‘사회봉사’ 기능이 대학의 주요 사명으로 강조되기 시작했다(김안나, 2011; Scott, 2006).
21세기에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대학에도 그 개념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Vallaeys(2014)는 USR을 대학의 단순한 ‘행위(acts)’가 아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영향(Impacts)’에 대한 책임으로 재정의하며 큰 개념적 전환을 가져왔다. 그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조직적 영향(캠퍼스 운영, 노동, 환경), 교육적 영향(학생의 윤리와 가치관 형성), 인지적 영향(지식 생산, 연구 윤리), 그리고 사회적 영향(지역사회 문제 해결, 발전 기여)의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하였다(Vallaeys, 2014). [그림 1]은 이 개념을 도식화 한 것으로, 이 프레임워크를 통해 USR이 대학의 모든 핵심 기능과 운영에 통합되어야 하는 포괄적 개념임을 분명히 했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은 전 지구적 위기가 심화되면서 더욱 구체화되었으며, 2015년 UN 총회에서 채택된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USR 이행의 핵심 프레임워크로 작동하고 있다(Bokhari, 2017). 유네스코(UNESCO)는 교육이 SDGs 달성을 위한 핵심 수단임을 강조하며, 대학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식, 기술, 가치를 함양해야 할 책무가 있음을 명시했다(UNESCO, 2021). 이에 따라 오늘날 USR은 시혜적 봉사를 넘어, 대학이 교육, 연구, 봉사를 통합하여 SDGs 달성에 기여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진화했다(김창환, 2020).
현대적 USR 논의의 핵심은 ‘봉사’에서 ‘참여(Engagement)’로의 개념적 진화에 있다(김창환, 2020). 켈로그위원회(Kellogg Commission)는 기존의 ‘봉사’가 대학의 지식을 시혜적·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었다고 비판하며, 대학과 지역사회가 호혜적인 파트너십(Partnership)을 맺는 ‘참여의 학문(Scholarship of Engagement)’을 제안했다(김창환, 2020). ‘참여적 대학(Engaged University)’ 모델은 지역사회를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며(장후은·이종호, 2017; Jongbloed, Enders, & Salerno, 2008),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양방향적(Two-way) 협력을 강조한다. 이는 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상호적 관계를 의미한다.
평생학습사회로의 전환 맥락 속에서 대학의 사회적 책임은 새로운 의미를 가진다. UNESCO(2021)는 ‘모두를 위한 평생교육’ 패러다임을 통해 대학이 전통적 학령기 학생뿐 아니라 성인학습자, 직업인, 시민 등 생애 전 단계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책무를 수행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독일은 이미 2009년부터 “대학 문호개방 원칙”에 합의하여 삶의 전 과정에서 평생교육 학습체계 구축, 근로자 및 성인에게 대학교육 기회 제공, 유연한 학습 조직 구축을 통한 모두의 삶의 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박성희·권양이, 2019). 즉, 이제 대학의 교육적·사회적 책임은 청년기 학생만이 아닌 성인학습자 모두의 역량 개발, 더 나아가 전 연령층의 지역 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평생학습 기회의 제공이라 할 수 있다.
2. 선행연구 분석
대학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연구동향 분석으로는 책리하·박창언(2022)의 ‘중국 대학생 사회적책임 교육 연구동향 분석’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중국 대학생 대상의 사회적 책임 연구의 동향 분석을 위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의 학술 DB인 CNKI에 게재된 학술논문 764편, 학위논문 209편을 대상으로 언어네트워크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중국 대학생의 사회적 책임 교육을 언급할 때는 사회주의 핵심가치관, 정치, 중국몽이라는 주제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밝혔다.
