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of Lifelong Learning Society
[ Article ]
Journal of Lifelong Learning Society - Vol. 22, No. 1, pp.74-99
ISSN: 1738-0057 (Print) 2671-8332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28 Feb 2026
Received 30 Dec 2025 Revised 15 Jan 2026 Accepted 09 Feb 2026
DOI: https://doi.org/10.26857/JLLS.2026.2.22.1.74

평생교육사의 미메시스적 경력 태도와 일의 의미 탐색

정희선 ; 이성엽**
경기도인재개발원
아주대학교
Exploration of Mimesis-based Career Attitudes and the Meaning of Work Among Lifelong Educators
Heeseon Jeong ; Sungyup Yi**
Gyeonggi-do HRD Institute
Ajou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이성엽 ( hicoach@ajou.ac.kr)

초록

본 연구는 공공영역 평생교육사 5명의 심층면담과 현장 텍스트를 바탕으로, 경력경로 변화 경험 속에서 형성되는 경력 태도와 일(work)의 의미를 질적 사례연구로 탐색하였다. 분석은 리쾨르의 삼중 미메시스를 해석의 틀로 적용하고 프로틴 경력 태도와 성찰의 존재론적 자기화를 보조 틀로 활용하였다. 연구 결과, 참여자들은 예기치 않은 사건을 자기 주도적 선택의 근거로 재해석하고 반복적 실천과 성찰로 가치지향성을 실천 기준으로 내면화하였으며, 일의 의미는 만남·울림·몰입 경험을 통해 직업정체성과 사회적 책임 실천으로 확장되었다.

본 연구는 경력 형성을 직무 이력의 누적이 아니라 사건 해석과 실천 변형이 순환하는 비선형 환류 과정으로 개념화하였으며, 실천 경험이 ‘기록-성찰-피드백-재구성’으로 환류되도록 하는 지원 체계와 경력 단계별 역량 체계 설계의 활용 가능성을 제안하였다.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how career attitudes, career formation, and the meaning of work are constructed among five public-sector lifelong educators by conducting in-depth interviews and field texts and employing a case study design. Ricoeur’s three-fold mimesis was applied as an interpretive analytical framework, with the protean career attitude and ontological self-formation through reflection serving as complementary analytical lenses.

The findings indicate that participants reinterpret unexpected events as opportunities for self-directed choice and actively reconfigure their career paths. Through repeated practice and reflection, value orientation becomes internalized as practical standards that guide career-related selection and adjustment. The meaning of work expands through experiences of encounter, resonance, and immersion, contributing to the formation of professional identity and the enactment of social responsibility.

This study conceptualizes career formation not as the accumulation of job history but as a nonlinear, recursive feedback process in which event interpretation and practice transformation repeatedly shape one another. It also proposes a practical support framework that identifies a cycle of practice experiences—recording, reflection, feedback, and reconfiguration—alongside a stage-specific competency framework.

Keywords:

protean career attitude, mimesis, lifelong educator, professional identity, meaning of work

키워드:

평생교육사, 삼중 미메시스, 프로틴 경력 태도, 일의 의미, 존재론적 자기화

Ⅰ. 서론

사회·경제 구조 변화와 기술의 발전은 직업 세계의 불확실성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개인은 변화에 적응하는 수준을 넘어 자기 삶의 방향을 주체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변화는 경력개발과 경력 태도를 단순한 직무 수행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일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주목하게 한다(신경주·유기웅, 2022; Hall, 2004). 이와 같은 환경에서 경력은 조직이 제공하는 안정적 경로를 따라 이동하는 결과가 아니라, 변화하는 맥락 속에서 개인이 경험을 해석하고 판단을 갱신해 나가는 실천의 연속으로 재개념화된다(Greenhaus, Callanan, & Godshalk, 2000; Hall, 2004).

이러한 경력 환경 변화는 평생교육사에게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평생교육은 1982년 사회교육법 제정을 기점으로 제도화되었고, 평생교육사는 지역사회와 성인학습 현장에서 전문 인력으로서 교육 실천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경력경로의 안정성과 제도적 지원 체계는 여전히 미흡하며(장경미·현영섭, 2023), 다수의 평생교육사는 비정규적 고용 형태 속에서 다양한 기관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김미예, 2021). 이러한 조건은 평생교육사가 외부 제도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경력의 기준과 방향을 설정하고 조정해야 경력의 지속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평생교육사의 경력 형성은 단순한 직무 축적이나 이동의 문제가 아니라,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후의 실천을 어떻게 조정해 나가는가의 문제로 이해된다. 이는 불확실한 맥락에서 개인이 자기 기준에 따라 경력 결정을 구성·조정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경력 형성 방식은 조직의 외적 기준보다 개인의 가치와 자기주도적 판단을 중심으로 경력을 조정하는 프로틴 경력 태도의 관점과 연결된다(이규형·이영면, 2015; Hall, 2004). 프로틴 경력 태도는 불확실한 고용 환경에서 개인이 자신의 가치와 기준을 바탕으로 경력 방향을 결정하고, 경력의 지속 여부를 스스로 조정해 나가는 태도로 정의된다. 따라서 프로틴 경력 태도는 비정규적 고용 구조 속에 놓인 평생교육사가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조정하는가’를 설명하는 분석 준거로 활용될 수 있다.

한편 평생교육사의 경력 형성 과정은 현장에서의 모방, 조정, 변형을 포함하는 실천적 학습의 흐름을 따른다. 신입 평생교육사는 전임자의 절차와 태도를 관찰하며 업무를 익히고, 이후 학습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자신의 실천을 조정해 나간다(김선화·현영섭, 2022; 이병준·황규홍, 2015). 이 과정에서 개별 경험은 단편적으로 축적되지 않고 의미 있는 사건으로 재구성되며, 이후 실천의 기준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경험의 조직 방식은, Ricoeur(1988)가 제시한 미메시스 삼중 구조인 사전 이해의 맥락(미메시스Ⅰ), 경험의 해석과 의미화(미메시스Ⅱ), 해석을 반영한 실천의 변형과 확장(미메시스Ⅲ)과 구조적으로 상응하는 측면이 있다. 미메시스 삼중 구조는 경력 형성을 선형적 단계의 축적이 아니라, 사건-해석-실천 변형이 반복·심화되는 비선형 과정으로 이해하게 한다.

