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의 평생교육 현장실습 경험에 관한 질적 메타합성 연구
초록
본 연구는 대학생의 평생교육 현장실습 경험의 구조와 의미를 탐색한 질적 메타합성 연구이다. 이를 위해 KCI 등재 학술지 논문을 대상으로 포함·배제 기준에 따라 국내 질적 연구 7편을 선정하였고, 분석틀로는 Noblit & Hare(1988)의 메타문화기술지를 활용하였다. 연구 결과, 대학생의 평생교육 실습 경험은 ‘실습 전-실습 과정-실습 이후’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학습 여정으로 종합되었으며, 7개의 상위 주제와 20개의 하위 주제가 도출되었다. 학생들은 도구적 동기와 양가적 감정 속에서 실습에 진입하였고, 실습 과정에서 매뉴얼, 실습지도자, 동료 관계 등 실습 환경의 구조적 조건에 따라 경험의 질이 달라졌으나, 관계 속에서 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실습 이후에는 평생교육과 평생교육사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는 동시에 진로와 직업 정체성을 다층적으로 재구성하였다. 이러한 여정을 아우르는 논증적 종합으로 ‘구조에 따라 갈라지는 경험,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배움’을 제시하였다. 연구결과는 평생교육 실습 경험의 질이 학생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실습기관의 운영체계, 실습지도와 동료관계 등 구조적 조건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개별 연구로 흩어져 있던 발견을 통합하여 평생교육 실습 경험의 총체적 구조를 제시하고, 나아가 실습의 질적 개선 방향을 모색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Abstract
This study meta-synthesized seven qualitative studies on university students' lifelong education field practicum experiences, selected from KCI-indexed journals through inclusion/exclusion criteria and CASP appraisal, and analyzed using Noblit and Hare’s (1988) meta-ethnography. The synthesis mapped these experiences as a continuous learning journey across pre-, during-, and post-practicum stages, yielding 7 themes and 20 sub-themes. Notably, students entered with instrumental motivations amid uncertainty. They then faced gaps between theory and the field. Further, while experience quality varied with structural conditions (manuals, supervision, and peers), they also grew through practice and relationships. Subsequently, they broadened their views of lifelong education and lifelong educators while reconstructing multilayered career identities. Practicum quality was closely related to not only to students’ individual efforts but also to structural conditions.
Keywords:
lifelong education field practicum, qualitative meta-synthesis, university students, lifelong educator training키워드:
평생교육 현장실습, 질적 메타합성, 대학생, 평생교육사 양성Ⅰ. 서론
최근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인구 고령화와 AI,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평생학습은 개인의 생애 전반에 걸친 성장과 지속적인 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평생교육 현장의 운영과 발전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평생교육사의 역할과 전문성에 대한 관심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한 사회의 평생학습의 질적 수준과 성과는 평생교육사의 전문성과 역량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는 만큼, 평생교육사의 실무 역량 강화와 양성 과정의 질적 제고는 현재 평생교육 현장의 핵심 과제로 요청되고 있다(김은경·한혜정·김민하, 2025).
평생교육사 양성 과정의 질을 담보하는 핵심 축 가운데 하나는 평생교육 현장실습이다. 평생교육 실습은 대학에서 학습한 이론적 지식을 현장에 적용하고 평생교육사로서의 실무 능력과 전문성을 체화하는 핵심 과목으로, 학생들은 이를 통해 평생교육 관련 실무를 경험하며 직업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진로를 탐색한다. 이렇듯 평생교육 실습은 예비 평생교육사에게 이론과 실제를 연결하는 결정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활동이다(국가평생교육진흥원, 2009; 이해주 외, 2025).
하지만 평생교육 현장실습의 실제 운영은 그동안 이러한 제도적 기대와 상당한 괴리를 보여 왔다. 박지혜·최희준(2008)이 실습 운영의 비체계성과 실습생의 단순 보조 업무 편중 등의 문제를 지적한 이후, 유사한 문제들이 후속 연구들(권양이, 2024; 김진숙, 2012; 박명신·한상훈, 2016; 한상길, 2014)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왔다. 2009년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현장실습 매뉴얼 발행(국가평생교육진흥원, 2009)과 교육부의 「평생교육 실습」 과목 운영지침 제정(교육부, 2015)과 같은 제도적 개입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관련 제도의 실효성 제고와 구조적 개편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아울러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면에는, 실습생들이 현장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어떻게 실습을 의미화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점도 자리하고 있다.
현재 평생교육사 양성과 관련된 연구들은 주로 평생교육사 양성제도의 현황과 개선(김진화·양병찬, 2006), 평생교육사 양성교육의 직무능력 개발 효과 및 영향 요인(전도근·김영화, 2004), 평생교육사 양성과정이 대학생의 특정 태도와 역량에 미치는 영향(조대연, 2006), 대학의 평생교육사 양성현황 및 과제 분석(박호근·이자형, 2024) 등 거시적이고 제도적 관점에 집중되어 왔다. 반면 평생교육사 양성 과정에서 중요한 평생교육 실습 현장에서 학생들의 경험과 의미에 대한 그들의 목소리를 담은 미시적인 탐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평생교육 실습 경험 자체를 다룬 질적 연구의 축적 역시 아직 미약하다. 구체적으로,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서 ‘평생교육 실습’, ‘평생교육 현장실습’을 키워드로 검색하면 (2026.3.2.기준) 총 19편의 논문이 확인되는데, 이는 교원양성과정의 교육실습이나 사회복지 현장실습에 비해 평생교육 실습에 대한 학술적 관심이 제한적으로 축적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이 가운데 양적 연구, 평가척도 개발, 역량모델 개발, 실습지도자 관점의 연구 등을 제외하면 대학생의 실습 경험 자체를 질적으로 탐구한 연구는 7편에 불과하다.
2000년대 후반 대학생의 평생교육 실습 경험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이래, 최근 허효인(2025)의 비교직 희망 사범대생의 평생교육 실습 경험 연구에 이르기까지 약 17년에 걸쳐 발표된 질적 연구들은 연구 참여자의 특성, 연구 시기, 방법론적 관점에서 각기 다른 맥락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연구들은 개별 대학이나 특정 지역의 실습생을 대상으로 한 단일 사례 연구에 머물러 있어 개별 연구에서 나타난 평생교육 실습 경험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의미를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처럼 파편화된 상태로 축적되어 온 개별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통합하여 현상의 총체적인 구조를 드러내려는 질적 메타합성 연구는 아직까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서로 다른 맥락의 연구가 일정 규모로 축적되었다는 사실은, 역으로 이들을 통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음을 뜻하기도 한다. 참여자들의 배경 또한 전통적 대학생에서 성인대학생으로 다변화되면서, 개별 연구들에 흩어져 있던 발견을 상호 비교하고 재해석할 여지가 넓어졌다. 여기에 「평생교육실습」 과목 운영지침이 제정(교육부, 2015)된 지 10년이 경과하고 평생교육 실습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김은경·한혜정·김민하, 2025; 송성숙, 2023)을 고려하면, 지금은 실습의 주체인 학생들의 경험에 관한 종합적인 이해가 요구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상기 맥락에서 본 연구는 대학생의 평생교육 현장실습 경험을 탐구한 국내 질적 연구들을 대상으로 질적 메타합성을 수행하고자 한다. 질적 메타합성은 개별 연구 결과를 해석적으로 통합함으로써 연구들을 관통하는 의미와 새로운 이해를 생성하는 접근을 포괄한다. 이 가운데 본 연구는 Noblit & Hare(1988)의 메타문화기술지(meta-ethnography)를 분석틀로 활용하여 평생교육 실습 경험의 구조와 의미를 총체적으로 조망하고, 향후 평생교육 실습의 질적 개선과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상의 연구 목적에 따른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 1. 대학생의 평생교육 실습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들의 메타합성을 통해 도출되는 핵심 주제와 그 의미는 무엇인가?
- 2. 질적 메타합성의 결과는 평생교육 실습의 개선 방향에 어떠한 시사점을 제공하는가?
Ⅱ. 선행 연구 검토
1. 평생교육 실습 제도의 변천과 운영 체계
우리나라 평생교육사 제도의 변천은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40여 년에 이르는 동안 점진적인 제도적 강화를 통해 평생교육 전문 인력을 양성해온 과정이다. 1982년 사회교육법에 근거한 사회교육전문요원 제도에서 출발한 자격제도는 1999년 사회교육법이 평생교육법으로 전환되면서 평생교육사로 명칭이 변경되었고, 2008년 평생교육법 전면 개정을 거치며 평생교육 자격 등급의 다양화, 이수 학점 강화, 실습 시간 확대 등이 이루어졌다. 특히, 일련의 개정을 거치며 실습 시간이 확대되고 현장실습이 자격 취득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은 현장실습이 평생교육사 양성의 필수적인 관문임을 나타낸다.
현 평생교육법 제24조는 평생교육사를 평생교육의 기획·진행·분석·평가 및 교수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 자격은 1급부터 3급까지 구분된다(국가법령정보센터, 2026b). 평생교육 실습은 4주간, 160시간의 교육과정으로 편성하되 1일 8시간, 주 5회를 통상근로시간 내로 진행한다. 다만, 실습기관의 특성이나 실습생의 상황을 고려하여 야간 및 주말 시간을 이용하여 실습을 진행할 수도 있다(이해주 외, 2025). 이렇듯 현장실습은 평생교육사 자격 취득을 위한 필수과목이자 양성과정의 최종 단계로서 예비 평생교육사가 이론적 지식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고 직업적 적성을 확인하며 구체적인 경력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교육부, 2015; 이해주 외, 2025).