장후은·이종호(2017)는 해외 대학의 지역사회 문제해결형 산학협력 사례를 비교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일본 교토의 ‘대학·마을연계사업’, 프랑스 리옹대학의 ‘학술상점’, 네덜란드의 ‘Science Shop’ 등 다양한 국가의 사례를 검토하여 한국 대학의 제3의 임무(third mission) 확대 방안을 모색하였다. 연구 결과, 대학의 역할이 경제적 기여 중심의 ‘기업가적 대학(Entrepreneurial University)’에서 지역 문제에 적극 참여하는 ‘참여적 대학(Engaged University)’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성공적인 해외 모델은 대규모 재정 지원보다 지역 주도의 ‘소규모 프로젝트 기반’ 상향식(bottom-up) 접근을 특징으로 하며, 지역주민, 대학생, 지방자치단체의 긴밀한 협력이 핵심 성공요인임을 밝혔다. 이를 통해 한국 지역대학의 역할 확대와 산학협력 실질화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김창환(2020)은 대학의 사회적 책임(USR)의 역사적 배경과 발전과정을 고찰하고, 대학과 지역사회 협력 강화 기제로서의 USR을 탐구하였다. 연구 결과, 대학의 역할은 일방향적 ‘사회봉사(Social Service)’에서 지역사회와 호혜적 관계를 맺는 ‘지역협력(Engagement)’ 또는 ‘파트너십(Partnership)’ 중심의 참여적 대학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한국의 경우 USR이 ‘사회공헌’과 동일 개념으로 사용되며, 이는 고등교육법에 명시된 대학의 목적으로서 ‘책무성(Accountability)’을 전제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대학평가를 USR 책무성 강화 기제로 내재화하고,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한 대학의 적극적 역할을 제언하였다.
박나라 외(2020)는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181개교의 대학 패널 데이터(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대상으로 회귀분석을 실시하여, 대학의 사회적 책임성과 교육적 성과 간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USR을 차별철폐 프로그램인 기회균형선발(affirmative action) 학생 비율을 통해 도출하고, 교육적 성과는 신입생 충원율, 중도 탈락률, 졸업생 취업률로 도출하였다. 연구 결과, 기회균형선발 비율(USR활동)이 높을수록 신입생 충원율과 취업률이 유의미하게 높아지고, 중도 탈락률은 낮아지는 긍정적 관계를 확인했다. Choi & Chun(2020)도 취업률, 중도 탈락률, 학생 만족도 등을 종속변수로 하여 138개의 대학을 대상으로 책무성이 실제 대학 성과에 미치는 실증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대학이 정부, 지역사회, 학생 등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대응하는 것을 ‘정치적 책무성(Political Accountability)’으로, 법적 규제와 사회적 합의를 준수하는 것을 ‘법적 책무성(Legal Accountability)’으로 정의하였으며, 정치적 책무성은 국공립 대학의 학생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 대외적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내부 구성원의 만족을 높이는 기제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법적 책무성은 교수 연구 실적 및 학생 취업률과 같은 객관적 성과 지표와 긍정적 관계를 보였는데, 이는 대학에 부여된 사회적·법적 의무 준수가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기능이 있음을 실증한다.
김영미(2021)는 2018년 서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단이 실시한 전국 성인 남녀 1,204명 대상 설문조사 자료를 회귀분석하여, 대학 사회공헌(USR)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탐색하였다. 분석 결과, 첫째, ‘대학 사회공헌 필요성 인식’에는 대학의 사회기여 인식, 국가복지 책임성 인식, 사회적 경제조직 친화성, 기부 경험 등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둘째, ‘사회공헌 참여 의향’에는 필요성 인식, 국가복지 책임성 인식, 사회적 경제조직 친화성, 기부 경험 외에 자원봉사 경험이 추가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원봉사 경험은 참여 의향에만 영향을 미치고 필요성 인식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 직접적인 참여 경험이 향후 행동 의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을 시사한다.