또한 경력의 개인화는 일에 대한 인식 변화와 연결된다. 일은 생계 수단을 넘어 자아실현과 사회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실존적 행위로 작용하며(승영은·이성엽, 2020; 이희연, 2016), 개인은 일을 통해 삶의 의미를 구성한다(Harpaz & Fu, 2002). 따라서 경력 형성과 일의 의미는 분리된 주제가 아니라, 개인이 경험을 해석하고 삶의 방향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상호 연동된다(안효정·장지현·장원섭, 2017). 일의 의미는 사건 해석의 방향을 정렬하고 실천 조정의 기준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평생교육사의 경력 형성을 직접적으로 다룬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관련 연구는 경력경로의 유형화(현영섭, 2020), 전문직 정체성 형성 조건(정민승, 2010), 직무 및 역할 요구 분석(박근수·김주후, 2012)에 주로 초점을 두었으며, 평생교육사의 경력개발을 직무만족이나 조직 적응과 같은 정량적 변수 중심으로 설명하거나(김병숙·이희수·송영선, 2015; 장경미·현영섭, 2023), 정체성과 역할 구성 논의를 분절적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김미예, 2021; 배혜리, 2022; 송성숙, 2020; 이은화·원종숙, 2025). 경력 형성 과정에서 개인이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반복적 실천과 성찰을 통해 경력 태도를 형성해 나가는지에 대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경험에 대한 해석이 이후의 실천과 경력 태도에 어떻게 연결되어 조정·형성되는지를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특히 통찰의 내면화 과정은 경력 형성과 직업정체성 이해에서 과정 수준으로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평생교육사의 경력 형성을 반복적 실천과 관계적 학습, 성찰을 통해 다음 실천이 선택·조정되는 과정으로 보고, 그 흐름을 ‘사건-해석-실천 조정’의 반복 속에서 기준이 형성·갱신되는 방식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통찰이 해석의 기준으로 내면화되어 이후 실천 조정을 이끄는 양상과, 갈등·제약·예기치 않은 사건을 계기로 재해석과 재정렬이 누적되는 비선형적 전개 양상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에 공공영역에서 활동 중이거나 활동한 평생교육사를 대상으로, 경력 태도 형성 과정과 일의 의미 및 직업정체성 구성을 삼중 미메시스와 프로틴 경력 태도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탐색하고자 하였다.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평생교육사는 반복적 실천과 관계적 학습 경험을 통해 어떠한 경력 태도를 형성하는가? 둘째, 그들은 경력 형성 과정에서의 통찰을 어떻게 내면화하는가? 셋째, 평생교육사는 일의 의미를 어떻게 구성하는가?


Ⅱ. 이론적 배경

1. 평생교육사의 전문성과 실천 맥락

전문직(profession)은 전통적으로 법학·의학·신학 등 높은 수준의 학식과 장기적 훈련을 요구하는 직업군에서 사용되어 왔다. 전문직은 전문지식에 기반한 수행뿐 아니라 공공적 책무와 윤리, 자율적 판단을 전제로 하는 실천으로 이해된다(김인록, 2018). 즉 전문직은 ‘특정 기술을 수행하는 숙련자’가 아니라, 공공을 위한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판단과 책임을 수행하는 주체로 자리한다(Spencer & Spencer, 1993). 따라서 전문직 논의의 핵심은 공공적 책무에 기반한 판단과 책임의 수행에 있다.

평생교육사는 1999년 법제화 이후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학습 실천을 담당하는 전문인력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국내에서는 성인교육 전문직으로서 위상 확립 논의와 함께 전문성 논의가 확산되었다(김미정, 2021; 김진화, 2012). 전문직 사회학 관점에서 평생교육사의 전문성은 제도화된 양성과 현장 경험의 축적-사회적 기능과 인정-직무 특성(자율성·윤리적 책임)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다(김진화, 2003). 그러나 평생교육사는 다양한 직무를 수행함에도 이를 관통하는 본질적 정의와 고유 전문성의 제시가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가 지적되어 왔다(정민승, 2010). 결국 평생교육사의 전문성은 자격이 아니라 실천에서의 ‘판단-책임-조정’ 수행을 통해 구체화된다.

따라서 평생교육사의 전문성은 실천 장면에서의 문제 정의-조정-해결을 통해 갱신된다. 전문성은 지식-경험-문제해결력으로 요약되며(Herling, 2000), 실천을 통해 체화되는 경험 기반 지식이 핵심 자원으로 작동한다(Nahapiet & Ghoshal, 1998). 즉 평생교육사에게 전문성은 불확실한 현장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자원을 조정해 해결을 만들어내는 실천 역량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실천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책임을 수행하는가’가 누적되는 과정이며, 이러한 누적은 직업정체성 형성과도 연동된다.

직업정체성은 개인이 특정 직업을 수행하며 형성한 가치-신념-동기-정서가 통합된 자기개념이다(Greenwood & Hinings, 1993; Ibarra, 1999). 전문직 정체성은 고정된 상태라기보다 실천과 상호작용 속에서 지속해서 구성되는 역동적 개념이다(Moss, Gibson, & Dollarhide, 2014). 따라서 평생교육사의 전문성은 실천에서의 판단과 책임 수행이 축적되며 직업정체성과 함께 구성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평생교육사는 제도적으로 전문 인력으로 정착해 왔음에도, 현장에서는 자율성·권위·독자적 영역에 대한 사회적 인정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지속되어 왔다(김영경·이희수, 2013; 채연주·윤세준, 2013). 또한 교육적 가치와 행정적 실현 간 괴리, 권한 제한, 고용 불안정, 전문성 인정 부족 등 구조적 갈등은 정체성 형성과 실천 지속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김미정, 2021; 윤진희, 2012; 한수연, 2009). 즉 평생교육사는 공공적 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자율성과 인정의 제약 속에서 전문성과 정체성을 구성해 간다.

2. 경력개발의 미메시스적 접근

평생교육사의 경력 형성과 실천은 단선적 이동이나 계량화된 경로로 설명되기 어렵다. 경력개발 과정은 제도·조직 조건과 실천 맥락 속에서 갈등과 조정, 우연한 계기와 자기주도적 판단이 누적되는 비선형적 흐름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경력 형성과 의미 구성은 이력의 축적만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경험을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삶의 이야기로 이해될 수 있다(김흔, 2016). 이처럼 경력을 ‘이야기’로 이해할 때, 경험이 어떻게 사건으로 구성되고 해석을 거쳐 다시 실천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하는 틀이 필요하다.

Ricoeur(1988)는 미메시스를 경험을 이야기로 재구성하여 삶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설명하며, 미메시스Ⅰ(Prefiguration), 미메시스Ⅱ(Configuration), 미메시스Ⅲ(Refiguration)의 삼중 구조를 제시하였다. 미메시스Ⅰ은 전제(관행·규범·역할 기대), 미메시스Ⅱ는 사건의 구성, 미메시스Ⅲ은 해석을 반영한 재구성을 가리킨다. 더 나아가 미메시스 삼중 구조는 전문직 실천과 학습·교육 연구 맥락에서 경험을 ‘사건-해석-재구성’의 환류로 읽어내는 분석의 틀로 활용되고 있다(Baerheim & Ness, 2020; Verhesschen, 2003). 이러한 환류 구조에서 ‘해석’은 성찰을 통해 구체화되며, 실천을 조정하는 준거로 연결될 수 있다.

성찰은 경력 형성 과정에서 실천 경험을 통해 신념·감정·가치가 점검되고 기준이 재정렬되는 과정으로 기능한다(Kolb, 1984; Mezirow, 2000; Schön, 1983). 계획하지 않은 우연은 해석과 실천을 통해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바뀔 수 있다(Krumboltz, 2009). 즉 성찰은 경험의 의미를 재구성하며, 그 재구성은 이후 실천의 선택과 조정을 가능하게 하는 판단 준거로 작동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이 어떠한 준거로 선택하고 조정하는가는 경력 태도의 관점에서 추가로 정교화 될 수 있다. 프로틴 경력은 경력의 주도권이 조직이 아니라 개인에게 있음을 전제로 하며, 개인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자신의 가치와 목표에 따라 경력경로를 능동적으로 재설계하고 관리하려는 태도를 의미한다(Briscoe, Hall, & Frautschy DeMuth, 2006; Hall, 2004). 핵심은 자기주도성과 가치지향성이다(Briscoe, Hall, & Frautschy DeMuth, 2006). 자기주도성은 경력 자기 설계·자기관리·지속적 학습·네트워킹 등의 실천으로 구체화된다(De Vos & Soens, 2008; Seibert, Kraimer, & Liden, 2001). 국내 연구에서도 자기주도성과 가치지향성이 경력개발 및 직업정체성과 관련된 요인으로 논의되어 왔다(김병숙·이희수·송영선, 2015; 배을규·강선희, 2020; 변향미, 2023). 또한 평생교육사 맥락에서 프로틴 경력 태도는 경력 지속과 실천 조정의 기준으로 논의되어 왔다(배을규·강선희, 2020).