평생교육사는 현장에서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는데, 직무와 관련해서는 김진화 외(2008)가 개발한 직무모델이 실습 내용 구성과 평가의 준거틀로 널리 활용되어 왔다. 이 연구는 평생교육사의 직무를 9개 책무(조사·분석, 기획·계획, 네트워킹, 프로그램 개발, 운영·지원, 교수·학습, 변화촉진, 상담·컨설팅, 평가·보고)와 각 영역별 8개 과업으로 위계적으로 구조화함으로써, 평생교육사의 직무 범위를 체계적으로 제시하였다. 특히, 교수·학습 책무에는 ‘평생교육사 실습지도’가 과업으로 포함되는데 평생교육사 양성 과정에서 현장실습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직무 차원에서도 확인된다.
이러한 평생교육 실습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교육부는 「평생교육실습」 과목 운영지침(교육부, 2015)을 통해 실습의 기본 틀을 제시하고 있으며, 국가평생교육진흥원(2009)은 현장실습 매뉴얼과 워크북을 발행하여 실습 전 오리엔테이션, 실습 중 슈퍼비전, 실습 후 평가회의로 이어지는 표준 절차를 권고하고 있다. 실습교육의 내용은 필수항목과 선택항목으로 구분된다. 필수항목은 오리엔테이션, 행정업무, 모의 프로그램 기획, 실습 평가의 4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모든 실습에서 의무적으로 다루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선택항목은 실습기관 관련 법·정책의 이해와 기관 분석, 교육프로그램 운영 지원, 유관기관 방문 및 관련 행사 참석의 3개 영역 중 최소 1개 이상을 실습 내용에 포함하도록 되어 있다(교육부, 2015). 각 항목의 구체적인 구성은 <표 1>과 같다.
주목할 점은 실습이 단순 보조업무로 변질되기 쉬운 ‘교육프로그램 운영 지원’이 필수가 아닌 선택항목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프로그램 운영 지원을 선택항목으로 분류함으로써 실습생에게 단순 노동이나 허드렛일을 맡기는 형태를 지양하고, 실습의 핵심을 프로그램 기획·행정 등 평생교육사의 전문적 직무 경험에 두려는 취지로 해석된다(허효인, 2025). 그러나 현행 지침은 필수항목 이외의 구체적인 내용 구성을 각 기관의 자율에 맡기고 있을 뿐 지침 준수 여부에 대한 실질적 관리 장치를 두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실습기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선정제와 정기적인 실습세미나 제공 의무 등을 규정하고 있는 사회복지 현장실습(국가법령정보센터, 2026a)과 달리, 평생교육 실습은 실습기관의 선정, 실습 프로그램의 내용과 운영 방식, 실습지도의 질 등에서 기관 간 편차가 나타날 수 있는 구조적 여지를 안고 있다(송성숙, 2021; 신은경·현영섭, 2017). 이처럼 현재 평생교육 현장실습 제도는 실습의 형식적 요건은 규정하고 있으나, 실습 경험의 질을 일관되게 담보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2. 평생교육사 양성 및 현장실습에 관한 선행연구
평생교육사 양성과 현장실습에 관한 연구는 평생교육사 양성체계가 정립된 이래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왔으며, 연구의 주된 초점에 따라 양성제도와 운영체계 연구, 양성과정의 효과 및 역량 연구, 실습생 경험 연구, 실습지도 관련 연구의 네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양성제도와 운영 체계 관련 연구로, 양성제도의 구조 및 현황 진단과 운영의 체계성을 점검하는 접근이다. 김진화·양병찬(2006)은 전국 양성기관에 대한 실증분석을 통해 대체과목의 무분별한 인정, 담당교수의 낮은 전공일치도, 실습 오리엔테이션 미실시, 표준 실습일지의 부재 등 운영 전반의 비체계성을 드러내고 실습기관 인증제와 표준 실습 프로그램의 도입을 제언하였다. 박호근·이자형(2024)은 양성기관의 81%가 고등교육기관이고 자격취득자의 약 61%가 대학 정규과정을 통해 배출됨을 확인하여 양성 기관의 중심이 여전히 대학에 있음을 밝혔다. 그밖에도 평생교육사의 역할과 직무모델, 양성체제 개편을 다룬 일련의 논의(김진화 외, 2008; 변종임, 2003)들이 평생교육사 양성 정책·제도 설계의 학술적 준거를 제공해왔다.
두 번째는 평생교육사 양성과정의 효과와 평생교육사의 전문성·역량을 검증하는 연구이다. 먼저, 평생교육사 양성 과정의 효과를 양적으로 규명한 연구로는 평생교육사 양성과정의 직무능력 개발 효과 및 영향 요인(전도근·김영화, 2004), 평생교육양성과정이 평생교육 태도·직업몰입·자아효능감에 미치는 효과(조대연, 2006), 현장실습이 평생교육진로결정에 미치는 영향에서 자기효능감의 매개효과(장경미·현영섭, 2023) 등을 들 수 있다. 다음으로, 평생교육사의 전문성과 역량을 측정한 연구로는 평생교육사 전문성 구인의 타당화(이경아·김경희, 2006), 평생교육사 실천적 역량과 프로그램개발역량 진단도구의 개발(동미정·배을규, 2009; 이동희·유기웅, 2025) 등을 포함한다. 이 관점들은 평생교육사 양성 과정에서의 전문성 강화와 실습 운영 체계화 담론 형성에 기여해왔다.
세 번째는 평생교육 실습생의 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이다. 평생교육사 양성 교육과정을 거치며 학습자가 평생교육에 대한 관점을 형성해 가는 경험에 주목한 초기 평생교육사 양성 과정에 관한 김한별·박소연(2007)의 연구를 시작으로, 현장실습 자체에 초점을 맞춘 질적 연구들이 내러티브, 근거이론, 반성적 성찰, 직업적 정체성, 현실충격 등 다양한 방법론과 이슈를 통해 축적되었다(권양이, 2024; 김진숙, 2012; 박명신·한상훈, 2016; 박지혜·최희준, 2008; 송성숙, 2021; 한상길, 2014; 허효인, 2025). 이들은 실습 경험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포착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지만 평생교육 실습 경험의 통합적인 구조를 파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평생교육 실습지도 관련 연구로, 최근 연구들은 실습생을 넘어 실습지도자로 확장되고 있다. 평생교육 실습지도자의 지도역량을 모델링하거나(이학근·유기웅, 2024), 실습지도자의 지도경험과 제도 개선에 관한 연구(김은경·한혜정·김민하, 2025; 송성숙, 2023)가 잇따르면서 현장실습을 바라보는 여러 주체들의 시각과 경험이 다각화되고 있다. 또한 실습을 넘어 평생교육사의 경력 형성과 일의 의미를 탐구한 질적 연구(정희선·이성엽, 2026)도 이어지고 있어, 예비 평생교육사 실습 단계에서 현직에 이르는 평생교육사의 성장 과정 전반으로 연구의 관심이 확장되고 있다.
종합하면, 평생교육사 양성 및 실습 관련 연구들은 양성제도·현황의 거시적 분석과 양성제도의 효과·전문성·역량의 측정 등을 거쳐 최근 실습지도자의 관점을 조명하는 접근으로 외연이 확장되어 왔다. 그 안에서 평생교육 양성 과정의 주체인 실습생의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탐색한 연구들은 지난 17년 간 상대적으로 소수에 그치며, 서로 다른 시기·대상·맥락에서 수행된 사례들로 흩어져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이 지점에서 출발하여 평생교육사 양성 과정 중 대학생들의 평생교육 실습 경험을 탐구한 질적 연구들을 메타합성함으로써 그들의 경험의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1. 질적 메타합성 방법과 절차
본 연구는 대학생의 평생교육 실습 경험을 총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질적 메타합성 방법을 연구방법으로 선택하였다. 일반적인 문헌 고찰이나 연구동향 분석이 개별 연구 결과를 요약·정리하고 연구 흐름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둔다면, 질적 메타합성은 개념의 상호번역과 해석적 종합을 통해 새로운 해석적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을 방법론적 본질로 삼는다(Major & Savin-Baden, 2010; Thomas & Harden, 2008; Zimmer, 2006). 본 연구의 분석 대상 연구들은 실습의 특정 국면에 초점을 두고 다른 시기, 지역, 참여자 맥락에서 수행되어 개별 연구로는 실습 경험의 전 과정을 조망하기 어렵다. 질적 메타합성은 이처럼 이질적인 질적연구를 종합하여 새로운 통찰과 해석적 이해를 제시하는데 유용하다는 점에서(송만호, 2022) 본 연구에 부합하는 연구방법이라 판단하였다.
한편, ‘qualitative meta-synthesis’의 역어의 경우, 국내 학계에서는 ‘질적 메타분석’, ‘질적 메타종합’, ‘질적 메타합성’ 등이 병용되어 왔으나(송만호, 2022), 이 가운데 ‘질적 메타합성’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손행미, 2020). 여기에서 ‘합성’은 “여러 가지 요소나 개념을 합하여 새로운 요소나 개념을 생성한다는 질적메타합성의 본래 취지 개념을 강조하기 위하여” (송만호, 2022, p. 60) 의도적으로 선택되어 온 역어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는 ‘질적 메타합성’을 용어로 채택하였다.