박용원·조영하(2020)는 5.31 교육개혁 이후 25년간(1995-2019) 보수언론 492건 및 진보언론 627건, 총 1,119건의 신문기사를 대상으로 LDA(Latent Dirichlet Allocation) 토픽모델링을 실시하여, 한국 대학의 역할에 대한 미디어 담론을 분석하였다. 연구방법으로는 Python의 KoNLPy(komoran)를 활용한 텍스트 전처리와 R의 lda 패키지를 사용한 토픽모델링을 수행하였으며, 최종적으로 28개 토픽을 도출하였다. 연구 결과, 대학의 교육 역할에서 양 진영 모두 교양교육과 취업 중심 직업교육을 강조했으나, 보수언론이 더욱 실용주의적 경향을 보였다. 연구 역할에서는 양측 모두 산학협력과 국제 연구경쟁력 강화를 주장했으며, 봉사 역할에서는 진보언론이 교육기회 확대 같은 전통적 관점의 담론을, 보수언론이 지역산업 발전 같은 실용적 담론을 주도하였다. 연구는 약 25년간 ‘국가 경쟁력’, ‘산학협력’, ‘취업’ 등 신자유주의적 가치에 기반한 ‘실용적 관점’이 지배 담론을 형성해 왔으며, ‘인문가치’, ‘공공성’, ‘학벌주의 비판’ 등 ‘전통적 관점’의 담론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나타났음을 밝혔다.
이 외에도, 대학의 지역사회 참여와 거버넌스, 대학평가와 사회적 책임의 연계, ESG 경영과 대학의 지속가능성, 대학의 글로벌 사회공헌 네트워크 등 세부 영역별 대학 사회적 책임 관련 연구가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들은 개별 사례를 바탕으로 한 연구이거나, 특정 변인에 집중되어 국내 USR 연구를 종합적으로 다루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존 연구들이 간과한 전반적인 연구 구조를 규명하고자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어떠한 맥락으로 연구되고 있는지를 연구하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본 연구는 국내 대학의 사회적 책임(USR) 관련 연구의 동향과 지적 구조를 규명하기 위해 정주훈(2025)의 연구를 참고하여 텍스트 마이닝과 의미연결망 분석 연구 방법을 적용하였다. 이러한 방법론은 대량의 학술 문헌에서 잠재된 패턴과 주제 간의 관계를 발견하는 데 효과적이며, 연구자의 주관을 최소화하고 객관적인 동향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정주훈, 2025). 우선 연구 대상 선정을 위해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데이터베이스에서 ‘대학의 사회적 책임’, ‘USR’, ‘대학의 책무’ 등을 주요 키워드로 하여 문헌을 포괄적으로 검색하였다. 각각의 키워드를 통해 검색된 결과를 메타데이터로 수집하였고, 중복 데이터를 제거한 총 292편의 논문 중 연구 주제가 대학이 아닌 기업이나 일반적 조직의 사회적책임(CSR)관련 연구, 초중고 대상 연구, 국외 대학 관련된 연구 176편을 제외하였다.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 116편의 학술 논문을 연구대상으로 확정하였으며, 해당 논문들의 메타데이터에서 제목, 초록, 주제어, 저자명 등의 데이터를 추출하여 분석을 위한 텍스트 코퍼스(Corpus)를 구축하였다.
연구의 절차와 방법은 다음과 같이 진행하였다. 첫째, 메타데이터 분석을 실시하였다. 연도별, 논문주제 분야별, 학술지별, 연구자별 메타데이터를 분석하여 연구의 추세 및 주요 연구 분야, 연구의 주체들을 확인하였다.
둘째, 네트워크 텍스트 분석을 진행하였다. 수집된 텍스트 데이터의 효율적인 정보 추출과 노이즈 제거를 위해 Python 3.10 환경에서 KoNLPy 패키지의 Okt(Open Korean Text) 형태소 분석기를 활용한 데이터 전처리를 실시하였다. 비정형 텍스트 데이터인 선정된 논문들의 제목을 형태소 단위로 분해한 후, 연구 주제의 핵심적 의미를 담고 있는 명사(Noun)와 영문 약어만을 선별적으로 추출하였다. 이어 불용어 사전(Stopword list)을 구축하여 ‘연구’, ‘분석’, ‘고찰’과 같이 학술적 관용어구로 쓰이는 단어와 의미 파악이 모호한 1음절 단어를 분석 데이터에서 제외하였다.