본 연구는 Ricoeur(1988)의 미메시스를 경력 형성 ‘과정’의 해석 틀로 적용하고, Hall(2004)Briscoe, Hall, & Frautschy DeMuth(2006)의 프로틴 경력 태도를 경력 선택과 지속의 ‘판단 기준’으로 구분해 사용한다. 따라서 분석의 초점을 ‘사건-해석-실천 재조정’의 순환 속에서 자기주도성과 가치지향성이 어떻게 확인·강화·갱신되는지에 놓는다. 또한 미메시스Ⅰ·Ⅱ·Ⅲ의 기능을 유지한 채, 평생교육사의 실천 흐름을 ‘순응과 탐색-활용과 조정-변형과 확장’으로 재명명하여 분석 개념을 정렬하였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공공영역에서 활동하는 평생교육사의 경력 경험과 일의 의미 구성을 심층적으로 탐색하기 위해 질적 사례연구를 적용하였다(Baxter & Jack, 2008; Yin, 2009). 사례연구는 경험이 형성되는 맥락 속에서 사건이 어떻게 연결되고 의미화되는지를 함께 다룰 수 있다. 따라서 공공영역이라는 실천 맥락에서 평생교육사의 경험이 경력 태도와 직업정체성, 사회적 책임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분석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경력 경험을 사건-해석-실천 변형이 환류하는 과정으로 보고, 그 과정이 참여자의 진술과 현장 텍스트에서 어떻게 구성·정렬되는지를 포착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본 연구는 공공영역의 서로 다른 실천 장면을 포함한 다중 사례 설계로 구성하여, 사례 간 비교를 통해 공통 기제와 차이를 함께 해석하고자 하였다.

2. 연구 참여자

연구 참여자는 공공영역에서 5년 이상 평생교육 실천을 수행한 평생교육사 5명으로 선정하였다. 선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공영역(지자체, 공공기관, 공공사업 기반 기관 등)에서 평생교육 기획·운영·연계 경험을 보유한 경우이다. 둘째, 일정 기간 이상의 실천 축적을 통해 실천의 변형 경험, 관계적 상호작용, 성찰 경험을 충분히 진술할 수 있는 경우이다. 셋째, 역할 이동, 사업 변화, 조직 및 정책 환경 변화, 실천 갈등 등 경력의 경로 재구성과 관련된 주요 사건을 경험한 경우이다. 선정 기준 충족 여부는 사전 서면 질문지와 1차 면담을 통해 확인하였으며, 참여자 정보는 익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별칭 처리하고 식별 정보를 최소화하였다. 면담 자료에서 주요 사건의 해석과 실천 조정 양상이 사례 간 반복 확인되어 추가 표집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하였고, 5명으로 다중 사례 비교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의 주요 특징

3. 자료수집·분석 절차 및 연구의 진실성·윤리

자료수집은 2024년 11월∼2025년 4월 심층 면담을 중심으로 수행하였다. 질문은 ‘사건의 발생-해석의 전환-실천 조정’의 연결이 드러나도록 반구조화 방식으로 구성하였으며, 면담 전사본과 개인 기록·업무 메모·교육 운영자료 등 현장 텍스트를 함께 수집·참조하였다.

자료 분석은 전사 자료와 현장 텍스트를 기반으로 1차 코딩-하위 범주 도출-상위 주제 통합의 절차로 수행하였다(Patton, 2002). 코딩은 의미 단위를 기준으로 참여자 간 비교와 동일 참여자의 진술 변화를 함께 검토하여 범주를 정교화하였고, 유사·중복 코드는 병합하고 상이한 코드는 구분하여 범주의 경계와 정의를 명료화하였다. 이후 리쾨르의 삼중 구조를 분석 구조로 적용하여 전제 조건-이야기 구성-실천 변형의 환류 흐름에 따라 자료를 재배치하고(Ricoeur, 1988), 프로틴 경력 태도와 성찰의 자기화 관점에서 판단 기준의 조정과 일의 의미 확장을 해석하였다.

분석 제시는 사건의 현상 기술을 우선 제시한 뒤 의미 분석을 말미에 묶어 제시하였다. 진실성 확보를 위해 면담 자료와 현장 텍스트를 교차 활용하고 참여자 확인(member checking)을 실시하였으며, 분석 메모와 결정 과정을 기록하여 추적 가능성을 확보하였다. 연구는 IRB 승인(AJIRB-202411-HS-002)을 거쳐 참여자에게 목적·절차·익명 처리·중도 철회 가능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은 뒤 진행하였으며, 식별 정보는 삭제하거나 일반화하고 자료는 연구 목적 범위 내에서만 관리하였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자료의 신뢰성과 참여자 보호 원칙을 확보하였다.


Ⅳ. 연구 결과1)

본 연구 분석 결과, 연구 참여자들의 경력 형성은 단선적 이동이 아니라 경험을 해석하고 실천으로 환류하는 순환 과정으로 나타났다. 이 순환은 본 연구가 재정의한 미메시스 삼중 구조(순응과 탐색-활용과 조정-변형과 확장) 속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참여자들은 우연한 계기를 단순한 사건으로 두지 않고 자기 주도적 선택의 근거로 재해석했으며, 반복적 실천과 성찰을 통해 가치지향성을 내면화하였다. 일은 과업 수행을 넘어 ‘삶을 구성하는 기준’으로 확장되었고, 만남·울림·몰입의 경험은 직업정체성과 사회적 책임 실천으로 연결되었다. 특히 참여자들은 불확실한 조직·정책 환경에서 자기주도성과 가치지향성을 판단 준거로 삼아 선택과 조정을 수행하였고, 이는 프로틴 경력 태도가 실천에서 작동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메시스Ⅰ-Ⅱ-Ⅲ은 직선적 단계가 아니라, 사건의 재해석과 실천 재조정이 누적되며 심화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다음의 결과는 시간 순서의 ‘단계’가 아니라, 참여자 경험에서 반복·교차하며 나타난 핵심 과정을 분석 초점으로 제시한 것이다.