일반적으로 질적 메타합성에는 메타문화기술지, 근거이론합성, 비판적 해석적 합성, 메타 스터디, 주제 합성 등 다양한 개별 방법론이 포함되는데(손행미, 2020; 송만호, 2022), 본 연구에서는 이 중 Noblit & Hare(1988)가 제시한 메타문화기술지(meta-ethnography)를 분석틀로 활용하였다. 메타문화기술지는 질적 연구의 결과들을 종합하려는 시도 중 가장 먼저 제시되어 이후 방법론들의 토대가 된 방법이자, 질적 메타합성 방법론 중 연구의 해석적 관점을 가장 강조하는 방법으로서(송만호, 2022) 평생교육 실습 경험의 의미 구조를 해석적으로 통합하려는 본 연구의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은 KCI 등재 학술지 게재 논문으로 한정하였다. 질적 메타합성은 원 연구에 보고된 참여자 진술과 연구자의 해석을 재해석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결과 보고의 충실성이 합성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Noblit & Hare, 1988). 이에 동료심사를 거친 문헌으로 한정함으로써 보고 수준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연구물 선정을 위해 먼저, 검색 기간을 별도로 제한하지 않고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서 ‘평생교육 실습, 평생교육 현장실습’을 키워드로 검색하였다(2026. 3. 2. 기준). 그 결과, 총 24편의 논문이 검색되었고 그 중 평생교육 실습과 무관한 연구(예: 사회복지, 장애인 관련 연구 등)를 제외한 19편의 논문을 일차적으로 확인하였다. 이 중에서 양적 연구(3편), 실습지도자 또는 실습기관 관리자의 관점을 다룬 연구(3편), 실습교육 관련 요구분석·평생교육사 및 지도자의 역량모델·직무모델 관련 연구·프로그램 평가척도 개발 등 평생교육 실습 제도·프로그램·역량모델 등에 초점을 둔 연구(6편)를 순차적으로 제외하고, 대학생의 현장실습 경험을 직접 다룬 질적 연구 7편을 최종 선정하였다. 다만, 등재 여부가 연구의 질을 항상 담보하는 것은 아니므로, 선정된 논문에 대해 질적 메타합성에서 널리 활용되는 CASP(Critical Appraisal Skills Programme) 질적 연구 평가 도구를 사용하여(손행미, 2020) 개별 연구의 질을 검토하였다.
질적 메타합성 분석에 적합한 논문 편수에 대해서는 합의된 의견은 없지만 Major & Savin-Baden(2010)은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면서도 깊이 있는 분석이 가능한 적정 규모로 6~10편을 제안한 바가 있다. 이에 최종 선정된 7편은 연구 수행에 적정한 규모로 판단하였다. 분석 논문은 2008년부터 2025년까지 발표된 대학생의 평생교육 실습 경험에 관한 다양한 질적 연구방법을 기반으로 한 연구들로 기본 정보는 <표 2>와 같다.
7편의 연구참여자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전통적 대학생(권양이, 2024; 김진숙, 2012; 박명신·한상훈, 2016; 박지혜·최희준, 2008; 한상길, 2014), 성인대학생(송성숙, 2021), 비교직 희망 사범대생(허효인, 2025) 등 다양한 배경의 실습생을 포함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대학생’은 전통적인 학령기 대학생에 국한하지 않고, 대학 평생교육사 양성과정에서 현장실습에 참여한 전통적 대학생, 성인대학생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하였다. 연구방법 측면에서는 내러티브 탐구, 사례연구, 일반적 질적 연구 등 다양한 질적 방법이 활용되었으며, 총 66명의 실습생과 5명의 실습지도자 및 기관 관계자의 경험이 분석 대상에 포함되었다. 연구결과 도출은 실습생의 진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였으며, 기관 담당자 자료는 실습 맥락의 이해를 위한 보조 자료로 참고하고 주제 도출에는 활용하지 않았다.
본 연구 분석은 Noblit & Hare(1988)의 메타문화기술지 7단계에 따라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제1단계(시작하기)에서는 대학생들의 평생교육 실습 경험이라는 연구주제를 설정하고 질적 메타합성 연구의 필요성을 확인하였고, 제2단계(관련 연구 결정하기)에서는 앞서 기술한 분석 논문 포함 및 배제 기준에 따라 최종 분석 논문 7편을 선정하였다.
제3단계(연구물 읽기)에서는 선정된 7편의 논문을 반복적으로 정독하면서 각 연구의 핵심 개념, 은유, 주제 등을 추출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각 논문의 연구목적, 방법론, 연구 참여자 특성, 핵심 주제 발견, 연구자의 해석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제4단계(연구 간 관계 결정하기)에서는 추출된 핵심 개념과 주제를 상호 비교·대조하면서 연구 간의 관계를 결정하였다. Noblit & Hare(1988)는 연구 간 관계를 상호 번역(reciprocal translation), 반박적 번역(refutational translation), 논증적 종합(line-of-argument synthesis)의 세 가지 유형으로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분석한 7편의 논문은 모두 대학생의 평생교육 현장실습 경험이라는 동일한 현상을 탐구하고 있으며, 발견된 주제들이 상호 보완적이고 유사성을 지니고 있어 기본적으로 상호번역적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실습 이후 진로에 대한 정체성 변화, 실습지도자의 전문성 여부, 연구 참여자의 특성, 실습기관 맥락 등과 관련한 일부 연구 결과에서 부분적으로 반박적 요소도 확인되었다. 반박적 요소는 참여자 배경(전통적 대학생·성인대학생·사범대 재학생), 지역(수도권·비수도권), 실습기관의 체계성, 연구 수행 시기 등에 따라 나타났으며, 이 요소들은 상호번역 과정에서 경험의 차이를 해석하는 준거로 고려되었다. 이에 상호번역을 기본으로 활용하되, 부분적인 반박적 요소를 포함하여 상위 해석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제5단계(연구 간 번역하기)에서는 각 연구의 핵심 개념과 은유 등을 다른 연구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상호 번역을 수행하였다. 이를 위해 연구 간 핵심 개념 비교표를 엑셀로 작성하여 각 주제 영역별로 연구결과의 유사성과 차이를 체계적으로 검토하였다. 예를 들어, 박지혜·최희준(2008)의 ‘단순 보조 업무에 대한 실망’, 한상길(2014)의 ‘현장실습 참여의 혼돈’, 권양이(2024)의 ‘현실충격’ 등은 기대했던 직무 경험과 실제 역할 간의 간극을 제시하는 것으로 번역하여 상위 주제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직면’으로 종합하였으며, 이론과 실습의 연계성을 확인한 결과(김진숙, 2012; 박명신·한상훈, 2016)는 반박적 요소로 검토하여 실습 환경에 따라 괴리의 정도가 달라지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제6단계(번역의 종합)에서는 상호 번역의 결과를 종합하여 최종 7개의 상위 주제와 20개의 하위 주제를 도출하였다. 제7단계(합성의 표현)에서는 평생교육 실습을 ‘실습 전→ 실습 과정 → 실습 이후’로 이어지는 연속적 과정에서 학생들이 직면하는 경험으로 보고, 실습 경험의 단계별로 재배치함으로써 새로운 통합적 해석을 구축하고 핵심 주제를 제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논증적 종합의 형태로 해석하고 명명하였다.
2. 연구의 신뢰성과 타당성 검토
질적 메타합성 연구 과정에서 신뢰성과 타당성 확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실시하였다. 첫째, 선정된 분석 논문의 방법론적 엄격성과 신뢰성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CASP 질적 연구 평가 도구를 활용하였다. CASP는 연구목적의 명확성, 질적 방법론의 적절성, 연구설계의 정당성 등 총 10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각 항목을 Y(Yes), N(No), C(Can’t tell)의 3단계 척도로 평가한다.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자와 질적 연구 및 교육학 전공 박사 1인이 7편의 논문을 항목별로 검토한 뒤 평가 결과를 대조하였고 불일치 항목은 논의를 거쳐 합의하였다. 검토 결과, 7편 모두 연구목적의 명확성, 질적 방법론의 적절성, 자료수집 방법의 적합성, 연구결과의 명확성, 연구의 가치 등에서 ‘Y’로 평가되어 충분한 신뢰성을 갖춘 것으로 확인하였다. 반면 연구자와 참여자의 관계에 대한 성찰(항목6)은 7편 중 6편에서, 윤리적 고려에 관한 기술(항목7)은 7편 중 4편에서 관련 정보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C’로 평가하였다.
질적 메타합성 연구에서 원 연구에 대한 질 평가는 양적 메타분석에서와 다른 위상을 지닌다. 질 평가 결과에 따라 질적 연구를 배제하는 데에는 합의된 기준이 없으며, 심각한 방법론적 결함이 없는 한 개별 연구를 포함하되 질의 차이를 해석 과정에서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논의가 제시된다(Major & Savin-Baden, 2010; Thomas & Harden, 2008). CASP 또한 총점 산출이나 일정 항목 이상 충족과 같은 판정 기준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는다. 이에 본 연구에서 CASP는 분석 대상의 포함·배제를 나누는 선별 도구가 아니라, 개별 연구의 강점과 취약점을 확인하여 각 연구의 발견에 어느 정도의 해석적 비중을 둘 것인지 조정하는 준거로 활용하였다.
둘째, 분석 과정 전반에 걸쳐 감사 추적(audit trail)을 수행하였다. 감사 추적이란 연구자가 내린 방법론적 결정과 분석 판단의 근거를 문서로 남겨 연구자의 사고 과정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로(Lincoln & Guba, 1985), 연구자의 해석적 판단에 의존하는 질적 메타합성 과정에서 유용한 검토 방법이다. 질적 합성의 각 단계(예: 핵심 개념 추출, 개념 연결, 상위 주제 명명 과정 등)를 메모 형태로 기록함으로써 연구결과 도출 과정이 연구자의 자의적 해석이 아닌 분석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과정임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결과 도출 과정 및 연구결과 등에 관해 외부 전문가로서 질적 연구 경험(KCI 3편 이상)이 풍부한 평생교육 전공 박사 1명에게 교차 검토를 의뢰하여 주제 명명과 해석 방향에 대해 검토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를 통해 연구자의 주관적 해석에 따른 편향을 최소화하고 분석 결과의 신뢰성을 제고하고자 하였다.
Ⅳ. 연구결과
분석 결과, 7개의 상위 주제와 20개의 하위 주제가 도출되었다. 7편의 연구들을 상호번역한 결과, 대학생의 평생교육 실습 경험은 실습 전 참여 동기에서 시작하여 실습 이후 자신의 진로 재탐색에 이르는 연속적이고 역동적인 학습 여정으로 종합되었다. 평생교육 실습 여정의 전개에 따라 연구결과는 ‘실습 전 → 실습 과정 → 실습 이후’의 범주로 구성하여 기술하였다. 각 주제에 대한 해석은 원 연구의 참여자 진술과 분석 내용을 근거로 하였으며, 질적 메타합성의 주제 구조와 7개 상위 주제를 아우르는 최종 해석으로서의 논증적 종합을 다음 <표 4>에 제시하였다. 논증적 종합에 대한 구체적인 해석적 논의는 V장에 상술하였다.