정제된 데이터의 키워드 빈도수를 기초하여, 빈도수가 낮은 키워드는 네트워크의 복잡성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어 배제하였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 분석의 해석 가능성과 시각화 효율성을 고려하여 선행 연구(정주훈, 2025)를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빈도수 기준 상위 50개의 핵심 키워드를 확정하였다. 확정된 상위 50개 키워드 간의 구조적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Python의 NetworkX 라이브러리를 활용하여 키워드 연결망 분석을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논문 제목에서 두 키워드가 동시에 등장하는 횟수를 계산하여 동시출현 행렬(Co-occurrence Matrix)을 도출하여 키워드 간의 연결 강도를 수치화하였다. 네트워크 내에서 특정 주제어가 가지는 영향력을 측정하기 위해 연결 중심성(Degree Centrality), 매개 중심성(Betweenness Centrality), 근접 중심성(Closeness Centrality)의 세 가지 지표를 산출하여 비교 분석하였다. 연결 중심성은 해당 키워드가 다른 키워드와 직접 연결된 정도를 나타내며, 매개 중심성은 서로 다른 키워드 그룹을 연결하는 역할의 정도를, 근접 중심성은 네트워크 전체에서 다른 키워드에 도달하는 거리로, 특정 주제가 네트워크의 어느정도 중심에 있는가를 의미한다(Freeman, 1978). 이 세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함으로써 USR 연구의 핵심 주제와 주제 간 매개 역할을 하는 개념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워드클라우드는 정보의 가독성을 높이고 일회성으로 등장하는 노이즈(Noise) 단어를 배제하기 위해 빈도수 3회 이상의 키워드만을 선별하여 시각화하였다.
이후, Matplotlib 라이브러리를 활용하여 산출된 지표를 시각화함으로써 연구 주제 간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도식화하였다. 그래프에서 노드의 크기는 키워드의 출현 빈도를, 링크의 굵기는 동시출현 빈도를 반영하도록 설정하여 주제어의 중요도를 입체적으로 표현하였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사회적 책임 연구의 하위 주제 영역을 유형화하기 위해 모듈러리티(Modularity) 기반의 군집 분석(Cluster Analysis)을 실시하였다. 이를 위해 대규모 네트워크 탐지에 효과적인 Clauset-Newman-Moore 알고리즘(Greedy Modularity Maximization)을 적용하여 전체 네트워크를 상호 배타적인 하위 커뮤니티로 분할하였다. 이후, 도출된 각 클러스터 내에 포함된 주요 키워드들의 의미적 맥락을 검토하여, 해당 군집이 대표하는 연구 주제를 명명하고 그 특성을 해석하였다. 아울러 클러스터 간의 연결 관계를 보여주는 관계 그래프를 별도로 작성하여 USR 연구 내에서 서로 다른 주제별 그룹이 어떻게 융합되거나 분화되고 있는지 확인하였다. 연구 결과의 타당성 확보를 위해 도출된 키워드와 군집 결과는 고등교육 전문가 2인의 검토결과를 교차검증하였다.
Ⅳ. 연구결과
1. 메타데이터 분석결과
2004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학술지에 게재된 대학의 사회적 책임 관련 논문 116편의 연도별 발행 추이는 [그림 2]와 같다. 분석 결과, 관련 연구는 2000년대 초반에는 간헐적으로 이루어지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꾸준하게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특히 2020년대 이후에는 연구의 수가 더욱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2004년 2편에 불과했던 연구 수는 2012년 8편으로 1차 정점을 찍은 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2021년 8편, 2022년 11편, 2023년 11편, 2025년 11편으로 증가하였다. 이는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ESG 경영,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등의 글로벌 의제와 맞물려 학술적 담론의 핵심 주제로 부상했음을 시사한다. 최근 5년(2021~2025)간 발행된 논문이 전체논문의 약 40%를 차지한다는 점은 USR 연구가 현재 가장 활발한 성장기에 있음을 방증한다.
