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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 1738-0057 (Print) / 2671-8332 (Online)
| [ Article ] | |
| Journal of Lifelong Learning Society - Vol. 22, No. 2, pp. 110-142 | |
| Abbreviation: JLLS | |
| ISSN: 1738-0057 (Print) 2671-8332 (Online) | |
| Print publication date 31 May 2026 | |
| Received 30 Mar 2026 Revised 20 Apr 2026 Accepted 04 May 2026 | |
| DOI: https://doi.org/10.26857/JLLS.2026.5.22.2.110 | |
| 미래구의 평생학습도시 정책 정체성 형성과 변동 과정에 관한 사례연구 | |
권지영 ; 박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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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공주대학교 | |
| 국립공주대학교 | |
A Case Study on the Formation and Transformation Processes of the Policy Identity of the Lifelong Learning City Policy in Mirae-gu | |
Jiyeong Kwon ; Sangok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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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ngju National University | |
| Kongju National University | |
| Correspondence to : **박상옥 (sangok92@kongju.ac.kr) | |
본 연구는 지역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장기적 전개와 변동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 A광역시 미래구를 사례로 과정적 정책(processual policy) 관점에서 탐구하였다. 특히 정책 변화의 맥락과 내부 역동을 설명하고자 정책 정체성 형성과 변동 과정에 주목하였다. 이를 위해 질적 사례연구 방법을 적용하여 행정자료, 자치법규, 의회 회의록, 언론 및 온라인 자료와 함께 정책 운영에 관여한 공무원과 평생교육사 심층면담 자료를 수집·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미래구의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초기에 주민자치 강화를 목표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안착하였으나, 외형적 확장과 반복적인 조직 개편과 기능 분산, 전담 인력 축소를 거치면서 정책 정체성이 약화되고 핵심사업과 추진체계가 불안정해지며 정책 영향력이 점진적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제도 도입과 단기 성과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안정성과 정책 정체성의 지속적 관리가 요구되는 과정적 정책임을 시사한다. 결국 본 연구는 평생학습도시 정책 전개를 장기적 흐름 속에서 설명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 평생교육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데 실천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This study examined the long-term development and transformation of a local lifelong learning city policy through a case study of Mirae-gu in Metropolitan City A, adopting a processual policy perspective. Using a qualitative case study approach, data were collected from administrative documents, local ordinances, council minutes, media sources, and in-depth interviews with public officials and lifelong education practitioners.
The findings show that the policy was initially stabilized with the goal of strengthening local autonomy. However, its identity weakened over time and its core programs and implementation system became unstable due to organizational restructuring, functional fragmentation, and a reduction in dedicated personnel. Consequently, the policy’s influence gradually declined.
These results suggest that a lifelong learning city policy should be understood as a processual policy requiring continuous management of organizational stability and policy identity. This study provides implications for enhancing the sustainability of local lifelong education policies.
| Keywords: lifelong learning city, policy changes, processual policy, policy identity 키워드: 평생학습도시, 정책변동, 과정적 정책, 정책 정체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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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기반사회로의 전환과 인구 구조 변화, 지역 간 경쟁 심화는 개인과 지역사회 모두에게 지속적인 학습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평생교육은 더 이상 학교교육을 보완하는 부차적 영역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 통합을 견인하는 핵심 정책 영역으로 부상하였다(김한별, 2016; Field, 2006). 특히 우리나라의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2001년 도입 이후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약 90%가 참여하는 국가 차원의 대표적인 지역 평생교육 정책으로 확산·정착하였다. 중앙정부의 제도적 가이드라인과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적 실천이 결합한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지역 단위 학습 생태계를 구축하고, 주민의 학습권 보장과 역량 강화를 도모하는 중요한 정책적 의의를 지닌다.
그러나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발전되어 왔다는 단선적 경로를 따르기보다는, 정치적 환경 변화, 행정 조직 개편, 정책 리더십의 교체, 재정 여건, 주민 참여 수준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유동적으로 전개되는 특성을 보인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지역발전 전략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착한 반면, 다른 지자체에서는 조직의 불안정성과 정책 우선순위 변화로 인해 사업이 축소되거나 ‘정책 정체성(policy identity)’ 혼란 양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단순히 제도를 도입하고 성과를 산출하는 결과 중심 정책으로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형성·안착·변동되는 ‘과정적 정책(processual policy)’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Weible & Sabatier, 2018).