1. 경력 태도의 형성과 실천

연구 참여자들은 경력 초기 또는 경로 변화·재구성 국면에서 예기치 않은 사건과 역할 변화를 경험하였다. 그들은 이러한 경험을 단순한 운명적 사건이나 외부 요인으로만 인식하지 않고, 자기 주도적 실천의 계기로 전환하였다. 경력 형성은 우연한 계기의 재해석, 반복적 실천을 통한 유능감의 구조화, 관계적 실천을 통한 지속 가능성 확보가 서로 분리된 단계가 아니라 상호 의존하며 반복·교차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이 흐름에서 참여자들은 미메시스Ⅰ의 전제(관행·규범·역할 기대) 속에서 순응과 탐색을 반복하는 한편, 사건을 구성(미메시스Ⅱ)하는 과정에서 학습·선택·관계 조정을 병행하였다. 이후 실천 변형(미메시스Ⅲ)은 ‘도달’이 아니라 새로운 제약과 갈등을 만나 다시 전제로 회귀하며 조정이 누적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이때 조직·정책의 조건은 배경이 아니라 실천의 가능과 불가능을 가르는 제약·자원으로 작동했고, 참여자들은 그 조건을 해석·협상하며 실천을 재조정하였다. 그 결과 참여자들은 자기 성장을 일회적 성취가 아니라 사건의 재해석과 실천 재조정이 반복되는 과정으로 이해하며, 직업정체성과 실천의 방향을 재정립해 나갔다.

1) 우연한 계기의 재해석: 경력경로 재구성의 출발점

연구 참여자들은 경력 초기 또는 전환 국면에서 예기치 않은 업무 배치, 단기 사업 투입, 역할 변경, 기관 환경의 급격한 변화 같은 사건을 경험하였다. 이 사건들은 외부에서 주어진 변화였으나, 참여자들은 이를 단순한 불운이나 통제 불가능한 환경으로만 인식하지 않았다. 그들은 사건이 발생한 맥락과 자신이 느낀 문제의식을 연결하며 “이 경험이 무엇을 드러내는가”를 먼저 검토하였다. 그 결과 우연한 사건은 새로운 학습의 필요를 자각하게 하거나, 실천의 방향을 재설정하는 계기로 기능하였다.

“24살에 전공과 상관없이 떠밀려서 첫 직장에 취업하고, 다양한 것들을 배우다 보니 성인교육으로 직업을 전환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연구 참여자 江)
“교육 행정 업무를 시작으로 교육 과정 기획과 운영이 학습자의 성장과 연결된다는 점을 체감하면서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어요.” (연구 참여자 山)
“대학교 3학년 때 학부 교양과정을 통해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면서, 그때부터 교사와 함께 평생교육사를 직업으로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연구 참여자 水)
“직장에서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일을 지속할지 고민하던 중, 평생교육을 전공했는데 관련 경력이 없어 평생교육사를 해보고 싶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연구 참여자 雲)
“학원장협의회에 갔는데 학원장 중 2008∼2009년에 석사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이 많아서 평생교육을 전공하게 됐어요.” (연구 참여자 林)

우연을 계기로 한 해석의 전환은 ‘경력이 외부 요인에 의해 흔들린다’는 서사에서 ‘경로를 다시 설계할 수 있다’는 서사로 이동하게 하였다. 참여자들에게 자기주도성은 성격 특성이나 결단의 문제가 아니라, 사건을 해석하고 선택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태도였다. 이는 미메시스Ⅰ(순응과 탐색)에서 마주친 사건이, ‘실존적 사건’으로 재해석되며 다음 실천의 방향을 여는 출발점으로 전환되는 양상이었다. 즉, 우연한 사건은 경력경로 재구성의 시작점이 되었지만, 그 이후 과정은 직선적 확장이 아니라 ‘새로운 제약-재해석-재조정’의 반복으로 전개되었다. 이 과정은 갈등·제약·예기치 않은 사건이 해석을 촉발하고 실천 조정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단선적 축적이 아니라 재방문과 재정렬을 포함하는 비선형적 흐름으로 전개될 수 있다. 참여자들은 그 조건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학습과 관계 조정, 역할 재정의를 통해 실천 가능성을 다시 구성하며 자기주도성을 구체화하였다.

2) 자기 주도 학습의 반복: 실천 역량 확장과 전문성의 축적

연구 참여자들은 교육을 기획·운영·평가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막히는 지점을 만났고, 그때마다 필요한 자료를 찾아 비교하며 스스로 학습해 해결책을 만들어 갔다. 전임자나 정답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참고할 수 있는 사례, 연구자료, 연수 내용, 현장 문서를 폭넓게 탐색했고, 이를 자신의 업무 맥락에 맞게 재구성해 적용하였다. 또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그때그때’ 습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무의 핵심 원리를 파악해 자신만의 기준과 절차로 정리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학습의 결과는 실천 역량을 확장하는 근거로 축적되었고, 이후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서 전문성을 강화하는 자원으로 이어졌다.

“모방을 할 수 있는 전임자가 없었기에 다양한 자료를 찾고 독학했어요⋯. 지속적 배움을 통해 성찰과 통찰을 얻었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 기획에 책임감을 느꼈어요. 제가 기획한 사업들이 지금까지 추진되는 것이 그 증거예요.” (연구 참여자 江)
“교수자와의 협업을 통해 팀워크의 중요성을 느꼈고, 학습자의 지속적 배움을 위한 촉진자 역할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평생교육사는 항상 배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스스로 성장해야 학습자와 지역과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연구 참여자 山)
“교육청에 있을 땐 인지도가 낮아서 연수를 많이 찾아다녔고, 교류가 없어도 꼭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한 군데 이상의 사이트를 확인해서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을 키웠습니다.” (연구 참여자 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연수와 교육에 참여하면서 평생교육 전문지식과 역량을 키워나가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며 전문성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연구 참여자 雲)
“평생교육사로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 추가적인 경력개발을 생각해요. 상담을 배우고, 다음에는 교육 행정, 그다음에는 코칭을 배웠던 것처럼요. 끊임없는 전문성의 탐구와 사회 변화에 효과적인 적응과 대처를 위한 학습 탐구,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능동적인 자세가 저의 경력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연구 참여자 林)

실천의 축적은 ‘현장 상황에 그때그때 대응한다’는 서사에서 ‘학습-실천-환류를 통해 유능감을 구조화한다’는 서사로 전환되었다. 참여자들은 기획·운영·평가 과정에서 마주한 막힘을 해소하기 위해 자료를 찾고 비교하며 스스로 학습했고, 그 학습 결과를 자신의 업무 맥락에 맞게 재구성해 적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유능감은 일시적 성취감이 아니라, 학습으로 확보한 근거를 실천에 적용하고 결과를 점검해 다음 실천으로 환류시키며 축적된 확신이었다. 즉, 반복 실천은 “더 열심히 한다”의 문제가 아니라, 학습을 통해 업무의 핵심 원리를 파악하고 자신만의 기준과 절차로 체계화함으로써 실천 역량과 전문성을 확장해 가는 원리로 작동하였다. 이는 미메시스Ⅱ(활용과 조정)에서 ‘학습한 것을 적용하고 조정하는’ 방식으로 자기주도성이 구체화되는 과정이었다. 이러한 과정은 자료 접근 가능성, 역할 요구, 성과 압박 등 환경 조건과 결합하며 실천 역량이 구조화되는 양상으로 나타났다.