1. 실습 전
대학생들의 평생교육 실습 경험은 각자의 참여 목적에서 출발하였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평생교육사 자격증 취득 자체를 주된 목표로 삼았으며, 자격 취득의 “마지막 코스”로서 정해진 실습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의무감 속에서 실습에 임하였다(권양이, 2024; 송성숙, 2021). 박지혜·최희준(2008)의 연구에서 교사임용고시를 준비하던 대학생들은 평생교육사에 대한 뚜렷한 관심보다는 자격증을 하나 더 갖추어 두겠다는 수단적 목적으로 실습에 참여하였다. 이로 인해 자격증의 실제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함께 지니고 있었다. 한편, 허효인(2025)의 연구에 참여한 비교직 희망 사범대생들은 졸업 후 청소년·문화예술교육·민간기업 교육 분야 등에서 활동하겠다는 진로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신의 희망 진로 분야가 평생교육과 일정 부분 맞닿아 있다고 판단하여 평생교육사 자격증 취득을 결심하기도 하였다.
가고자 하는 청소년 분야와 전혀 관련이 없는 것도 아니고. 청소년도 평생교육의 일부니까. ⋯ 교육학과 안에서 인정되는 과목이 있고 수업 몇 개 더 들어서 자격증 따야지 이런 마음. (허효인, 2025, p. 42, 연구참여자 1)
주목할 점은 분석 대상 연구 전반에서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에 대한 뚜렷한 소명감이나 직업적 지향을 품고 실습에 참여한 사례가 거의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송성숙(2021)의 연구에서 일부 참여자들이 직업적 전문성 확장을 위해 실습에 임하기도 하였으나, 이 경우도 평생교육사가 되겠다는 직업적 정체성보다는 현재 수행하는 직무 역량을 넓히려는 실용적 목적이 두드러졌다. 종합하면, 본 연구에서 살펴본 대학생들은 평생교육사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평생교육사 자격증을 ‘갖추기 위해서’ 실습에 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이 명확한 진로로 인식되기보다는, 여러 진로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부가적인 자격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평생교육사 자격제도의 개방적 구조가 진입 문턱을 낮추는 데에는 기여하지만, 예비 평생교육사로서의 직업적 정체성 형성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습 참여를 결정한 대학생들은 실습 준비 과정에서 ‘실습기관 섭외의 어려움, 사전교육의 부재,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양가감정’이라는 세 가지 차원의 막막함에 직면하였다.
먼저, 실습기관 섭외의 부담과 정보 격차는 가장 두드러진 장벽이었다. 평생교육사 실습 경험에 관한 초기 연구인 박지혜·최희준(2008)에서 지적된 실습기관에 대한 정보 부족, 기관 섭외의 어려움은 한상길(2014), 박명신·한상훈(2016), 허효인(2025) 등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해소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평생교육 현장실습은 교생실습과 달리 학교 차원의 협약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학생들이 대체로 실습기관 섭외를 직접 감당해야 했다. 평생교육사가 배치되지 않았거나, 실습생을 아예 받지 않거나, 받더라도 한 명만 받는 기관이 적지 않아, 학생들은 좋은 실습기관을 고르기보다 실습을 허락해주는 기관을 찾아갈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분석 대상 논문 7편 중 3편은 비수도권 지역 실습생의 경험을 다루고 있었는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정보 격차가 컸고, 실습기관에 대한 공식적 평가가 부재하여 해당 기관이 실습에 적합한지 판단할 근거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대학과 협약을 맺은 기관에서 실습에 참여할 수 있어 현장실습 참여 기관 선정에 대한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경우는 송성숙(2021) 연구가 거의 유일했다.
실습기관에 전화 할 때마다 아예 실습생을 받지 않는 곳도 허다했고, 실습을 하지 않는 곳도 많았다.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해서 실습양성기관에 대한 정보를 신설했으면 좋겠다. (한상길, 2014, p. 74, C9)
여러 평생교육기관에 실습 가능한지 전화했었는데 실습생 안 뽑는다며... 다 거절 당했어요. 다행히 그 중 한 기관에서 지금 실습하는 이 기관을 추천해 주셔서 전화로 승인 후 실습 일정 잡고 바로 실습하게 되었어요. (박명신·한상훈, 2016, p. 133, 사례 11)
수도권에 있으면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찾아보겠지만 여기서는 저희가 잣대를 들이밀기가... 여건이 안 돼서 ... 받아주면 가야 돼. 실습을 할 수 있는 기관들이 많지 않아서. 제 기준을 가지고 따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 (허효인, 2025, p. 43, 연구참여자 2)
둘째, 실습 전 사전 교육의 부재 역시 일부 학생들의 막막함을 가중시켰다. 허효인(2025)의 연구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학과 조교에게 행정적 안내만 받았을 뿐, 실습 전 대학 차원의 오리엔테이션은 경험하지 못하였다. 실습 전 실습기관에 대한 사전정보, 라포 형성을 위해 흔히 이루어지는 실습기관 차원의 오리엔테이션 또한 기관에 따라 별다른 절차 없이 곧바로 실습이 시작되거나 단순한 통화 수준에 그쳐 학생들의 막연함을 가중시켰다(허효인, 2025).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는 실습기관의 경우에도 그 내용이나 기간에서 기관 간 편차가 컸다(박지혜·최희준, 2008). 이처럼 실습 전 대학과 실습기관의 사전교육이 미비하고 비체계적이라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권양이, 2024, 박지혜·최희준, 2008, 허효인, 2025).
오리엔테이션에서 실제 업무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없었기 때문에 별 도움이 되지는 않았지만 평생교육단체에 대한 설명은 현 평생교육단체에 대한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박지혜·최희준, 2008, p. 230, 연구참여자 홍성일)
이러한 여러 어려움은 실습을 앞둔 학생들의 내면에서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양가감정으로 응축되었다. 권양이(2024)의 연구에서는 이러한 감정이 “기대 반 걱정 반”이라는 주제로 나타났으며, 송성숙(2021) 연구의 성인대학생들에게도 실습은 일과 학업·가정을 병행하면서 “넘어야 할 산”으로 인식되었다. 이렇듯 실습은 평생교육사 자격증 취득을 향한 마지막 여정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학생들에게 자신감 결여와 불안을 함께 안겨주었다.
아무래도 평생교육 코스에 맨 마지막에 이제 평생교육 실습을 나가는 건데 좀 약간 기대도 많이 했고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약간 자신감이 없다고 해야 될까요? 약간 불안한 부분이 있었죠. (권양이, 2024, p. 821, 참여자 7)
코로나19로 인한 환경은 녹록하지 않았고 160시간의 실습시간을 잘 감당할 수 있을지도 마음적으로 부담이 되었다. 스스로가 부족한 점이 많아 걱정스럽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되는 등 많은 것들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송성숙, 2021, p. 52, E-T-2021.05.10).
2. 실습 과정
실습이 시작되면서 학생들이 마주한 주된 경험은 대학에서 배운 평생교육 이론과 실습 현장의 실제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었다. 김진숙(2012)과 박명신·한상훈(2016) 연구는 실습 과정이 평생교육 이론과 일부 유의미하게 연결된다고 보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연구에서 학생들은 실습 현장에서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크게 경험하였다. 예를 들어, 권양이(2024)의 연구에서 학생들은 실습기관의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요구분석이 만족도 조사 수준에 그치고, 예산 부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못하거나 특정 연령대에 국한된 프로그램만 운영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였다. 한상길(2014)은 이러한 괴리 경험을 “현장실습 참여의 혼돈”으로, 권양이(2024)는 “현실충격(reality shock)”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막상 실제 현장에서는 학습한 이론들과 모형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차이점 같습니다. 기본적인 지식과 이념, 목적 등은 활용되지만 평생교육 관련 과목들에서 학습한 지식들이 실제적으로 업무에 쓰이는 경우는 많지 않았습니다. (권양이, 2024, p. 828, 참여자 3)
두 번째는 제한적이고 단순 반복적인 보조 업무, 잡무 위주의 활동에 국한된 경험으로, 이는 송성숙(2021)을 제외한 모든 연구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박지혜·최희준(2008)의 학생들은 평생교육사의 9개 직무영역 가운데 운영·지원과 조사·분석에 국한된 영역만을 경험하였다. 한상길(2014)은 평생교육사의 주된 역할과 현장에서의 실제로 수행하는 일 사이에 괴리가 있음을 지적하며, 학생들이 실습기관에서 명확한 역할을 부여받지 못한 채 주변인으로 머무르게 되는 상황을 짚었다. 권양이(2024)의 연구에서 실습생들은 환불·민원 응대, 학습자와 강사에게 같은 설명을 반복해야 하는 고충, 시설 사용 관련 요구 등과 같이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 대처 등 과중한 민원업무로 인해 번아웃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평생교육사 업무에 대해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직접 그 일을 조금이라도 경험해 봐야 하는데 저희가 한 일이라고는 굳이 경험해 볼 필요가 없는 단순 노동(작업)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박지혜·최희준, 2008, p. 231, 백은미)
우편 수백 통을 보내는 단순작업, 문서작업, 아이들 통솔, 행사 안내 등을 주로 하였는데, 업무의 특정 부분 일들만 맡게 되어 업무를 전반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고, 평생교육사로서 직접적으로 필요한 전문적인 기술에 대한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던 것 같아요. (김진숙, 2012, p. 282, 연구참여자 H)
이러한 상황에 대해 박지혜·최희준(2008)은 교사의 역할이 비교적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는 데 비해 평생교육사의 직무는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게 정의되어 있어, 실습기간에 실습생이 반드시 익혀야 할 역할과 업무에 대해 합의되고 통일된 실습을 운영하기 어려운 구조적 맥락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하였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2009)이 평생교육 현장실습 매뉴얼을 마련하기도 하였으나, 학생들의 제한된 실습 경험은 평생교육 현장이 이론적 모형으로 곧바로 구현되기 어려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복합적 실천의 장임을 보여준다.