[그림 3]은 논문별 주제 분야를 그래프로 나타낸 결과이다. 한국연구재단(KCI)의 학술지 등재 분류 기준을 준용하여 게재된 학술지를 분석한 결과, ‘교육학’ 분야의 학술지가 36편(31%)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학제간연구’(13편, 11.2%), ‘경영학’(6편, 5.2%), ‘교과교육학’(5편, 4.3%)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USR이 교육학적 논의를 넘어 경영 전략 및 융복합적 관점에서도 다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학술지 분석 결과, 1편 이상 게재한 학술지는 총 79개로 나타났으며, 교육행정학연구(13편), 교육정치학연구(4편),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4편), 교육재정경제연구(3편)의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행정학연구 학술지에서 USR 관련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학술지에서 관련 연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자 분석 결과, 조영하(4편), 박창언(3편), 박한규(3편), 심광호(3편) 등이 주요 연구자로 나타났다. USR 관련 주제는 다양한 전공 배경을 가진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심도 있게 탐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 네트워크 텍스트 분석 결과
[그림 4]는 키워드 빈도 분석 결과를 기초하여, 빈도수 3회 이상의 키워드를 대상으로 워드클라우드를 도출한 결과이다. 가장 빈번하게 등장한 키워드는 ‘대학’(76회), ‘사회’(57회), ‘책임’(38회)이었으며, ‘대학생’(27회), ‘교육’(22회), ‘영향’(21회), ‘분석’(21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USR 교육 프로그램이 대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인식 변화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이점으로는 ‘간호’(15회), ‘의과대학’(4회) 키워드의 등장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전문직 윤리와 사회적 책무성이 강조되는 보건 의료 계열에서 USR 교육에 대한 관심이 지대함을 나타낸다.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듯 ‘ESG’(6회)가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여 대학 경영 평가의 새로운 척도로서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연구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빈도수 5이상의 키워드 빈도수 결과는 <표 1>과 같다.
USR 연구의 구체적인 주제와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키워드들 간의 동출현(co-occurrence) 관계를 분석한 결과는 <표 2>와 같다. 검색키워드인 대학-사회-책임을 제외한 분석 결과는 ‘대학생-사회’ 25회, ‘사회-영향’ 20회, ‘대학-분석’ 19회, ‘책임-대학생’ 15회, ‘대학생-영향’ 15회, ‘책임-영향’ 15회, ‘사회-간호’ 15회 등의 순으로 동출현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대학의 사회적 책임(USR) 연구는 ‘대학생’이 ‘사회’와 맺는 관계성을 중요시하며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초점이 있음을 시사한다.