그간의 평생학습도시 관련 연구는 정책 효과성 분석, 주민 만족도 조사, 추진체계 구축 방안 등 특정 시점의 성과를 중심으로 수행되었다. 주민의 학습 참여, 만족도, 삶의 질 변화를 분석한 연구들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제도적 성과와 정책적 정당성을 검증하는 데 기여하였다(권인탁, 2004; 변종임·김인숙, 2011; 신군자·이희수, 2007; 이지혜·허준·김지현, 2021; 정성지·최수정, 2018). 또한 추진체계와 거버넌스를 분석한 연구들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평생교육 조직과 전담 인력, 지역 협력 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권인탁, 2006; 변종임 외, 2006; 양병찬 외, 2013).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정태적 제도나 단기 성과 중심으로 이해하기보다, 정책의 형성과 변동 과정을 분석하려는 연구들이 등장하고 있다. 다중흐름모형이나 정책과정 이론을 적용한 연구들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단선적 발전 경로가 아닌 변화 가능성을 내포한 정책 영역으로 인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김대명, 2023; 박효진·김선주, 2022; 이규훈·박상옥, 2025; 정복임, 2023).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제도적 성과와 운영상의 특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를 제공해 왔으나, 장기간에 걸쳐 정책이 어떠한 경로로 변화해 왔는지, 그리고 조직·정치·행정적 맥락이 정책의 지속성과 정체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인다. 특히 정책이 확대되고 안착하는 국면뿐 아니라, 조직 개편이나 정책 환경 변화로 인해 정책이 혼란을 겪거나 축소·후퇴하는 과정까지 포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정책 성과에 대한 단편적 평가를 넘어, 정책이 형성되고 유지되며 변화하는 과정 전반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연구가 요구된다. 이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어떤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반대로 어떤 요인이 정책의 정체성 혼란이나 축소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변동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책 변화의 흐름을 단순한 연대기적 구분이 아니라, 정책의 핵심 특성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시기와 그 전환 과정을 기준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정책 국면(policy phase)’으로 개념화하고, 각 국면에서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어떠한 목적과 의미를 지니는 정책으로 이해되었는지를 ‘정책 정체성(policy identity)’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정책 정체성은 단순한 담론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행정 조직의 구조와 전담 체계의 안정성, 그리고 정책을 구체화하는 핵심사업의 구성과 지속성 속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정책 정체성은 조직 구조와 핵심사업을 매개로 정책 실행 과정에 반영되며, 이러한 요소 간 관계가 정책의 유지, 확장, 혼란, 축소와 같은 변동 양상을 설명하는 핵심 분석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단순한 제도나 사업의 집합이 아니라, 정책 정체성, 조직 구조, 핵심사업이 상호작용하며 전개되는 과정적 정책으로 이해하도록 하며, 정책 변동을 보다 구조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
이에 본 연구는 2007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이후 약 18년간 정책을 추진해 온 A광역시 미래구(가칭)를 사례로 선정하여,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흐름을 시기별로 구조화하고 그 변화 과정을 분석하고자 한다. 미래구는 전국 최초로 ‘찾아가는 평생교육’ 정책을 도입하며 수요자 중심으로 평생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했을 뿐 아니라 이후 조직 개편과 정책 환경 변화 속에서 평생학습 정책 범위와 정체성이 변화한 경험을 지닌 사례이다. 즉, 미래구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안정적 정착 사례라기보다, 형성–확장–혼란–축소라는 다양한 정책 국면이 모두 관찰되는 ‘변동성이 높은 사례’라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와 구별되며, 정책의 확장과 동시에 발생하는 정체성 혼란과 구조적 축소까지 포괄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미래구의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어떠한 흐름 속에서 전개되어 왔는지를 분석하고, 각 시기별 정책 추진의 특징과 변화 요인을 규명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정책 정체성, 조직 구조, 핵심사업 간 관계가 정책 변동에 어떠한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래구의 평생학습도시 정책 국면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고, 정책 정체성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둘째, 국면별 평생학습도시 정책 정체성은 조직 구조와 핵심사업 운영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가?
평생학습도시는 지역을 기반으로 모든 주민에게 지속적이고 균등한 학습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개인의 성장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동시에 도모하는 지역 단위 학습지원 체계이다(태숙원, 2024). 이는 학습도시(learning city), 학습공동체(learning community), 학습지역(learning region) 등의 개념과 맥락을 공유하며, 개인의 인적자원 개발과 사회적 자본 형성을 주요 목표로 한다. 평생학습도시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원하는 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개인의 자아실현과 사회적 통합을 촉진하고, 나아가 지역의 경제적·사회적 경쟁력을 제고하는 도시 재구조화 전략으로 이해된다(양병찬, 2002).
그런데 평생학습도시는 단순히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행정 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사회·문화·경제 전반에 학습을 내재화하는 종합적 지역발전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김대명, 2023; 이지혜·허준·김지현, 2021). 즉, 평생학습도시는 ‘학습 환경 제공 체계’이자 동시에 ‘지역사회의 변화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정책으로, 학습을 통해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주민의 삶을 재구조화하는 거버넌스적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점에서 평생학습도시는 제도·조직·재정·네트워크가 상호작용하며 구축되는 복합 정책 체계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Cooper, Fusarelli, & Randall, 2014).