분석대상 연구에서 두드러진 양상은 실습 경험의 질이 실습 환경의 시스템과 구조적 요인에 따라 좌우된다는 점이었다. 분석 결과, 대학생들의 실습 환경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인은 (1) 표준화된 매뉴얼의 유무, (2) 실습지도자의 태도와 슈퍼비전의 질, (3) 동료 실습생과의 긍정적인 관계로 나타났다.
첫째, 평생교육 기관의 실습 매뉴얼과 체계성의 유무는 경험의 질을 가르는 결정적 요소였다. 송성숙(2021)의 연구 참여자들은 매뉴얼에 기반한 체계적인 실습을 통해 사업계획서 작성, 공모사업 운영 같은 실질적인 직무를 경험하였고, 이는 직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실무 역량으로 이어졌다. 반면, 박명신·한상훈(2016)과 권양이(2024)는 표준화된 매뉴얼 없이 비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실습 문제를 지적하였는데, 특히, 허효인(2025)의 비교직 희망 사범대생들 사례는 한 연구 안에서 상반된 학생들의 경험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연구에서 매뉴얼과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기관에서 실습한 학생들은 실습 필수 항목을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실습 하에 실습지도자의 전문적 감식안까지 배울 수 있었던 반면, 그렇지 않은 기관의 실습생들은 의미 있는 경험을 하기 어려웠다.
처음 간 날 오티를 했는데 이만한 종이자료를 주시고 워크북이랑 제가 4주 동안 해야 할 일이랑 그걸 쫙 정리해서 주셔서 아 여기는 체계가 잡혀있구나 좀 안심했던 것 같아요. 학교에 있을 때는 전혀 아무것도 없으니까 거기 가면 뭐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허효인, 2025, p. 46, 연구참여자 2)
프로그램 짜는 거, 기안 올리고 그런 것도 할 줄 알았는데 하나도 안 하셔서 그게 좀 아쉬웠고. 실습을 했다고 보기 어려울만큼 경험이 많이 없어서. 기관에서 무슨 프로그램을 하는구나 그 정도만 알게 되고. (허효인, 2025, p. 53, 연구참여자 3)
둘째, 실습지도자의 태도와 슈퍼비전의 질은 학생들의 실습 경험을 좌우하는 또 다른 핵심 요소였다. 박지혜·최희준(2008)의 연구에서는 실습기관 담당자의 평생교육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실질적 지도가 이루어지지 못하였고, 박명신·한상훈(2016)과 권양이(2024) 에서도 실습지도자의 과중한 업무로 교육·훈련·슈퍼비전의 횟수와 기간이 부족하거나 아예 부재한 경우가 확인되었다. 한상길(2014)은 실습지도자가 비체계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로, 평생교육사의 실제 역할이 평생교육법에 규정된 광범위한 역할과 괴리되는 상황, 평생교육사에 대한 인식 부족,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실습생 지도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적하였다. 반면, 숙련되고 열정적인 실습지도자를 만난 경우에는, 실습생들이 지도자와 수시로 소통하고 과제 수행에 대한 꼼꼼한 피드백을 받으며 실습에 만족도가 높아졌다(권양이, 2024, 허효인, 2025). 또한 실습시간을 조정해주거나 간식을 챙겨주는 등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배려와 격려, 응원도 실습 과정 적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습지도사님이 피드백해주고 커뮤니케이션해주실 때 몰입이 가장 잘 되었습니다. 특히, SWOT분석과 모의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실습지도사님에게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제가 한 것에 피드백해주시고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 때 몰입이 가장 잘되었습니다. (권양이, 2024, p. 828, 참여자 10)
셋째, 동료 실습생과의 소통, 교류, 상호 피드백이 활발한 환경에서는 학생들이 부정적 경험을 함께 견디고 서로 의지하며 위안을 얻었다. 송성숙(2021)의 실습생들은 실습기간에 동료들과 과제 수행에 대한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결과물을 발전시켰다. 이러한 팀워크는 학습공동체 형성으로 이어져, 실습 경험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핵심 자원으로 작용하였다. 권양이(2024)의 연구에서도 동료 실습생 간의 교류, 피드백은 이들이 경험한 현실과 괴리, 즉 “현실충격” 완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 박명신·한상훈(2016)의 연구 또한 혼자 실습을 나간 학생보다 2~4명이 함께 실습할 때 서로 돕고 의지하여 실습 효과가 더 좋다고 보고하였는데, 이는 동료 집단과의 상호작용이 실습 활동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보여준다.
아무래도 실습생은 저 혼자만이 아니라 여러명이서 나갔어서 ... 당황스러웠던 부분이나 조금 어렵다 이런 부분들은 서로서로 공유하면서 할 수 있어서 그게 조금 유지가 됐던 것 같아요. (권양이, 2024, p. 831, 참여자 1)
저는 혼자여서 쓸쓸하고 부담스러웠어요. 실습은 한 2~3명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요.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혼자하면 모르는 게 있을 때 계속 실습지도자에게 물어봐야 하잖아요. (박명신·한상훈, 2016, p. 137, 사례 9)
실습 과정에서 마주한 괴리와 환경 편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평생교육 현장실습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과 지식, 태도 등의 역량을 키웠을 뿐 아니라 의미 있는 인식의 확장과 자기 성장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김진숙(2012)이 포착한 “백문이 불여일견”과 “행함으로서의 앎”이라는 평생교육 실습 경험 인식은 송성숙(2021)의 성인대학생들에게서도 “백문불여일견의 살아있는 현장경험”이라는 주제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백 번의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평생교육 현장 실습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평생교육이라는 것에 대해 책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좁았던 시야를 현장에서의 경험이라는 것을 통해 넓게 넓힐 수 있었죠. (김진숙, 2012, pp. 283-284, 연구참여자 D)
실습 전에는 막연하게 평생교육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실습 후에는 실질적인 평생교육이 무엇인지 배웠고, 실습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실제 사업계획서와 공모사업 작성도 해봤습니다. 또 우수 학습마을 현장탐방도 다녀오고, 공모사업 찾는 방법도 배워서 현재 직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송성숙, 2021, p. 53, A-T-2021.5.13)
한상길(2014)은 학생들이 초기 직무 수행과 기관 관계자들과의 관계 설정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으나, 역할혼미와 자존감의 상처 등을 차츰 극복하며 “주어진 환경 범위 내에서 ‘의미 발견’ 단계를 경험”하였고, 보조적인 업무에 대한 불만 또한 구성원들과의 인간관계와 이해, 섬김을 통해 하나씩 해소해 나갔다고 보았다. 그는 이러한 실습경험을 “체험과 도전의 장”으로 표현하며, 실습이 삶의 시야를 넓히고 성장을 도모하는 계기가 됨을 보여주었다.
처음엔 다 따로 논다고 해야 하나? 뭐 그랬는데... 관심도 없었구요. 조금씩 관계가 친밀해지면서 실습생들 간에... 그 다음엔 슈퍼바이저랑... 그 다음엔 우리를 무시한다고 생각했던 사무실 선생님들이랑도. 결국 제일 빛이 난 건 프로그램 참관했던 청소년들과의 관계가 완전 달라졌고, 그 아이들의 태도도 조끔씩 예의를 갖추며 다가오더라구요. 뭐 저런 애들이 있나하고 욕만 하고 실망했는데....(한상길, 2014, p. 73, C2)
특히 그 과정에서 실습기관 관계자, 동료 실습생, 학습자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 교류 경험은 실습생의 성장에 핵심적 역할을 하였다. 김진숙(2012)의 학생들은 관계와 소통을 실습 경험의 주요 축으로 꼽았으며, 권양이(2024)의 학생들에게도 실습생, 실습지도자 등 구성원과의 교류가 부정적 경험을 완화하는 요소로 작용하였다. 한상길(2014)은 이를 “앎: 관계=교육=삶”이라는 등식으로 표현하기도 하였다. 권양이(2024)의 연구에서도 실습경험이 예비 평생교육사로서 역량을 기르고,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협력 능력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송성숙(2021)의 성인대학생들 역시 동료와의 팀워크에 기반한 학습공동체 형성을 통해 관계 속에서 자신과 공동체의 성장을 경험하였다.
혼자였으면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을 텐데 함께 토론하고 의논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되었고 각자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하루하루 힘든 중에도 뭔가를 알아가게 되었으며 흥미도 생겼습니다. 실습지도 선생님께서 도전해보라고 알려 주신 공모사업에 동료들과 함께 기획했던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선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같이 열심히 노력하는 즐거움도 맛보았습니다. (송성숙, 2021, p. 54, B-T-2021.05.04)
마지막으로, 동료 실습생, 실습기관 관계자 이외에도 학습자에게서 발견한 보람과 고마움 표현 또한 실습 경험에 긍정적인 경험을 더했다. 예를 들어 한상길(2014)과 권양이(2024)의 학생들은 어르신들의 전시회 준비 과정 및 수업 등에서 학습자들의 진심 어린 고마움 표현을 통해 실습 과정에서 보람과 감사함을 느꼈으며, 이는 성인학습자와의 관계 속에서 경험한 보람된 평생교육 현장 경험으로 기억되었다. 이들은 평생교육 실습이 단순히 직무와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갈등과 교류, 소통 등을 경험하고 가르침과 배움 사이의 인간적 관계를 통해 평생교육의 본질을 발견해 나아갔다.