3) 경력 태도의 지속 가능성: 관계적 실천의 지탱

연구 참여자들은 공공영역에서 교육의 성과가 개인 역량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고 인식하였고, 동료·기관·지역 조직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협업을 수행하였다. 장애인 기관과의 협업, 평생학습 네트워크 업무, 다기관 프로젝트 등에서 관계적 부담과 시각 차이를 반복적으로 경험했지만 그들은 관계를 끊기보다 조정과 설득, 역할 분담을 통해 협업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만들어 갔다. 이 과정에서 관계는 소진을 유발하는 조건이기도 했지만, 자원 연계와 프로그램 개선, 역할 인식의 변화로 이어지며 실천을 확장하는 통로로 작동하였다.

“△△시의 장애인 기관들이 학습자의 변화를 계기로 협조적으로 바뀌었어요. 그래서 다음 해에 공모사업신청서를 더 열심히 써서 신청 금액보다 더 많은 국비를 받아왔어요.” (연구 참여자 江)
“☆☆시 경험을 통해 기획자를 넘어 지역과 소통하는 촉진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의 전환이 있었어요. ☆☆시 네트워크 업무는 평생학습을 매개로 한 특이한 사례였고, 저 자신도 많은 고민과 성장을 하게 된 계기였어요.” (연구 참여자 山)
“장애인 평생교육 업무를 맡으면서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추진의 이원화와 담당 주체 간 마인드 차이를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더 깊이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려 하고 있습니다.” (연구 참여자 水)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약 30개의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함께 추진한 공익성 시민교육으로 공동 목표와 신뢰로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평생학습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게 되었습니다.” (연구 참여자 雲)
“평생교육은 인생 전반을 아우르는 교육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교육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겠다고 느꼈어요. 가장 큰 성과는 네트워크였어요.” (연구 참여자 林)

관계는 ‘친화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만드는 실천 기술’이었다. 참여자들은 협업 대상의 부담을 변화로 전환하며 자원을 확보했고, 네트워크 업무를 통해 기획자를 넘어 지역과 소통하는 촉진자로서 역할을 재정의했다. 또한 담당 주체 간 마인드 차이를 인식하고 두 영역을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고민했으며, 다수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각 기관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실천 기반을 확장했다. 나아가 네트워크 자체를 가장 큰 성과로 인식하며 관계를 경력 유지의 핵심 자원으로 축적했다. 즉, 경력 태도의 지속 가능성은 관계를 조정하고 연결하는 경험이 축적되며 강화되는 실천 체계로 나타났다. 또한 관계적 실천은 행정 절차와 자원 배분 등 환경 조건 속에서 ‘조정과 설계’의 기술로 구체화되었고, 개인의 태도는 그 제약을 해석·협상하는 과정에서 강화되었다.

2. 통찰의 내면화와 자기화

갈등 경험은 통찰을 촉발하는 매개로 기능하였다. 통찰은 즉각적인 깨달음이 아니라, 좌절·부당함·무력감·소진과 같은 흔들림의 경험을 해석하고 기준을 다시 세우는 과정에서 형성되었다. 연구 참여자들은 이러한 기준 재정렬을 통해 자기 이해를 갱신했고, 이후 실천에서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를 판단하는 준거로 삼았다. 이때 성찰은 단순 회고가 아니라, 실천의 우선순위·경계·관계·자원 배치를 재조정하는 ‘존재론적 자기화’로 해석하였다. 일부 참여자는 업무 지속을 재고할 정도의 실패감과 회의감을 경험했으나, 그 경험은 실천 중단이 아니라 기준 갱신과 실천 방식의 조정으로 연결되었다.

1) 갈등과 부당함의 경험: 실천 기준의 재정렬

연구 참여자들은 조직의 불합리한 관행, 권위적인 조직 문화, 역할 경계의 모호함, 제도적 제약 속에서 부당함과 무력감을 경험하였다. 그들은 이 과정에서 감정적 소진을 겪기도 했으나, 해당 경험을 ‘피해야 할 사건’으로만 남기지 않았다. 오히려 무엇이 자신을 흔드는지, 무엇을 포기할 수 없는지에 대한 질문이 강화되었고, 이후 실천에서 적용할 판단 기준을 다시 세우는 계기로 이어졌다.

“✡✡시에서 상급자들이 불법 보조금 집행과 권력자 비위 맞추기를 강요했고, 술자리에서 여자 팀장이 제 뺨을 감정을 담아 탁탁 때렸어요. 거부하자 가스라이팅과 거짓말로 공격했지만,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어요. △△시에서는 과장이 해고될 직원의 감정을 이유로 기관장이 승인한 제 계약 연장을 한 달 반이나 숨기고 미뤄서 계약 연장이 무산됐어요. 다른 부서는 읍소해 승인받았지만, 승진이 걸린 과장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연구 참여자 江)
“조직 자체가 너무 고압적이고 업무 강도가 높고 조직 문화가 딱딱해서 많이 힘이 들었어요. 그때는 평생교육사 업무를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구 참여자 山)
“이직 후에 11년 차 경력이 무시되면서 경력과 일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기대보다 낮은 평가를 받게 되어서 연구를 했습니다.” (연구 참여자 水)
“옛날에는 예스맨이었는데 팀장과 갈등이 지속되다 보니 한 번 크게 부딪힌 경험이 있습니다. 막상 한 번 하니까 정말 부당하고 할 수 없는 어떤 제안이나 부탁은 이렇게 거절하면 되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연구 참여자 雲)
“우리나라는 학력이 기본 베이스로 깔리지 않으면, 지원이 안 되는 곳이 있어요. 평생교육사로 성장하려면 다양성과 전문화가 꼭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연구 참여자 林)

갈등과 부당함은 참여자들의 실천을 멈추게 한 사건이 아니라 ‘경계·책임·원칙’이 어긋나는 지점을 드러낸 경험이었다. 그들은 그 어긋남을 계기로 무엇을 우선할지와 어디까지 책임질지를 재정렬했고, 그 기준은 이후 거절·조정·지속의 방식으로 구체화되었다. 이러한 기준의 재정렬은 다음 단계에서 성찰을 통해 더 정교해지며, 실천의 우선순위와 관계 조정 방식으로 확장되었다.

2) 성찰: 인식 확장과 실천 방향의 재구성

연구 참여자들은 경험을 단순히 되짚는 데 그치지 않고, 경험을 통해 관점을 바꾸고 그 변화된 관점을 다음 실천의 방향으로 연결하였다. 그들은 업무와 교육 현장에서 마주한 한계와 문제를 다시 해석하며, 흑백 판단을 완화하고 소통과 조정의 방식으로 전환하였다. 또한 완벽주의적 수행에서 벗어나 상황에 맞게 필요한 부분을 조정하는 실천을 선택했고, 제공자 중심의 역할 인식에서 자신 또한 배움의 주체로 서야 한다는 방향을 확인하였다.