이러한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도입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지식기반사회로의 이행으로 개인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지속가능한 학습 체제 구축 요구, 지방자치의 본격화와 주민 참여 확대 요구, 지역 간 경쟁 심화 등을 배경으로 이루어졌다(권인탁, 2006).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후반 광명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평생학습도시 조성을 위한 선도적 정책 시도가 이루어졌으며, 「평생교육법」 제정을 계기로 2001년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국가 차원의 제도적 정책으로 정착하였다. 이 과정에서 국가의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은 정책 방향의 상위 기준을 제시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지역 현실에 맞게 수용‧변형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국가 정책의 방향성’과 ‘지역의 맥락적 대응’이 상호작용하며 발전하는 정책 체계로 자리 잡았다(양병찬, 2002).
정부는 2001년 대전 유성구, 경기 광명시, 전북 진안군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하여 시범 운영을 시작하였고, 2008년부터 2010년까지를 제외하고 매년 평생학습도시를 지정해 왔다. 그 결과 2026년 현재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206개(약 91.2%)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되어,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전국 단위로 확산된 대표적인 지역 평생교육 정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러한 확산은 지역 학습 인프라 강화, 주민 삶의 질 향상, 지역 경쟁력 제고라는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서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위상을 보여준다.
지난 25년간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주민의 학습 접근성을 확대하고, 지역 단위 평생교 기반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주민의 학습권 보장과 참여 기회를 확대하였고, 직업능력 개발, 문화·여가 학습, 시민 역량 강화 등 다양한 학습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김진화, 2010). 또한 평생교육 진흥 조례 제정, 전담 조직 설치, 평생교육사 배치, 협의체 운영 등 제도적·행정적 기반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는 점에서 정책적 성과가 크다(변종임 외, 2011). 아울러 지역 내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학습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사회적 자본 강화와 공동체 회복에 기여한 점도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김대명, 2023; 박진희·박상옥, 2025). 실제로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지역사회의 평생학습 활성화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도시 전체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권대봉 외, 2010; 이지혜·허준·김지현, 2021; 이창기·고영상·박경호, 2010). 이러한 측면에서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지역에서 평생학습 참여 확대, 평생학습 문화 형성, 지역 전체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기능했던 핵심 정책 수단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구조적 과제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첫째, 재정 여건과 인력, 공간 등 자원 배분의 지역 간 격차 문제이다. 지자체의 재정자립도와 정책 리더십에 따라 평생학습 정책의 규모와 질이 상이하게 나타나며, 이는 정책의 안정성과 지속성에 영향을 미친다(이병준, 2019). 둘째, 학습 접근성과 참여의 불균형 문제이다.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누구나 누리는 평생학습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지만, 지리적·심리적 제약으로 인해 여전히 학습 참여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존재한다(Park, 2020). 이는 평생학습의 사회적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셋째, 지역 내 평생교육 주체 간 협력체계의 지속성과 실효성 문제이다.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지역사회 내 다양한 교육 자원을 연계하여 학습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을 지향하지만, 협력 구조가 제도화되지 못하거나 행정 변화에 따라 약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양병찬 외, 2013; 이병준, 2019). 넷째, 정책 성과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환류하는 시스템의 한계이다. 정부는 평생학습도시 재지정 평가를 통해 정책 관리를 시도하고 있으나, 획일적 지표, 현장과의 괴리, 전담 인력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개선 과제로 남아 있다(양은아, 2024). 이러한 과제들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단기 성과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정책의 정체성과 지속성이 약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평생학습도시는 국가 정책 기조와 지역 거버넌스 구조, 행정 조직 역량이 맞물려 형성·확장·조정되어 온 정책 영역으로, 제도적 성과와 함께 구조적 과제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성숙을 위해서는 단기 성과 확대에 치중하기보다, 정책 정체성 유지, 조직 안정성 확보, 실질적 네트워크 운영 강화, 체계적 성과 환류 구축 등 구조적 기반을 강화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국가 차원의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이 제시해 온 중장기 정책 방향 속에서 단계적으로 구체화되고 지역화되어 왔다(교육과학기술부, 2008; 교육부, 2013, 2018, 2022; 교육인적자원부, 2001). 제1차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2002~2006년)은 평생학습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학습 기회 자체를 확대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였다. 이는 지역 단위 평생학습 추진체계를 형성하기 위한 기초 환경 조성의 성격을 갖고 있었다. 제2차 계획(2008~2012년)에서는 사회적 불평등 완화와 공동체 회복이라는 정책 목표 아래 지역 간 네트워크 강화 및 지역사회 기반 학습체제 구축이 강조되면서,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지역사회 통합 전략과 연동되기 시작하였다.