<표 3>은 상위 50개 핵심 키워드 중 중심성 지표가 높은 상위 15개 단어를 분석한 결과이다. 분석 결과, 검색어인 ‘대학’, ‘사회’, ‘책임’을 제외하면 ‘교육’, ‘책무’, ‘대학생’ 등이 네트워크의 가장 중심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교육’(연결 중심성 0.714)과 ‘책무’(연결 중심성 0.694)의 두 키워드는 가장 높은 연결 중심성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국내 USR 담론이 추상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 대학 본연의 기능인 ‘교육’과 대학이 마땅히 져야 할 사회적 ‘책무’라는 규범적 가치를 중심으로 구조화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매개 중심성 분석 결과, ‘책무’(0.047)와 ‘교육’(0.046)이 네트워크 흐름을 통제하고 중재하는 핵심 매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특히 ‘책무’가 ‘교육’보다도 높은 매개 중심성을 보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다양한 USR의 하위 주제들이 ‘책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결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즉, 한국의 USR 연구는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것이 대학의 필수적인 ‘책무’라는 인식을 매개로 하여 다양한 실천 전략으로 확장되는 구조를 띤다. 셋째, ‘대학생’(연결 중심성 0.592)과 ‘지역’(0.490)의 상위권 포진은 USR의 실천 대상과 공간적 범위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대학생’이 높은 중심성을 갖는 것은 USR 활동이 학생들의 시민의식 함양이나 역량 강화와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음을 방증하며, ‘지역’ 키워드의 등장은 대학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의 주체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지산학 협력의 흐름이 연구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넷째, ‘간호’(0.429)와 같은 특정 전공 키워드는 연결 중심성은 비교적 높으나 매개 중심성(0.007)은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는 간호학 등 특정 전공 분야에서의 USR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다른 학문 분야나 주제와 폭넓게 융합되기보다는 해당 전공 내에서 독자적이고 특화된 연구 영역을 구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종합하면, 중심성 분석 결과는 한국의 USR 연구가 ‘책무성’과 ‘교육’을 양대 축으로 하여,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실천적 구조로 진화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그림 5]는 동출현빈도, 중심성, 키워드 빈도수를 토대로 도출한 키워드 네트워크 그래프이다. 그래프는 USR 연구가 단순히 추상적인 논의에 머무르지 않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 그리고 이를 통한 역량 강화라는 실질적인 교육적 효과에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간호’ 키워드가 ‘윤리’, ‘인식’과 강하게 연결된 것은 보건 의료 분야에서 직업 윤리 교육의 일환으로 사회적 책무성이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지역-과제’, ‘ESG-경영’, ‘정책-평가’의 연결은 대학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ESG 경영 도입 및 정책 평가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구체화하려는 노력을 반영한다.
[그림 6]은 Clauset-Newman-Moore 알고리즘을 적용한 군집 분석 결과를 그래프로 도출한 것이다. 국내 USR 연구는 의미적으로 명확히 구분되는 4개의 하위 주제 그룹으로 유형화되었다. 클러스터 1은 ‘정책’, ‘평가’, ‘지표’, ‘운영’, ‘개발’, ‘성과’, ‘지역’ 등의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USR을 대학 경영의 핵심 전략으로 도입하기 위한 정책적 제언, 평가지표 개발, 운영 모델 구축에 관한 연구 군집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지역’, ‘국립’ 키워드의 결합은 국립대 및 지역 대학들의 연구가 부상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최근 ‘ESG’ 키워드가 이 군집에 포함된 것은 사회적 책임을 대학 경영 성과와 연계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Vallaeys의 ‘조직적 영향(Organizational Impacts)’ 영역, 즉 캠퍼스 운영, 노동 관행, 환경 정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응된다.
클러스터 2는 ‘대학생’, ‘역량’, ‘윤리’, ‘인식’, ‘영향’, ‘요인’ 등의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군집은 USR 교육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시민의식, 도덕성, 직업윤리 함양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 연구 군집으로, 교육 효과 및 학생 역량(Student Competency & Impact)에 관한 군집으로 해석된다. 특히 간호학과 등 특정 전공에서의 윤리 교육 효과성 검증 연구가 이 군집에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클러스터 3은 ‘관점’, ‘경험’, ‘탐색’, ‘고찰’, ‘연대’ 등의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군집은 USR의 본질적 의미를 철학적으로 고찰하거나, 참여자들의 경험을 질적으로 탐구하는 연구 경향을 보여준다. 이는 경험의 질적 탐구(Qualitative Inquiry)에 관한 군집으로 해석되며, 양적 성과 측정을 넘어 사회적 책임 활동의 내재적 가치와 ‘연대’의 의미를 재조명하려는 학술적 시도로 해석된다.