“평생교육사로 활동하며 새로운 배움을 얻었어요. 박사 수업을 통해 시스템적 사고를 배우면서, 학습자들도 시스템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들고 싶어요. 근무처가 개인과 사회 성장의 터전이 되도록 만들고 싶어요.” (연구 참여자 江)
“경력개발을 통해 얻은 가장 큰 통찰은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이에요. 다르게 말해도 본질은 같은 경우가 많았어요. 행정적 한계를 뛰어넘는 가치 있는 과정을 만나고,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하고 의논하는 과정에서 흑백이 아닌 소통의 중요성을 배웠어요.” (연구 참여자 山)
“처음엔 내가 아니면 안 된다라는 생각으로 일을 붙잡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에 맞게 필요한 부분만 조정해 해결하는 게 더 낫다는 걸 알게 됐어요. 완벽보다는 유연함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연구 참여자 水)
“처음에는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저에게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서 저 역시 교육을 실천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연구 참여자 雲)
“자격증을 실질적으로 활용할 기회가 적어 다양한 학문에 접근하면서, 교육에 대한 비전과 전문 평생교육사 양성에 공을 들이게 되었어요.” (연구 참여자 林)

이러한 경험은 “무엇을 했는가”의 나열이 아니라, “어떤 관점으로 판단하고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 것인가”를 재구성한 과정이었다. 참여자들은 배움과 경험을 통해 인식을 확장했고, 그 확장을 실천의 방향 변화(변화를 만들기, 소통으로 조율하기, 유연하게 조정하기, 배우는 주체로 전환하기, 전문화 방향을 세우기)로 연결하였다. 따라서 이 흐름은 성찰이 인식 확장과 실천 재구성을 매개하는 방식으로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미메시스Ⅱ에서 구성된 기준이 곧바로 안정적으로 정착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실천에서 다시 흔들리고 점검되며(미메시스Ⅰ로의 회귀), 그 과정에서 조정이 누적되어 변형과 확장(미메시스Ⅲ)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나타났다.

3. 일의 의미 구성: 경험이 정체성과 책임으로 확장

1) 만남의 경험: 선명한 ‘일의 방향’ 제시

연구 참여자들은 학습자, 주민, 동료와의 만남에서 예상하지 못한 반응과 변화를 목격하였다. 학습자의 변화, 관계의 회복, 삶의 태도 변화처럼 수치로 즉시 환산되지 않는 성과를 경험할 때,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군가의 삶에 연결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만남은 감정적 보람을 넘어, 일을 계속하게 하는 동력과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확신으로 축적되었다.

“제가 담당한 교육사업으로 제2의 인생을 찾고, 자존감을 높이며 영역을 확장하고 세상에 도움을 전한 사람들이 있었어요. 평생교육이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에 도움이 되었다는 점이 무척 흐뭇해요.” (연구 참여자 江)
“청소년센터에서 처음 교육 기획을 시작했을 때, 팀장님이 평생교육사였고 몰입하는 모습을 통해 즐거움을 느꼈어요. ‘이런 역할이야, 이런 게 좋아’라는 말에 감화되어 제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비전이 생겼어요.” (연구 참여자 山)
“제 일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교육을 통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느낀 뿌듯함과 보람이 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 이유이고, 사람의 변화를 만드는 의미 있는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참여자 水)
“평생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분들이 ‘이런 기회가 있는 줄 몰랐다’,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라고 말할 때마다 큰 보람이 쌓였습니다. 그런 피드백과 일의 재미와 의미가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듭니다.” (연구 참여자 雲)
“신중년 교육을 운영하면서 누군가의 삶이 다시 움직이는 장면을 가까이에서 봤어요. 막막해하던 분들이 교육을 통해 방향을 찾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며, 저의 일이 그들의 다음 삶에 작게나마 연결된다는 걸 느꼈어요.” (연구 참여자 林)

참여자들에게 만남은 일의 의미를 개인적인 보람에 머물게 하지 않고, 타인의 변화와 연결되는 의미로 확장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교육 운영을 ‘업무 수행’으로만 두지 않고, 변화를 매개하는 역할로 이해하며 실천의 이유를 분명히 하였다. 이 과정에서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지속 의지와 역할 인식이 강화되었고, 이는 직업정체성과 책임감이 구체화되는 자원으로 기능하였다. 즉, 만남은 일의 방향을 정렬하고 역할 인식을 구체화하는 ‘변형의 계기’로 작동하며, 미메시스Ⅲ(변형과 확장)의 출발점이 되었다.

2) 울림의 경험: 일을 지속하는 이유

연구 참여자들은 일상적 업무 과정에서 학습자의 변화와 성취를 목격하며 뜻밖의 울림을 경험하였다. 울림은 참여자의 피드백, 학습자의 성장, 삶의 전환 징후를 통해 구체화되었고, 그들은 이를 통해 자신의 실천이 의미 있게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감동과 가치를 실감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교육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거나 더 나은 과정을 고민하게 하는 동력으로 이어졌으며, 경력 지속의 이유로 축적되었다.

“저는 수업에 참여한 학습자들이 행복해하고 변화하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그 경험이 더 큰 열정을 불러일으켜, 교육을 적극 추진하고 실천하게 했어요.” (연구 참여자 江)
“학습자들이 배운 것을 펼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들의 성장을 보며 기획자로서 더 나은 학습 과정을 고민하게 되었어요. 이런 경험들이 서로의 성장을 이끄는 계기가 되었어요.” (연구 참여자 山)
“학력 인정 문해교육 과정에서 80∼90세 어르신들이 초등학교, 중학교 학력을 취득하는 모습을 보며 교육의 중요성과 가치를 실감했습니다.” (연구 참여자 水)
“시민 한 분이 평생학습관 강의에 큰 만족을 느끼셨고, 강사와 직원 덕분에 평생학습에 자부심이 생겼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힘들었던 좌절감을 회복하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역할을 다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연구 참여자 雲)
“교육에 참여한 분들이 ‘좁은 시야에서 벗어났다’, ‘소통 방법을 배워야겠다고 느꼈다’, ‘고립감은 스스로 만든 것임을 알았다’, ‘삶의 의미를 찾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표현했어요. 이를 통해 중년기의 혼란에 교육이 생각 전환을 이끌 수 있음을 실감했어요.” (연구 참여자 林)

참여자들에게 울림은 실천의 의미가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하는 경험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학습자의 성취와 변화에서 감동을 얻었고, 그 감동은 열정과 실천의 확대, 더 나은 학습 과정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되었다. 또한 시민의 피드백은 좌절감을 회복시키고 역할 수행에 대한 자신감을 강화하였다. 나아가 교육이 생각의 전환을 이끌 수 있음을 실감한 경험은 가치지향성을 지지하는 정서적 기반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울림은 감정에 머물지 않고 실천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확신과 동력으로 전환되었다. 울림은 가치지향성을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수준을 넘어, ‘더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더 나은 과정을 설계한다’는 실천의 변형을 낳았고, 그 변형이 축적되며 실천을 지속하는 이유로 굳어졌다.

3) 몰입의 경험: ‘일=존재 방식’으로 인식 강화

연구 참여자들은 특정 시기에 일과 삶의 경계가 흐려질 정도로 과업에 몰입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몰입은 단순히 바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상에서도 업무를 계속 구상하거나 업무가 자신의 정체성을 대변한다고 느끼는 상태로 나타났다. 또한 그들은 높은 몰입이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거나, 감정적 피로가 있어도 일에서 재미와 보람을 느끼는 경험을 진술하였다.