제3차 계획(2013~2017년)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학습 지원과 지역 평생학습 실행 역량 강화를 주요 과제로 설정함으로써, 평생학습을 ‘개별 시민의 권리 보장’과 ‘지역 역량의 체계적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도록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어 제4차 계획(2018~2022년)은 디지털 환경 변화와 사회 구조 전환에 대응하여 평생학습의 질 관리 체계 고도화와 효율적 운영 구조 마련을 강조하였으며, 이는 지역 평생학습 행정과 사업 관리체계의 전문화·체계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제5차 계획(2023~2027년)에서는 지역-대학-기업 간 연계 강화, 디지털 기반 맞춤형 학습체계 구축, 취약계층 학습권 보장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평생학습이 지역 경제·사회 혁신과 직결되는 전략 정책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단순한 교육 사업을 넘어 지역발전 전략과 사회혁신 정책으로 확장·재정의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평생학습도시 조성은 ‘지역 평생교육 활성화 지원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다. 이 사업은 지역 평생학습체제 구축을 통해 시민의 학습권 보장과 삶의 질 향상, 그리고 지역사회 상생 발전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교육부, 2023). 신규 평생학습도시는 지정 초기 단계에서 조직 정비, 평생학습센터 설립, 전담 인력 확보, 협의체 운영, 연수 및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이후 도시별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컨설팅 지원, 네트워크 강화, 성과관리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정책의 안정화와 내실화를 도모하였다(변종임·김인숙, 2011). 이는 국가 차원의 기본계획이 제시한 목표와 방향이 지역 단위에서 구체적 사업 구조와 행정체계로 변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김인숙·양지희, 2022).
정책의 전개 과정 또한 국가 정책 환경과 재정 여건 변화에 따라 조정·변형을 겪어 왔다.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지역 평생교육 인프라 확충’에 주력하며 3개 지자체에서 76개 지자체로 급속히 확대되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2008~2010년 재정 부족으로 사업이 일시 중단되었다(교육부·국가평생교육진흥원, 2024). 이후 2011년 일반회계 전환을 통해 재개되면서, 2008년 평생교육법 전면 개정에 따른 시·도 평생교육진흥원 설립, 정보망 구축 등 광역 단위 역량 강화 정책이 병행되었다. 또한 2013년 이후 일반 도시까지 사업 지원 범위가 확대되었다(교육부·국가평생교육진흥원, 2024). 이는 국가 기본계획이 제시한 지역 평생학습 역량의 균형적 확충과 학습 접근성의 전국적 보편화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정책적 조정 및 확산 전략으로 이해된다.
2014~2017년에 추진된 읍·면·동 평생학습센터(당시 행복학습센터) 운영은 제3차 국가 기본계획이 강조한 생애주기별 학습 지원과 지역 평생학습 역량 강화 과제를 지역 차원에서 구체화한 것이었다(교육부·국가평생교육진흥원, 2024). 아울러 이 시기 ‘학습형 일자리’ 개념이 도입되면서 학습이 개인의 역량 강화에 머물지 않고 지역경제와 사회활동으로 환류되는 구조를 지향하는 정책 전환이 이루어졌다.
2018~2023년에는 제4차 국가 기본계획이 강조한 디지털 환경 변화, 평생학습의 질 관리 체계 고도화, 효율적 운영 구조 마련이라는 정책 방향에 따라, 지역 특화 프로그램 확대, 자발적 학습모임 육성 등 지역 자생력 강화가 중점적으로 추진되었다(교육부·국가평생교육진흥원, 2024). 더불어 2020년부터는 평생학습도시 재지정 평가가 도입되면서 정책의 지속성과 책임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관리 체계가 강화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도 평생학습 네트워크와 읍·면·동 평생학습센터 사업은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조정되었으며, 최근에는 시·도–평생학습도시 간 컨소시엄 방식이 도입되는 등 정책 추진 구조 또한 점차 다층적이고 협력적인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교육부, 2023).