클러스터 4는 ‘실천’, ‘책무’, ‘의과대학’ 등의 키워드가 결합된 소규모 군집으로, 선언적 의미의 책임을 넘어 구체적인 현장 실천과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사회적 책무성을 강조하는 실천적 책무성(Practical Accountability)군집으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국내 USR 연구는 제도와 시스템을 다루는 경영 정책적 접근, 학생의 성장을 다루는 교육적 접근, 의미를 탐색하는 질적 접근, 그리고 전문직 윤리를 강조하는 접근으로 체계화되어 발전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국내 대학의 사회적 책임(USR) 관련 연구의 지적 구조를 규명하기 위해 2004년부터 2025년까지의 학술 논문 116편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텍스트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된 주요 쟁점과 학술적 함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 USR 담론은 대학의 조직적 실천에서 교육과정과 연계된 학생의 교육적 성과로 확장되고 있다. 키워드 네트워크의 중심성 분석 결과, ‘대학’, ‘사회’와 같은 거시적 주체 외에 ‘대학생’, ‘교육’, ‘역량’이 핵심 노드로 부상하였다. 이는 USR이 단순한 사회적 봉사 활동을 넘어, 대학생의 시민의식과 직업 윤리를 함양하는 핵심적인 교육 기제(mechanism)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간호’ 및 ‘의과대학’ 키워드의 등장은 전문직 교육 분야에서 사회적 책무성이 필수적인 교육 가치로 내재화되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둘째, USR 연구 주제는 개념적 탐색 단계를 지나 제도적 정착과 실증적 효과 검증의 단계로 분화 및 심화하였다. 군집 분석 결과, 연구 영역은 정책 수립 및 운영 평가, 교육 효과 및 학생 역량, 관점 및 경험의 질적 탐구, 실천적 책무성의 네 가지 유형으로 구조화되었다. 특히 최근 ‘ESG’ 키워드와 결합한 정책·평가 군집(제1군집)의 등장은 USR을 대학 경영의 객관적 성과 지표로 체계화하려는 시도를 반영하며, 학생 역량 군집(제2군집)은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하려는 실용적 연구 경향을 대변한다.
셋째, 외부 환경의 변화와 글로벌 의제가 학술적 담론의 양적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였다. 2020년대 이후 연구의 폭발적 증가는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및 ESG 경영 등 글로벌 의제가 국내 고등교육 정책과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이는 대학의 책무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구체적인 정책 환경 변화와 결합할 때 학술적 관심이 고조됨을 방증한다.
이상의 분석 결과를 종합할 때, 향후 USR 연구와 정책은 미시적인 프로그램 효과 분석을 넘어 대학 전체 차원의 거버넌스 혁신 연구로 확장되어야 한다. 현재의 연구 경향이 개별 프로그램의 교육적 효과 측정이나 평가지표 대응에 다소 편중된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USR이 대학의 본질적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대학 내 의사결정 구조와 자원 배분 시스템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거시적 연구가 보완되어야 한다. 또한, 지역사회와의 연계성을 강화한 ‘참여적 대학(Engaged University)’ 모델에 관한 실증 연구가 요구된다. 분석 결과 ‘지역과제’, ‘지역’ 키워드가 등장하였으나, 대학과 지역사회가 호혜적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실질적인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리빙랩(Living Lab) 등의 실행 모델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대학이 지역 소멸 위기 대응의 앵커 기관(Anchor Institution)으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봉사를 넘어 지역 혁신 생태계 내에서의 역할을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텍스트 마이닝과 네트워크 분석 기법을 적용하여 국내 USR 연구의 동향을 계량적으로 진단하고, 그 지적 구조를 시각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 결과, 한국의 USR 연구는 초기 당위적 논의에서 벗어나 교육적 성과 검증과 경영 평가 지표화라는 실용적 단계로 진입했음을 확인하였다. 다만, 본 연구는 KCI 등재 학술지로 분석 대상을 한정하여 학위논문이나 정책 보고서 등 회색 문헌의 동향을 포괄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닌다. 향후 연구에서는 분석 대상의 범위를 확대하고, 토픽 모델링 등 고도화된 텍스트 분석 기법을 적용하여 USR 담론의 세부적인 의미 변화를 추적하는 종단 연구가 수행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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