평생교육사 양성과목 수업을 받고 난 후 그 어르신 분들이... 제 수업을 끝내고 나면요 꼭 손을 잡으시고 등을 두드리시면서 감사하다고, 고맙다고, 자기가 너무 못하는데..도와줘서 고맙다고 하는데... 어머니들 말씀 들어보면 조금 죄송스럽기도 하고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기도 하고 네, 그랬었어요. (한상길, 2014, p. 72, C1)
전시를 해드린다는 것 자체가 (중략) 수고했다보다는 이제 본인 작품에 대한 뭔가 프라이드 약간 이런걸 느꼈어요. 이 할머니들이 자기의 뭔가 새로운 도전인 거잖아요. 어쨌든 그동안 안 해보셨던 거에 대한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여기서 느껴지는 프라이드도 있고 그리고 고맙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수고했다라는 얘기보다는 고맙다 자기가 지금 이런 전시회도 열고 하니까 마치 작가가 된 것 같다 고맙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셨는데 거기서 조금 감동을 받았던 것 같아요. (권양이, 2024, p. 832, 참여자 6)
3. 실습 이후
대부분의 학생들은 실습 전 평생교육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평생교육사에 대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참여를 하지 않았으나, 실습 종료 후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에 대한 성찰을 통해 평생교육의 의미와 평생교육사의 역할에 대한 인식을 재구성하였다. 이 단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두 가지 차원의 인식 확장에 있다.
첫째는 평생교육에 대한 의미 관점의 확장이다. 허효인(2025)의 비교직 희망 사범대생들은 강의실에서 이론으로만 접했던 성인학습자, 교·강사, 평생교육사와의 만남을 통해 평생교육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확인하고,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사회생활을 미리 경험할 수 있었다. 송성숙(2021)의 성인대학생들도 “사람을 중심에 두고 실천하는 평생교육”이라는 점에서 평생교육에 대한 인식의 확장을 실습의 핵심 경험으로 진술하였다. 상기 연구들과 한상길(2014), 허효인(2025) 연구와의 공통적인 발견은 평생교육의 핵심이 공공선을 위한 관계 맺음, 인간관계, 인간중심에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의 확장은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적 시야를 넘어 평생교육이 사회에서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보다 거시적인 이해로 이어졌다.
실습하면서 실질적으로 사람이 힘이라는 거를 절실히 깨달았어요. 인간관계를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평생교육사한테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거요. 마을 일을 할 때도 사람을 알아야지 모든 이 일이 다 잘 진행되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아는 사람만 이렇게 관계를 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조금 더 변화해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조금 더 노력하고 발전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송성숙, 2021, p. 54, E-M-2021.03.28.)
둘째, 평생교육사의 역할과 직무에 대한 다면적 이해의 확장이다. 다수의 연구(권양이, 2024; 김진숙, 2012, 송성숙, 2021)에서 학생들은 실습 전에는 평생교육사를 평생교육기관 및 공공기관에서 단순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이해했으나, 실습 이후 평생교육사는 기획·운영·평가·민원 응대·지역사회 연계·예산 관리 등 다양한 직무 역량이 필요한 “멀티 플레이어”임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단순히 경제적 수단으로서의 직업이라기보다 사명감과 봉사 정신, 열정, 창의성, 포용성, 인내심 등을 기반으로 사람을 성장·변화시키는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직업으로서 ‘평생교육사’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제가 기관에 딱 갔을 때 제일 뭔가 학교에서 배우던 거랑은 다르다라고 느꼈던 부분은 아무래도 성찰일지에 썼듯이 평생교육사의 직무가 단순히 뭔가 경영적인 부분만 있다거나 아니면 프로그램 개발하는 그런 부분만 있는 게 아니라 정말 학습자 상담도 해야 하고 그 다음에 또 관리도 해야 되고 나중에 프로그램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뭔가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 되고 그 후에 뭔가 결과라든지 이런 거 분석까지 해야 되는 되게 총체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게. (권양이, 2024, p. 827, 참여자 1)
평생교육사는 그냥 프로그램 개발하고 그렇게만 생각했죠. 제가 실습하면서 느낀게 그냥 단순히 직업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 같고, 사명감 봉사정신 그런 것들이 다 합해져서 사람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 되겠더라고요. 그 마음들이 있어야지만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평생교육사를 직업으로만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송성숙, 2021, p. 55, B-M-2021.03.21)
상기 인식의 확장은 일부 학생들에게 평생교육사로서의 직업적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형성하는 계기가 된 반면, 다른 학생들에게는 양가적 감정과 유보적 태도, 교육자로서 또 다른 가능성의 발견의 형태로 나타나는 등 진로와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적 정체성에 대한 학생들의 다양한 인식 양상이 나타났다.
첫 번째는 평생교육 실습을 통해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에 대해 긍정적인 정체성을 형성한 경우이다. 송성숙(2021)의 연구는 “도전하고 싶은 평생학습 실천가의 삶”이라는 주제(theme)를 통해 평생학습 실천가에 대한 긍정적 정체성 변화를 경험하며 자신들의 직업적 미래상으로 적극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인대학생인 이들은 일과 학업·가정을 병행하는 부담 속에서도 실습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평생교육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함과 동시에 평생교육사로서 직업적 포부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김진숙(2012), 박명신·한상훈(2016), 권양이(2024)의 학생들 또한 평생교육 실습이 평생교육사라는 직업 선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기회가 되었다. 이 연구들에서 발견된 평생교육사에 대한 긍정적 직업 정체성 형성은 적절한 환경에서 이루어진 실습이 단순한 자격제도 요건의 충족을 넘어 직업적 정체성 형성의 의미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60시간을 실습하면서 미래에 평생교육사가 되어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평생교육을 통해 무언가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중략> 가정형편 때문에 제때 교육을 받지 못하고 만학의 꿈을 키우고 계시는 어르신 학생들을 보면서 그분들을 위하여 무엇인가를 해야 된다는 소명의식도 갖게 되었고 그 어르신들을 보면서 나 자신을 더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송성숙, 2021, p. 55, E-T-2021.05.10)
저는 제 진로에서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을 안일하게 생각했던 부분들... 평생교육사는 괜찮은 직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진로에 대해서 방향성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어요. (박명신·한상훈, 2016, p. 140, 사례 5)
두 번째 양상은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에 대한 양가감정과 유보적 태도의 형성이다 (박지혜·최희준, 2008, 한상길, 2014, 허효인, 2025). 학생들은 실습을 통해 평생교육사가 의미있는 일을 수행하는 직업임을 인식하면서도, 동시에 직업적 전문성, 자격증의 활용성, 사회적 처우 등에 관한 회의적 태도를 함께 느끼기도 하였다. 이러한 양가감정은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로 귀결되었다. 그 원천에는 먼저, 평생교육사 자격증의 낮은 활용성에 대한 인식이 자리했다. 박지혜·최희준(2008)은 평생교육사 자격증 취득이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는 현실을 인식하고, 자격증 취득 자체가 통과의례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고 서술하였다. 한상길(2014)의 실습생들은 평생교육사 자격증은 누구나 강의를 신청하면 들을 수 있고 실습을 마치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격증의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비판하였다. 허효인(2025)의 연구참여자 1도 평생교육사 일은 “평생교육사 자격증이 없어도 오래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아지는 것(p. 56)”이라며 진입 장벽이 낮아 대체 가능한 업무라는 회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는 평생교육사의 직업적 전문성 자체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는 사례들이다.
평생교육사는 누구나 강의를 신청, 신청하면은 할 수 있고 그리고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으면 자격증을 딸 수 있고, 실습을 나가면 나가서 그냥 4주 동안 버티다가 오면 할 수 있고 그래서, 전문성이 조금 떨어지는... (한상길, 2014, p. 78, C6)
그 이외에 사회적 인지도와 처우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직업으로서 평생교육사에 대한 유보적 태도에 영향을 주었다. 평생교육사의 보수와 낮은 처우 수준 등의 경제적 보상, 직업 안정성 등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고 판단하여 평생교육사가 되는 것을 차선책으로 생각하였다. 이러한 의구심 속에서 실습 종료는 허효인(2025)의 학생들에게 ‘진로탐색은 다시 처음부터’라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돌아가며 진로 재탐색의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원래는 평생교육사가 되는 것에 고민을 좀 했었는데 지금은 경력으로 발전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평생교육사로 살아간다는 것이 연봉도 그렇게 높지 않고. 평생교육사가 2년에 한 번씩 계속 바뀐다고 하더라구요. 직업적인 안정성도 없고. 그래서 아 여기로 나아가기는 좀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습니다. (허효인, 2025, p. 58, 연구참여자 3)
마지막 세 번째 양상은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으면서, 실습 경험을 자신의 더 넓은 진로와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사전 경험으로 해석하는 경우(권양이, 2024; 김진숙, 2012; 한상길, 2014; 허효인, 2025)이다. 이 양상은 평생교육사가 아닌 다른 진로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학생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실습이 평생교육사에 직업 정체성 형성을 넘어 보다 넓은 의미의 사회 진출을 위한 학습 경험으로 활용되고 있는 현상을 보여준다. 김진숙(2012)의 한 연구참여자는 실습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인 것 같다고 표현했는데, 학생들은 실습을 통해 처음 조직 생활을 경험하고, 직장 내 위계와 협력, 사회인으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 예의범절을 체득하였다. 이는 실습이 단지 평생교육사라는 특정 직업으로의 진입 통로가 아니라, 학교에서 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초기 사회 경험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습은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이 분야로 진로 선택을 하지 않더라도 사회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중략⋯) 회사에 들어가기 전에 한번쯤은 인턴십을 하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인턴십이라는 개념이 곧 실습이라는 개념과 같다고 생각해요. (김진숙, 2012, p. 286, 연구 참여자 F)
권양이(2024)의 연구에서도 교육행정직 공무원을 준비하는 참여자 1은 비슷한 업무환경을 가진 평생교육사 실습을 통해 사전 연습을 할 수 있었다고 회고하였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다른 참여 학생들도 행정업무, 데이터 처리, 서류 작성 등 실무 경험을 통해 직장 생활에 대한 사전 체험의 기회로 평가하기도 했다. 허효인(2025)의 비교직 희망 사범대생들도 이론으로만 접했던 성인학습자, 교강사, 평생교육사 등 다양한 사람들과 실제 만나면서 사회생활을 미리 체험하는 듯한 경험을 했다고 진술했는데, 평생교육 실습은 각자의 진로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의미화 될 수 있는 ‘유연한 학습 경험’이며 사회 진출 전 직업 세계로 향하는 징검다리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Ⅴ. 논의 및 제언
1. 논의
본 연구는 대학생의 평생교육 실습 경험을 탐구한 7편의 질적 연구를 메타합성하여 평생교육 실습 경험의 구조와 의미를 탐색하고 실습의 질적 개선과 향후 방향에 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대학생의 평생교육 현장실습 경험은 실습 전 진입 동기 형성부터 실습 후 진로 재구성에 이르는 일련의 연속적인 학습 여정으로 종합되었는데, 본 장에서는 각 단계별 연구결과에 대한 논의 및 논증적 종합을 제시하였다.