이렇듯 국가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은 평생학습도시를 지역 평생교육 정책의 핵심 실행 단위로 위치시키며, 지정 제도와 재정 지원, 평가 체계를 통해 정책 확산을 촉진해 왔다. 이러한 방식은 비교적 단기간 내 전국적 확산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정책적 효과를 지니지만, 동시에 지역 정책이 중앙정부의 정책 프레임과 사업 구조에 종속될 가능성도 내포한다. 즉, 국가 정책 기조는 지역 정책의 형성과 확장에 중요한 동인이 되는 동시에, 지역 정책의 자율성과 정체성 형성에 제약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공모사업 실적, 프로그램 수, 참여 인원 등의 양적 지표를 중심으로 평가될 경우, 정책의 장기적 목표와 정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정성지·최수정, 2018). 이러한 구조는 정책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정책의 내적 일관성을 훼손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그러나 큰 틀에서 국가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과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관계는 일방적인 상·하 관계라기보다, 국가 정책 기조와 지역 정책 실행이 상호작용하며 재구성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동일한 국가 정책 틀 아래에서도 지역별로 상이한 정책 경로가 형성되는 이유는, 지역의 정치적 리더십, 행정 조직 구조, 정책 담당자의 인식 차이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정책이 재해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분석할 때에는 국가 정책의 영향과 함께, 지역 차원에서 정책이 어떻게 전개·변형되는지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분석하기 위한 개념적 분석 틀로서, 해당 정책을 단일 시점의 성과나 제도 도입 여부로 평가하기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형성·유지·변동되는 과정적 정책(processual policy) 관점에 기초한다. 정책을 과정으로 이해하는 접근은 고정된 산출물이나 제도적 결과로 정책을 파악하기보다, 다양한 행위자와 조직, 제도적 맥락이 상호작용하며 지속적으로 재구성되는 동태적 실천 과정으로 분석하는 입장이다(Colebatch, 2002; Weible & Sabatier, 2018). 이러한 관점에서 정책 변화는 단절적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정책 목표와 수단, 조직 구조, 그리고 정책을 둘러싼 행위자들의 인식과 해석이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누적적으로 형성되는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다(Langley, 1999).
이와 함께 본 연구는 정책 변화의 핵심 분석 범주로 정책 정체성(policy identity) 개념에 주목한다. 정책 정체성은 해당 정책이 ‘무엇을 위한 정책이며, 어떤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공유된 인식과 의미 체계를 의미하며, 이는 정책 목표와 핵심 가치, 대표 사업의 성격, 조직의 역할 배치에 내재되어 나타난다. 다시 말해, 정책은 단순한 수단의 집합이 아니라 특정한 문제 인식과 해석 틀, 즉 정책 패러다임과 정책 이미지에 의해 지탱되며(Baumgartner & Jones, 1993; Hall, 1993), 이러한 인식 틀은 정책 담론과 제도적 배치를 통해 유지되거나 변화된다(Schmidt, 2008).
이러한 관점에서 정책 정체성은 명시적으로 제시된 정책 목표뿐 아니라, 정책을 둘러싼 담론, 조직 구조의 재편 방식, 핵심사업의 위상 변화 등을 통해 암묵적으로 형성·유지되며, 정책 환경 변화나 조직 개편 과정에서 약화되거나 재구성될 수 있다. 특히 정책이 장기간 추진되는 경우, 정책 정체성은 제도 도입 이후 자동적으로 유지되는 속성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사업 구조 속에서 지속적으로 재확인되고 재생산될 때에만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성격을 가진다(Baumgartner & Jones, 1993; Hall, 1993; Schmidt, 2008).
또한 이러한 정책 정체성의 형성과 변화는 개별 요소에 의해 독립적으로 결정되기보다, 정책 추진 동력, 조직 및 전담 체계, 핵심사업, 정책 환경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나타난다. 기존 평생학습도시 및 지역 평생교육 정책 연구에서도 정책 추진 동력(정책 리더십, 재정 지원), 조직 및 전담 체계(전담부서, 전문 인력), 핵심사업(대표 프로그램 및 지역 기반 학습사업), 그리고 정책에 대한 인식과 담론이 정책 성과와 지속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제시되어 왔다(권인탁, 2006; 변종임 외, 2006; 양병찬 외, 2013; 임경수 외, 2016). 이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단일 정책 수단이 아니라, 조직·사업·인식이 결합된 복합적 정책 체계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본 연구는 정책을 둘러싼 외부 환경 역시 중요한 분석 요소로 고려한다.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국가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 지방재정 여건, 지역사회 요구, 정치적 리더십 변화 등 다양한 환경 요인과 상호작용하며 전개된다. 이러한 점에서 정책은 선형적 인과관계로 설명되기보다, 다양한 요소가 상호작용하며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생성하는 복잡계(complex system)의 특성을 지닌다(Cairney, 2012; Howlett & Ramesh, 2003). 따라서 정책 변동은 개별 요인의 단순한 합이 아니라, 정책 환경과 내부 구성 요소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나타나는 비선형적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과정적 정책 관점과 정책 정체성 개념을 결합하여, 지역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전개를 다음과 같은 분석 기준을 통해 해석하고자 한다. 즉, 정책 추진 동력, 조직 및 전담 체계의 안정성, 핵심사업의 성격과 지속성, 정책 정체성에 대한 인식 변화, 그리고 정책 환경이라는 요소를 중심으로 정책 변동을 분석한다. 이들 요소는 각각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연결된 구조 속에서 정책의 형성과 유지, 그리고 변동을 설명하는 핵심 구성 요소로 작용한다.