“일을 더 잘하고 싶고 이론도 더 배우고 싶어서 석사과정에 들어갔어요. 수업 시간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때부터 학업은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끊임없이 메모했어요. 일상에서 접하는 일이나 기사를 보면 자연스레 일을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구상했어요.” (연구 참여자 江)
“업무 자체가 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시작하면 몰입을 해서 주변을 잘 못 보고, 라이프 스타일에도 소홀해지곤 해요. 일을 잘 해내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크기 때문에 업무가 저를 대변하는 의미가 커요.” (연구 참여자 山)
“제가 이 직업을 계속하는 이유는 저에게 가장 잘 맞는 옷이기 때문입니다. 이 활동들이 잘 맞아서, 점차 변화를 시도하며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연구 참여자 水)
“매 순간 화날 일도 많고 짜증 날 일도 많았지만 제 기저에서는 근본적으로 재미를 굉장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게 되게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 참여자 雲)
“평생교육사로서 제 직업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이고, 때로는 100%일 수도 있어요. 교육 대상이 아동부터 노인, 평생교육 지도자까지 모두 포함되니,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시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연구 참여자 林)

몰입은 일의 의미를 “내가 수행하는 직무”에 머물게 하지 않고, “내가 살아내는 방식”으로 확장시키는 경험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업무가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주거나 삶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진술하며, 일과 삶이 강하게 연결된 상태를 드러냈다. 또한 감정적으로 힘든 순간에도 재미와 보람을 느끼는 경험은 일을 지속하게 하는 내적 동력으로 작용하였다. 이는 경력경로에서 ‘일의 의미’가 직업정체성의 핵심으로 재구성되며, 공공적 책임을 수행하는 방식까지 함께 확장되는 양상이었다.

연구 참여자들의 경력 형성은 우연한 사건을 자기 기준의 선택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시작되었고, 반복 실천과 성찰을 통해 자기주도성과 가치지향성이 강화되었다. 또한 일의 의미는 만남·울림·몰입의 경험을 통해 직업정체성과 사회적 책임의 실천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경력 형성이 제도적 경로의 누적이 아니라 경험을 이야기로 구성하고 실천을 변형시키는 순환 과정임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순응과 탐색-활용과 조정-변형과 확장’이 시간 순서의 단계가 아니라, 제약과 사건을 만나 재해석과 재조정이 누적되는 방식으로 반복·심화되는 순환 구조임을 확인하였다.


Ⅴ. 논의 및 결론

1. 논의

본 연구는 공공영역에서 5년 이상 평생교육을 실천해 온 평생교육사의 경로 재구성 경험을 심층적으로 탐색하였다. 본 연구는 경력 형성을 직무 이력의 누적이 아니라, 사건의 해석이 실천을 변형하고 그 실천이 다시 경험으로 환류하는 과정으로 이해하였다. 이를 위해 Ricoeur(1988)의 미메시스를 해석의 틀로 적용하여, 참여자들의 경력 재구성 과정을 ‘순응·탐색-활용·조정-변형·확장’으로 재구성하였다. 또한 변화 환경 속에서 가치에 기반해 경력의 방향을 재설계하는 실천적 태도로서 프로틴 경력 태도(Briscoe, Hall, & Frautschy DeMuth, 2006)를 함께 적용하였다.

첫째, 선행연구와의 유사점은 경력 형성이 경험-성찰-재실천의 반복 속에서 강화된다는 점이다. 참여자들은 실천 과정의 막힘과 갈등을 해석하고, 그 해석을 다음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조정하였다. 이 결과는 경험이 학습으로 전환되는 순환 논리(Kolb, 1984)와 맞닿으며, 성찰이 실천의 방향과 기준을 재구성하는 과정(Mezirow, 2000; Schön, 1983)과도 연결된다.

둘째, 선행연구와의 차이점은 자기주도성과 가치지향성의 성격이다. 자기주도성과 가치지향성은 개인의 성향으로 고정되어 나타나지 않았다. 그것은 공공영역의 제도·조직·관계 조건 속에서 흔들림과 조정이 누적되며 ‘실천 기준’으로 형성·정렬되었다. 즉 본 연구는 프로틴 경력 태도를 개인 특성으로 환원하지 않았다. 또한 제약과 협업 조건을 해석·협상하는 과정에서 판단 준거가 구성·강화되는 양상을 밝혔다.

셋째, 본 연구의 독특한 발견은 경력 형성-통찰의 내면화-일의 의미 구성이 분절된 주제가 아니라 동일한 환류 구조 안에서 함께 구성된다는 점이다. 참여자들은 사건을 재해석하며 경로를 조정했고, 조정이 반복되며 “무엇을 지킬 것인가,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의 기준이 정렬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의 의미는 ‘결과’가 아니라 실천 기준과 정체성·책무를 함께 정렬하는 핵심 요소로 기능하였다.

마지막으로, 미메시스 삼중 구조는 공공영역의 전제 조건 위에서 경험이 발생하고, 사건이 해석을 통해 서사로 재구성되며, 구성된 의미가 이후 실천을 조정·확장하는 환류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평생교육사의 경력 경험을 해석·설명하는 틀로 기능하였다. 프로틴 경력 태도 역시 제약 조건 속에서도 개인이 가치와 주도성을 근거로 선택·조정을 수행한다는 정의 차원에서 정합적이며, 본 연구는 이를 고정된 성향이 아니라 반복 실천과 성찰 속에서 형성·강화되는 ‘실천 기준’으로 해석함으로써 설명력을 구체화하였다.

한편, 본 연구는 공공영역에서 5년 이상 활동한 평생교육사 5명을 목적 표집하여 심층 면담 중심으로 분석하였으므로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회고 진술 기반 자료의 특성상 사건의 의미화가 현재 관점에 의해 재구성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미메시스와 프로틴 경력 태도 적용에 따라 다른 이론적 설명은 제한될 수 있다. 그럼에도 공공영역 실천 맥락에서 경력 형성과 의미 구성을 ‘비선형적 환류 과정’으로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2. 결론

본 연구는 공공영역에서 5년 이상 활동한 평생교육사 5명의 경험을 탐색하여, 그들의 경력 형성과 일의 의미 구성이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는지 질적 사례연구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사건-해석-실천 변형’이 순환하는 경력 형성의 서사 구조가 도출되었으며, 재정의한 미메시스 구조로 종합한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 참여자들의 경력 형성은 단선적 이동이 아니라 경험을 해석하고 실천으로 환류하는 순환 과정으로 드러났다. 참여자들은 우연한 계기를 단순 사건으로 두지 않고 자신의 문제의식과 연결해 선택의 근거로 재해석하였다. 이때 우연은 ‘실존적 사건’으로 의미화되며, 미메시스Ⅰ(순응·탐색)에서 ‘경험의 전제 조건’이 서사의 출발점으로 재구성되었다. 그 결과 경험은 ‘환경에 의해 흔들리는 경력’이 아니라 ‘경험을 이야기로 구성해 경로를 다시 그리는 경력’으로 정렬되었고, 이후 학습과 실천이 전개될 방향과 기준을 형성하는 토대가 되었다. 또한 이 과정은 한 번의 ‘도달’로 종결되지 않았으며, 새로운 사건·역할 요구·환경 조건을 만날 때마다 재해석과 재조정이 누적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둘째, 반복적 실천과 성찰은 자기주도성과 가치지향성이 내면화되는 과정으로 확인되었다. 참여자들은 제도적 제약과 관계적 갈등, 성과 압박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도 실천을 조정하고 기준을 갱신하였다. 성찰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다음 실천을 결정하는 장치로 작동하였다. 즉 성찰은 ‘존재론적 자기화’로 기능하며, 참여자들이 미메시스Ⅱ(활용·조정)에서 사건을 연결하고 의미를 배열하며 ‘실천의 논리’를 구성하도록 이끌었다. 그 결과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의 축적을 넘어 ‘무엇을 지킬 것인가’의 가치 기준과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의 실천 범위가 함께 정렬되었고, 이 기준이 경력의 지속과 경로 재구성을 지탱하는 핵심 자원으로 작동하였다. 프로틴 경력 태도(자기주도성·가치지향성)는 독립된 이론 틀이라기보다, 미메시스Ⅱ에서 구성된 실천 기준이 반복 적용·조정되며 안정화된 결과로 해석되었다. 또한 흔들림과 좌절은 중단으로만 귀결되지 않고, 기준을 다시 세우고 실천 방식을 조정하는 계기로 기능하였다.