실습 전 평생교육 실습 참여 동기를 살펴보면, 전체 논문에서 대학생들은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에 대한 뚜렷한 소명감보다는 자격증 취득 자체나 미래 진로의 다각화를 위한 도구적 동기로 실습에 참여하고 있었다. 일례로 허효인(2025)의 비교직 희망 사범대생들에게 교직 이외의 ‘차선책으로서 평생교육사 자격증 취득’은 교원 양성 중심의 전통적인 사범대 구조와 진로 다양성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평생교육 실습 참여의 맥락을 보여준다. 분석 논문들에서 일관성 있게 확인되는 현상은, 평생교육사 양성 제도가 낮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다양한 학과 및 배경의 학생들을 광범위하게 흡수하면서도 정작 이들이 평생교육사로서의 진로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는 데 필요한 적극적인 지원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이중적 성격이다. 이러한 구조는 학생들이 실습을 자격증 취득을 위한 단순한 통과의례로 치부하는 배경이자, 실습 이후 단계에서 나타나는 자격증 활용에 대한 의구심과 연결되는 출발점으로 작동하였다.
또한 실습 진입 단계에서 학생들이 경험한 ‘막막한 양가적 감정’은 실습기관 섭외의 어려움과 정보 격차, 사전교육·오리엔테이션의 미비라는 제도적 공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러한 외부적 어려움들이 만들어 낸 ‘기대와 불안’의 양가적 감정은 실습 전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저하시키고 실습 경험의 질적인 차이를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동하였다. 요컨대, 실습 진입 단계의 이러한 양상은 학생들이 배움의 기회를 보장받는 것이 아니라 첫 문턱에서부터 허락을 구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경험의 차이가 실습이 시작되기 전부터 만들어지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실습 과정에서 상당수의 학생들은 ‘평생교육 이론과 실습 현장의 괴리’를 경험했다. 분석 논문들은 공통적으로 평생교육사의 실제 직무 범위와 실습에서 부여받는 역할 사이의 간극을 지적하였는데, 기획·운영·평가·교수 등 평생교육사의 광범위한 직무 영역에 비해 실습 현장에서 학생들은 단순 보조업무 및 잡무에 한정되거나, 민원·돌발 상황 대응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민원 응대는 그 자체로 평생교육사의 직무의 일부이며, 문서 작성이나 행사 지원과 같은 업무 역시 기관 운영의 실제를 이해하는데 일정한 교육적 의미를 지닐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교육부(2015)의 실습 과목 운영지침이 필수항목으로 규정한 모의 프로그램 기획·행정업무 등의 전문적 직무 경험이 이행되지 않은 채, 단순 보조 업무가 상당 부분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는 데 있다. 초기부터 지적된 바와 같이, 평생교육사의 광범위한 직무 범주는 오히려 실습기간 동안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업무에 대한 합의된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게 하며(박지혜·최희준, 2008), 그 결과 학생들이 명확한 역할을 부여받지 못한 채 주변인적 위치에 머무르게 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실습 과정에서 새롭게 부각된 질적 메타합성 결과는 ‘실습 환경의 구조적 조건’이 경험의 질 차이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특히, ‘표준화된 매뉴얼의 유무, 실습지도자의 태도와 슈퍼비전의 질, 동료 실습생과의 관계’라는 세 가지 요소는 학생들의 실습 경험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먼저, 표준화된 매뉴얼의 유무는 실습 경험의 질을 나누는 일차적 조건이었다. 허효인(2025)의 연구에서 동일한 시기임에도 매뉴얼과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기관의 실습생은 긍정적인 경험을 한 반면, 그렇지 않은 기관의 실습생은 의미 있는 경험을 하기 어려웠다는 상반된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실습생들의 현장실습 자세 문제를 지적한 박지혜·최희준(2008)의 일부 결과를 제외하면, 다수의 연구는 평생교육 실습의 질이 학생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실습생이 처한 환경과 시스템이라는 구조적 조건과 밀접하게 관련됨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실습 경험의 질적 상향을 위해서 실습 환경의 표준화와 실습 지원 체계 구축이라는 구조적 개선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실습지도자의 역할 또한 실습환경의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권양이(2024)에서 실습지도자의 시간 조정, 간식 챙김 등의 사소한 배려와 꼼꼼한 피드백은 실습 현장에서의 학생들의 실망감을 완화했고, 한상길(2014)에서 숙련된 지도자의 격려와 응원은 실습생의 자존감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실습지도자가 단순히 업무를 분배·운영하는 관리자가 아니라 학생들의 현장 적응과 학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서, 이들의 정서적, 관계적 역량이 실습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동료 실습생과의 관계 또한 실습 경험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쳤다. 송성숙(2021)의 성인대학생들은 동료들과 과제 수행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결과물을 발전시키고 팀워크를 통해 학습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실습 경험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였고, 박명신·한상훈(2016) 역시 혼자 실습을 나간 학생보다 2~4명의 실습생이 함께 실습할 때 서로 돕고 의지하며 실습 효과가 더 좋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결과는 평생교육 실습이 개별적인 설계를 넘어, 동료들과 함께 어려움을 공유하고 협력적 학습을 구성해 나가는 학습공동체 기반 설계로 구상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실습현장의 구조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생들은 실습 경험을 통해 삶의 시야를 확장하고 관계 속에서 자기 성장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이는 평생교육 현장실습이 추구하는 본질적 가치와 의미가 확인되는 지점이다. 체험과 도전의 장으로서 평생교육 실습은 학생들의 삶의 관점과 시선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고, 학생들은 실습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와 소통을 통해 평생교육의 의미와 본질을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주목할 만한 발견은 실습 중 학습자들이 실습생들에게 표현한 고마움과 그로 인한 보람이 이들의 긍정적인 실습 경험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학습자들과의 만남은 일부 학생들에게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의 사회적 가치를 체감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실습 이후 단계에서 나타나는 평생교육사에 대한 인식의 확장 및 직업 정체성의 형성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로 기능하였다. 이처럼 실습 과정은 구조와 환경에 따라 경험이 나뉘는 동시에 관계 속에서 배움이 성장하는 이중적 국면을 지니고 있다.
마지막으로 실습 이후 단계에서 학생들은 평생교육과 평생교육사에 대한 인식을 다면적으로 재구성하는 양상을 보였다. 학생들은 평생교육의 본질이 ‘인간 중심의 실천’이라는 통찰과 함께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관계 속에서 평생교육의 가치를 체감하였다. 또한 실습 이후 평생교육사를 단순히 프로그램 운영자에서 다양한 직무 역량이 필요한 전문직으로, 단순한 경제적 수단으로서의 직업이 아닌 사명감·봉사 정신 등을 기반으로 사람을 성장시키는 촉진자로 재인식하였다. 특히, 실습 전 단계에서 학생들이 가졌던 자격증 취득을 위한 도구적 동기를 상기할 때 이러한 인식의 확장은 실습이라는 직접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학습 성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인식의 확장이 곧바로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적 정체성 형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인식의 확장이 평생교육이라는 ‘영역’에 대한 이해의 변화라면, 정체성 재구성은 그 영역 안에서 ‘나’의 진로 정체성을 정하는 문제로, 후자에는 실습에서의 직무 경험의 질과 노동시장 현실에 대한 판단이 함께 개입하였다.
실습 이후 학생들의 진로 정체성 재구성 양상은 세 가지 형태로 나타났다. 첫째, 평생교육사에 대한 긍정적 정체성이 형성된 경우로(박명신·한상훈, 2016; 송성숙, 2021; 한상길, 2014), 실습은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매개로 기능하였다. 둘째, 평생교육사라는 직업에 대해 양가감정과 유보적 태도를 형성한 경우이다. 학생들은 평생교육사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직업임을 인식하면서도 자격증의 활용성, 사회적 처우 등에 관한 회의적 태도(박지혜·최희준, 2008; 한상길, 2014; 허효인, 2025)를 취했다. 원 연구들이 학생들의 양가감정을 주로 개별 참여자의 태도 차원에서 기술하였다면, 메타합성의 관점에서 이는 평생교육사 자격제도와 노동시장 진입 구조 간의 괴리라는 환경적 조건이 학생들의 직업적 정체성 형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재해석 할 수 있다. 실습 종료는 이들에게 목표 성취라기보다 진로 모색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는데, 이는 부정적 경험의 산물이라기보다 실습이 자신의 진로를 보다 진지하고 현실적으로 사유할 기회를 제공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셋째, 실습 경험이 평생교육사 진입 통로가 아니라 더 넓은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사전 경험으로 의미화 되는 경우이다. 권양이(2024), 김진숙(2012), 한상길(2014) 등의 연구에서 학생들은 실습을 통해 행정업무, 데이터 처리, 서류 작성 등 직장 생활에 필요한 실무 경험을 얻었고, 사회인으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을 체득하였다.