이 같은 분석 틀의 적용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제도 도입 이후 지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자동적으로 유지·발전되는 정책이 아니라, 정책 정체성과 조직 안정성이 결합할 때 비로소 지속될 수 있는 과정적 정책임을 밝히는 데 목적이 있다. 이에 본 연구의 사례 분석은 특정 지역의 평생학습도시 정책 이행 과정을 서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수준의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형성-확장-혼란-축소’로 이행하는 정책 변동의 과정적 메커니즘을 해석하는 데 초점을 둔다.
본 연구는 A광역시 미래구의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지정 이후 장기간에 걸쳐 형성·안착·변동되는 과정을 탐색하기 위해 질적 사례연구(qualitative case study) 설계를 적용하였다.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제도 도입 이후에도 정치·행정 환경, 조직 구조, 재정 여건, 주민 참여 등 다양한 요인의 상호작용 속에서 변화하며, 이러한 변화 양상은 단일 시점의 성과 지표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이에 본 연구는 정책의 전개 과정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종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례연구 접근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과정적 정책으로 이해하고, 정책 정체성의 형성과 변동을 분석하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장기간 정책 변화를 추적하는 질적 사례연구 설계를 연구의 기본 틀로 설정하였다.
사례 지역인 A광역시 미래구는 2007년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기초지방자치단체로, 장기간에 걸친 정책 변화 과정을 분석하기에 적합한 사례이다. 특히 미래구는 전국 최초로 ‘찾아가는 평생교육’과 같은 주민 수요 중심 정책을 선도적으로 시행하여 타 지자체로 확산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경험을 지니고 있다. 동시에 미래구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전개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상이한 정책 경로를 비교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닌다. 일반적으로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일부 지자체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거나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미래구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조직 개편, 기능 재배치, 전담 인력 및 공간의 변화 등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정책의 위상과 역할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즉, 미래구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안정적 정착 사례라기보다, 형성-확장-혼란-축소라는 다양한 정책 국면이 모두 관찰되는 ‘변동성이 높은 사례’라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와 구별된다.
이러한 점에서 미래구는 단일 사례이지만,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장기간에 걸쳐 어떠한 조건에서 정착되고, 어떠한 조건에서 혼란과 축소로 전환되는지를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사례이다. 다시 말해 특정 시기의 성공 사례나 우수 사례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의 확장과 동시에 발생하는 정체성 혼란과 구조적 축소까지 포괄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정책 변동의 주요 국면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나는 2006년 정책 기반 형성 국면부터 조직 불안정과 사업 축소 경향이 본격화되던 2022년(5차 평생교육진흥계획 이전)까지를 주요 분석 시기로 설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제도적 변화와 운영 맥락을 다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문헌자료, 행정 자료, 자치법규, 의회 회의록, 언론 및 온라인 자료, 그리고 심층면담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 중 정책의 공식적 전개 과정과 제도적 변화에 대한 분석의 1차 근거는 공적 정책 자료에 두었다.
| 자료유형 | 자료명 |
|---|---|
| 자체 제작 자료 | ·미래구 학습도시 추진성과집 7권 (’07~’11년 / ’12~’13년 / ’14~’15년 / ’16~’17년 / ’18~’19년 / ’20년 / ’21년) ·동별 학습마을만들기 운영성과집(’13년) |
| 외부 용역 자료 | ·’06년 미래구 평생학습도시 종합계획 ·’10년 미래구 평생학습도시 컨설팅 보고서 ·’11년 찾아가는 평생교육 정책 성과분석보고서 |
| 자치법규 | ·「A광역시 미래구 행정기구 설치 조례」(’06~’22년) ·「A광역시 미래구 평생학습 조례」(’06~’22년) ·「A광역시 미래구 주민학습문화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07~’20년) ·「A광역시 미래구 평생학습도서관 관리 운영 조례」(’09~’16년) |
| 의회회의록 (주요업무보고, 행정 사무감사) |
·제5대 제136회, 제137회, 제145회, 제157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록 ·제6대 제157회, 제200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록 ·제7대 제208회, 제215회, 제2119회, 제226회, 제229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록 ·제8대 제238회, 제247회, 제254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록 |
구체적으로는 미래구가 자체 제작한 연도별 성과보고서, 사업계획 및 결과 자료, 외부 컨설팅 보고서 등을 통해 정책 추진의 시기별 변화와 주요 사업의 흐름을 파악하였다. 또한 평생학습 관련 조례와 행정 기구 설치 조례를 중심으로 자치법규를 검토하여 조직 구조와 제도적 변화의 양상을 확인하였다. 아울러 의회 회의록 자료는 주요 업무보고와 행정사무감사 기록을 중심으로 수집하여, 정책 추진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쟁점과 갈등, 정책 판단의 근거를 분석하는 데 활용하였다. 언론 보도 및 온라인 자료로는 구청 누리집, 평생학습 관련 누리집과 SNS 게시물, 보도 자료 등을 수집하여 정책 홍보 방식과 사업 운영 양상, 주민 참여의 변화를 보완적으로 분석하였다.