셋째, 연구 참여자들에게 일의 의미는 과업 수행을 넘어 직업정체성과 사회적 책임 실천으로 확장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만남·울림·몰입의 경험은 감정적 보람에 머물지 않고 실천 방향을 재정렬하는 근거로 기능하였다. 참여자들은 타인의 변화와 관계적 경험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구체화하였고, 일은 개인의 삶과 공공적 책임을 연결하는 실천의 장으로 재구성되었다. 특히 이 과정은 미메시스Ⅲ(변형과 확장) 국면에서 ‘일=존재 방식’의 인식이 강화되며, 역할 정체성과 책임의 범위가 동시에 확장되는 방식으로 확인되었다. 이 확장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성립하지 않았으며, 제도·조직·관계 조건을 해석하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가능한 방식’을 다시 설계하는 실천으로 구체화되었다.

이상의 결과는 공공영역 평생교육사의 경력 형성과 일의 의미 구성이 미메시스적 순환 속에서 경험의 전제 조건이 서사로 구성되고, 서사가 다시 실천을 변형하는 방식으로 반복되며 구성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또한 이 과정은 단순한 직무 숙련의 누적이 아니라, ‘실천 기준의 형성-재배치-확장’이 직업정체성과 공공적 책무를 함께 강화하는 구조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 미메시스 Ⅰ-Ⅱ-Ⅲ은 ‘단계의 직선적 이동’이 아니라, 동일 참여자가 국면을 재해석하며 의미를 갱신하는 비선형적 과정으로 드러났다.

한편, 본 연구는 공공영역에서 5년 이상 활동한 평생교육사 5명을 목적 표집하여 심층 면담 자료를 중심으로 분석하여, 결과를 모든 평생교육사 집단으로 일반화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자료가 참여자의 회고 진술에 기반하므로 사건의 해석과 의미화가 시간 경과와 현재 관점에 의해 재구성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일부 경험은 선택적으로 강조되거나 축소되었을 수 있다.

3. 의의 및 제언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공공영역 평생교육사의 경력개발을 ‘사건의 축적’이 아니라, 실천 경험이 해석되고 성찰을 거쳐 실천으로 환류하는 과정으로 제시하여 경력 논의를 실천 경험 중심으로 구체화한 데 있다. 또한 본 연구는 공공영역 평생교육사의 경력 형성과 일의 의미 구성을 Ricoeur의 미메시스 삼중 구조와 프로틴 경력 태도를 결합하여 분석한 국내 최초의 독립적 연구로서, 경력 논의를 ‘사건-해석-실천 변형’의 환류 구조로 재구성하고 정교화하였다. 이는 경력 형성이 단선적 이동이 아니라, 제도·조직·관계 조건 속에서 사건이 재해석되고 실천이 변형되는 비선형적 순환으로 전개됨을 드러냈다. 둘째, 자기주도성과 가치지향성을 개인의 선언이나 성향으로 환원하지 않고, 제도·조직·관계 조건 속에서 형성·조정·안정화되는 실천 기준으로 재개념화하였다. 특히 자기주도성과 가치지향성은 고정된 특성이 아니라, 사건의 해석과 선택의 구성, 그리고 반복 실천의 점검 속에서 ‘판단 준거’로 정렬되고 갱신되는 방식으로 형성되는 구조를 제시하였다. 셋째, 일의 의미가 경력개발 과정 내부에서 정체성과 사회적 실천으로 확장되는 방식으로 구성됨을 제시하였다. 즉 일의 의미는 결과 변수가 아니라, 실천 기준과 정체성·책무를 함께 정렬하는 핵심 요소로 기능하며, 의미의 확장은 실천의 변형과 책임 범위의 재구성으로 전개되는 구조를 설명하였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공공영역 평생교육사의 경력개발이 지속될 수 있도록 실천 경험이 ‘기록-성찰-피드백-재구성’으로 환류될 수 있는 지원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실천 경험이 개인 내부에 축적되는 데 그치지 않도록 공유와 재구성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적 장치의 설계가 요구된다.

또한 평생교육사의 역할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역할 경계와 업무 재량의 범위를 명료화하고, 역량 단계(성장 경로)와 지원 체계를 연동하는 정비가 요구된다. 특히 공공영역의 성과 압박과 다중 이해관계 속에서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의 기준이 흔들리지 않도록, 역할·권한·평가가 정합적으로 연결되는 운영 체계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더불어 관계적 실천이 경력 지속의 핵심 조건으로 확인된 만큼, 협업과 조정 역량을 개인에게만 요구하기보다 협업 절차와 연계 체계를 조직 차원에서 구축함으로써 관계가 개인의 부담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후속 연구는 첫째, 공공·민간·혼합 영역의 비교를 통해 공공영역 평생교육사의 경력개발과 의미 구성 과정을 확장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기관 유형, 고용 형태, 지역 맥락, 경력 단계에 따른 경험 차이를 세분화하여 경력 지속 조건을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실천 기록과 동료 학습 구조가 성찰과 기준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하는 종단적 연구를 통해 ‘환류 구조’의 변화 양상을 검토할 것을 제언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정희선(2025)의 박사학위논문 「평생교육사의 미메시스적 경력 태도와 일의 의미 탐색」을 바탕으로 수정·보완한 것임.

Notes

1)본 연구는 정희선(2025) 박사학위논문 「 평생교육사의 미메시스적 경력 태도와 일의 의미 탐색」 에서 수집한 면담 자료를 재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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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 정 보
정 희 선 Jeong, Heeseon

소   속: 경기도인재개발원 주무관, 아주대학교 일반대학원 교육학과 박사 졸업

연 락 처: artsun427@naver.com

연구분야: 평생교육, 경력개발, 성인학습과 인간성장

이 성 엽 Yi, Sungyup

소   속: 아주대학교 글로벌미래교육원 원장

연 락 처: hicoach@ajou.ac.kr

연구분야: 평생교육, 경력개발, NLP

〈표 1〉

연구 참여자들의 주요 특징

별칭 연령대 성별 최종학력 경력 주요 역할
40대 후반 박사수료 15년 이상 문해·공모사업, 정책사업기획·운영, 협업조정
40대 초반 석사 10년 이상 지역 네트워크, 프로그램 정책 연계
40대 초반 박사 15년 이상 문해·공모사업, 정책기획, 기반구축
30대 후반 석사 5년 이상 지자체 프로그램 기획·운영
50대 후반 박사 15년 이상 기관운영, 비영리 실천, 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