이렇듯 세 갈래로 나뉜 양상들은 평생교육 실습이 학생들에게 갖는 의미의 다층성을 나타낸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양상들이 개인의 성향에 따른 우연한 차이가 아니라 앞선 단계의 경험과 일부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 정체성 형성은 대체로 의미 있는 직무 경험이 가능했던 실습을 한 학생들에게서, 양가감정과 유보적 태도는 경험이 제한되었거나 자격의 효용에 대한 회의를 확인한 학생들에게서 두드러졌다. 다시 말해, 실습 이후 진로의 갈림길은 실습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하였는가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대학생의 평생교육 실습 경험은 실습 전 진입에서 실습 이후 진로 재구성에 이르는 하나의 학습 여정으로 종합되며, 이 여정은 구조에 따라 배움의 기회가 갈라지는 동시에 관계 속에서 성장이 이루어지는 이중적 속성을 지닌다. 이에 본 연구는 이 여정의 논증적 종합을 ‘구조에 따라 갈라지는 경험,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배움’으로 명명하였다.
먼저, 평생교육 실습 경험은 배움의 기회가 학생들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계마다 구조나 환경에 의해 열리거나 닫히는 조건부적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실습 전에는 실습기관의 수용 여부, 실습 과정에서는 매뉴얼의 유무와 실습지도자의 지도 및 부여되는 역할의 범위, 실습 이후에는 앞선 단계에서 축적된 경험의 질이 학생들이 얻을 수 있는 배움의 폭에 영향을 미쳤다. 다음으로, 평생교육 실습 경험은 또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는데, 실습 기간 동안 학생들의 성장은 대부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실습지도자의 피드백과 배려, 동료 실습생과의 교류에서 얻은 위안과 의지, 학습자의 고마움 표현 등이 학생들의 성장과 배움을 촉진하였다. 하지만 현재 실습 문화에서 ‘관계’는 구조적 결함을 메우는 우연한 자원에 머물러 있다고 볼 수 있다. 체계가 갖추어진 기관이나 좋은 실습지도자를 만난 경우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구조에 따라 갈라지는 경험’과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배움’이란, 구조가 마련되지 않은 실습 현장을 ‘관계’가 우연히 메워 온 학생들의 경험을 양면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2. 실천적 제언
논의를 바탕으로 평생교육 실습에 관한 단계별 실천적 제언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실습 전 단계에서는 실습기관 정보 접근성 제고와 사전교육의 체계화가 필요하다. 실습기관 섭외가 학생 개인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본 연구의 결과에 근거할 때, 일차적으로 대학은 평생교육기관과 협약을 맺어 검증된 실습처를 사전에 확보함으로써 실습생의 섭외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 다만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정보 격차와 지역별 실습기관 편중은 대학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이에 장기적으로 시·도 평생교육진흥원과 시·군·구 평생학습관 등 지역 평생교육 추진체계가 지역 단위의 실습기관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고,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이를 통합한 전국 단위의 실습기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적극적인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데이터베이스에는 실습기관의 유형, 실습생 수용 인원, 실습 프로그램 운영 내용 등을 포함하여 학생들이 실질적인 기관 선택 근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상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대학은 표준화된 사전교육과 오리엔테이션을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실습 학점 인정 요건에 사전교육 이수를 포함하고, 실습기관 정보 탐색 방법, 평생교육사 직무 소개, 실습일지 작성법, 현장 예절 등을 체계적으로 안내함으로써, 학생들이 준비된 상태로 실습에 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실습 과정에서는 실습 내용의 표준화와 슈퍼비전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첫째, 기존 운영지침의 이행력을 담보해야 한다.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단순 보조업무의 편중은 기준의 부재가 아니라 운영 지침(교육부, 2015)이 규정한 필수항목이 현장에서 이행되지 않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평생교육진흥원과 교육부는 실습기관 평가에 필수항목 이행 여부를 반영하는 등 기존 운영지침의 이행력을 담보하는 관리·감독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평생교육 실습 운영지침과 매뉴얼 자체의 질과 시의성을 높여야 한다. 2015년 운영지침 제정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어 온 운영지침을 현장의 변화에 맞게 개정하고, 주차별 표준 실습 내용과 평가 기준을 구체화한 매뉴얼의 개발과 보급이 필요하다(박명신·한상훈, 2016). 아울러 평생학습관, 대학부설 평생교육원, 시민단체 등 기관 유형에 따라 실습 여건이 다른 만큼, 공통된 표준을 유지하면서도 기관 특성을 반영한 매뉴얼을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권양이, 2024). 셋째, 실습지도자의 지도 역량 강화와 슈퍼비전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연구결과에서 실습지도자의 태도와 슈퍼비전의 질은 실습 경험을 좌우하는 요소였으나, 실습지도자들은 지도 방법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가 부족했다. 실습기관 및 시도평생교육진흥원은 실습지도자를 위한 정기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실습기관 내 슈퍼비전 제공을 실습 운영의 필수 요건으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대학 차원에서는 실습지도자 이외에도 교수, 선배 평생교육사 등으로 지도의 영역을 넓히는 다중 멘토링 병행 체계를 검토(권양이, 2024; 한상길, 2014)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료 실습생 간의 상호작용이 실습 경험이 미치는 긍정성을 상기할 때, 대학과 실습기관은 공동 실습과 동료 간 상호 피드백, 학습공동체 형성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실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실습 이후 단계에서는 실습 경험을 진로 설계와 연결하는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실습 종료가 진로 모색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었던 학생들이 적지 않았던 만큼, 대학은 실습 종료 후 진로 상담과 성찰을 위한 실습 사후 세미나, 동료 실습생 간 경험 공유의 장, 지도교수와의 진로 상담 등을 운영하여(권양이, 2024) 학생들이 실습 경험을 자신의 진로 맥락에서 의미화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이때 평생교육사를 진로로 희망하는 학생과 다른 진로를 모색하는 학생을 구분한 차별화된 진로 지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 정책적 차원에서, 교육부는 평생교육사 자격증의 활용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제고해야 한다. 학생들이 인식하는 자격증 활용에 대한 의구심은 평생교육사의 채용 규모, 처우, 고용 안정성이라는 노동시장의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현영섭·신은경, 2020). 평생교육기관의 평생교육사 의무 배치 범위 확대, 처우 기준 정비 등 자격의 실질적 효용을 높이는 정책적 노력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실습 단계의 개선만으로는 예비 평생교육사의 직업 정체성 형성을 온전히 지원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허효인(2025)의 연구가 보여주듯 다양한 진로 배경의 학생들이 평생교육 분야로 유입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여, 대학(사범대학)과 평생교육기관 간 연계를 강화하고 이들의 진로 전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는 평생교육사 양성 제도가 단순한 자격증 취득 대상이 아니라, 이 사회의 다양한 교육적 실천을 담당할 잠재 인력으로 양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뜻한다.
끝으로, 상기 단계별 제언을 실행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지역 간 실습 여건의 편차이다. 표준화된 실습 내용을 모든 지역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지역별 실습기관의 수와 여건 차이가 크다. 본 연구에서도 비수도권 학생들은 실습기관 선택의 여지 자체가 제한되어 있었다. 이에 지역 내 소규모 기관들이 공동으로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컨소시엄 방식, 시군구 평생학습관과 시도 평생교육진흥원 등 거점 기관을 중심으로 한 순회 슈퍼비전, 사전교육·이론교육의 비대면·블렌디드 운영 등 지역 여건에 맞는 유연한 실습 운영 모델을 함께 검토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실습기관의 참여를 유도할 유인책도 매우 중요하다. 선행연구(박명신·한상훈, 2016)에서 제안된 바와 같이 시도 평생교육진흥원과 지방자치단체 등은 우수 실습기관 인증, 공모사업 평가 시 가점, 실습지도자 교육 지원 등 기관 차원의 인센티브를 마련하여 실습기관의 자발적 참여와 질 관리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3. 연구의 한계 및 향후 연구 제언
본 연구의 한계와 향후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동료심사를 거친 문헌으로 분석 대상을 한정하여 KCI 등재 학술지 게재 논문만을 포함하였다. 이로 인해 학위논문 등 기타 관련 연구 성과를 반영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남으며 향후에는 분석 대상의 범위를 확장하여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축적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질적 메타합성의 방법론적 특성상 원 연구들의 해석을 이차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원 맥락의 일부가 손실될 가능성이 있다(손행미, 2020). 이를 최소화하고자 하였으나 이러한 내재적 속성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셋째, 분석 대상 연구들은 참여자 특성, 지역, 연구 시기 등이 서로 달라, 이러한 맥락 차이가 실습 경험에 미친 영향을 정밀하게 분리하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차이를 상호번역 과정의 반박적 요소로 고려하였으나, 종합하는 과정에서 개별 맥락의 고유성이 축소되었을 가능이 있다.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으로는, 첫째, 실습생·실습지도자·대학·실습지도교수 등 실습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의 관점을 통합적으로 비교·분석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최근 실습지도자 관점의 연구들이 축적되고 있는 만큼, 주체 간 인식 차이를 규명하는 것도 실습 제도 개선의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실습 환경의 구조적 조건(매뉴얼 유무, 실습지도자의 태도, 동료 관계 등)이 실습 경험의 질과 직업 정체성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는 양적 연구도 또 다른 실증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주제가 될 수 있다. 끝으로 사회복지 현장실습, 교원양성과정 교육실습 등 유사 실습과의 비교연구를 통해 평생교육 실습의 개선 방향을 탐색하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평생교육 실습이 예비 평생교육사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이 되기 위해서는 실습의 모든 단계에서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지원과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가 평생교육사 양성 제도의 내실화와 현장실습의 질적 개선을 위한 논의에 의미 있는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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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속: 경상국립대학교 교육학과 부교수
연 락 처: nalgae11@gnu.ac.kr
연구분야: 평생교육, 경력개발, 생애교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