이와 함께 정책 변화의 실제 작동 방식과 행정적 판단, 현장 경험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심층면담을 보조적으로 병행하였다. 면담 참여자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형성 및 운영 과정에 직접 관여했거나 장기간 실무 경험을 보유한 인력을 중심으로 목적 표집을 하였다. 면담 대상은 공무원 1명과 평생교육사 3명이다. 이중 공무원은 정책 초기 설계 및 이후 조직 내 핵심 역할을 수행하였고 이후 승진하여 다시 과장으로 근무했으며, 미래구 평생학습도시 정책 전반을 맥락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참여자다. 평생교육사의 경우 임기제 형태로 채용되는데 이직이 발생하여, 18년 간 장기 근무 경험자는 없지만 전담 조직 및 권역·거점 기반 사업 수행 경험을 가진 평생교육사 3명으로 구성하였다.
면담은 2023년 7월부터 2024년 3월까지 총 7회 실시하였으며, 대면 면담과 실시간 화상회의(Zoom)를 병행하였다. 1회 면담은 평균 약 60분 내외로 진행되었고,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활용하여 정책 추진 동력, 조직 변화의 배경과 영향, 핵심사업의 성격 변화, 정책 정체성 인식의 변화를 중심으로 질문하였다. 모든 면담은 사전 동의를 얻어 녹음하였고, 전사 후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 참여자 | 직위 | 근무 기간* | 면담방법 | 인터뷰일시 | |
|---|---|---|---|---|---|
| A | 파트장/ 과장(공무원) |
2007.1.~2010.12.(4년) 2019.1.~2020.12.(2년) |
대면 | 2024.03.16.(토) | |
| B | 평생교육사 (임기제) |
2008.4.~2017.3.(9년) | 대면 | 2023.07.07.(금) 2024.01.24.(수) 2024.03.06.(수) |
|
| C | 평생교육사 (임기제) |
2010.8.~2013.2.(2년 6월) 2016.10.~2021.12.(4년 2월) |
비대면(Zoom), 대면 | 2024.03.06.(수) 2024.03.16.(토) |
|
| D | 평생교육사 (임기제) |
2009.11.~2014.11.(5년) 2015.11.~2020.12.(5년) |
대면 | 2024.02.22.(목) | |
본 연구에서 면담 자료는 정책 전개 전 기간을 연속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주된 증거로 활용되기보다는, 문헌 및 행정 자료 분석을 통해 도출된 정책 변화 국면과 해석을 보완하고, 각 시기별 정책 인식과 실천의 맥락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보조적 해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반복적 비교분석 방식을 통해 범주화하고, 정책 변화의 흐름을 단계적으로 구조화하였다. 본 연구는 ‘정책 흐름’을 단순한 연대기적 서술이 아니라, 정책 추진의 조건과 내용이 결합하여 나타나는 변화의 국면으로 정의하였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Ⅱ장에서 제시한 과정적 정책과 정책 정체성 개념을 분석 틀로 적용하여, ‘정책 추진 동력’, ‘조직 및 전담 체계의 안정성’, ‘핵심사업의 성격과 지속성’, ‘정책 정체성에 대한 인식 변화’라는 분석 기준을 설정하였다. 이 네 가지 분석 기준은 정책이 어떠한 동력에 의해 추진되고, 어떠한 조직적 기반 위에서 실행되며, 어떤 핵심사업을 통해 구현되고, 그 과정에서 정책 정체성이 어떻게 형성·변화하는지를 통합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핵심 구성 요소이다.
본 연구의 분석 절차는 이러한 분석 기준이 실제 자료 분석 과정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단계적으로 구조화한 것으로, 그 내용은 <표 3>에 제시하였다. 즉, <표 3>은 분석 틀(핵심 개념)과 분석 단계(절차), 그리고 구체적 분석 질문과 자료를 연결하는 구조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 분석 단계 |
핵심 분석 개념 (분석 틀) |
주요 분석 질문 | 분석 자료 |
|---|---|---|---|
| 1단계 | 정책 국면 구분 |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어떠한 시기를 거치며 전개되었는가? 각 시기의 전환은 어떤 구조적 변화를 계기로 이루어졌는가? | 조례 제·개정, 중장기 계획, 조직 개편 자료, 정책 연혁 |
| 2단계 | 정책 정체성 | 각 정책 국면에서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무엇을 위한 정책’으로 인식되었는가? 정책 목표와 핵심 담론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 정책 문서, 조례 전문, 정책 보고서, 내부 자료 |
| 3단계 | 조직 구조, 핵심사업, 정렬 관계 분석 | 정책 정체성은 행정 조직 내에서 어떠한 구조로 반영되었는가? 전담 조직의 위상과 인력 안정성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정책 정체성은 대표 사업의 지속 여부와 전략적 위치에 어떻게 반영되었는가? 핵심 사업은 정책 전반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가? 정책 정체성과 조직 구조, 핵심 사업 간의 정렬 또는 이완은 정책의 유지·조정·축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
조직도, 업무 분장 자료, 인사·조직 개편 문서, 사업 계획서, 예산 자료, 사업 운영 기록, 보조적 면담 자료 |
구체적으로 1단계, ‘정책 국면 구분’ 단계는 평생학습도시 정책과 관련된 조례 제·개정, 중장기 계획의 수립 및 변경, 전담 조직의 설치·개편, 대표 사업의 도입과 중단 등 정책의 구조적 변화가 확인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정책 전개 과정을 몇 개의 정책 국면으로 구분하였다. 이 과정에서 정책 국면은 정책의 핵심 특성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시기와 그 전환 과정을 중심으로 설정하였다. 둘째, 2단계, ‘정책 정체성 분석’ 단계에서는 각 정책 국면에서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무엇을 위한 정책으로 인식되었는가’를 중심으로 정책 정체성의 형성과 변화를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공식 정책 문서와 조례에 나타난 정책 목표와 핵심 용어, 평생학습 기능이 행정 조직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 변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되거나 약화된 정책 담론을 주요 분석 단서로 활용하였다. 셋째, 3단계, ‘조직 구조 및 핵심사업 정렬 분석’ 단계에서는 각 정책 국면에서 정책 정체성이 조직 구조와 핵심사업 운영에 어떠한 방식으로 반영되었는지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는 평생학습 관련 전담 조직의 설치 및 해체, 조직 내 위상 변화, 인력 배치의 안정성, 대표 사업의 지속 여부와 전략적 위치 등을 중심으로 정책 정체성과 조직·사업 간의 정렬 또는 이완 양상을 검토하였다. 이를 통해 정책 정체성이 비교적 명확하게 유지된 국면과 그렇지 못한 국면을 구분하고, 정책의 안정적 유지 또는 조정·축소 과정이 어떠한 메커니즘을 통해 나타났는지를 분석하였다.
이처럼 본 연구는 분석 기준(정책 추진 동력, 조직, 핵심사업, 정책 정체성)을 분석 절차(국면 구분–정체성 분석–정렬 분석)에 단계적으로 대응시킴으로써, 정책 변동을 단일 요인으로 환원하지 않고 정책 구성 요소 간 상호작용의 결과로 해석하고자 하였다. 또한 각 단계는 동일한 분석 기준과 질문을 반복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시기별 비교가 가능하도록 설계하였다.
분석 과정에서는 문헌자료, 행정 자료, 의회 회의록을 중심으로 주요 사건과 제도적 변화를 파악하고 1차 코딩 후, 면담 자료를 통해 각 변화 국면의 배경과 의미를 보완적으로 해석하였다. 특히 면담 자료는 정책 변화의 맥락과 의미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보조 자료로 활용되었으며, 평생학습도시 정책 추진 과정에 참여한 전·현직 공무원 및 실무자를 대상으로 반구조화(semi-structured) 방식으로 수행되었다. 면담은 사전에 구성된 질문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진행되었으며, 주요 질문은 정책 추진 목표와 방향, 조직 구조 변화, 핵심사업의 도입과 지속 과정, 정책 정체성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면담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를 얻어 녹음 후 전사하여 분석 자료로 활용하였다.
자료 분석은 질적 내용분석 방법에 따라 단계적으로 수행되었다. 먼저 개방 코딩(open coding)을 통해 정책 변화와 관련된 의미 단위를 도출하고, 정책 추진 동력, 조직 변화, 핵심사업, 정책 정체성과 관련된 초기 코드를 생성하였다. 이후 축 코딩(axial coding) 단계에서는 도출된 코드를 유사성에 따라 범주화하고, 본 연구에서 설정한 분석 기준인 ‘정책 추진 동력’, ‘조직 및 전담 체계의 안정성’, ‘핵심사업의 성격과 지속성’, ‘정책 정체성에 대한 인식 변화’에 따라 재구성하였다. 마지막으로 선택 코딩(selective coding) 단계에서는 범주 간 관계를 통합적으로 해석하여 정책 국면별 특성과 정책 구성 요소 간 정렬, 이완, 이탈의 패턴을 도출하였다.
이후 자료 간 비교를 통해 시기별 특징을 도출하고, 해당 특징이 분석 기준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반복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정책 흐름을 단계화하였다. 특히 동일한 사건이나 정책 변화에 대해 서로 다른 자료원에서 교차 확인되는 지점을 중심으로 해석을 강화함으로써, 단일 자료에 의존한 결론 도출을 지양하였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질적 연구의 진실성과 해석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절차를 적용하였다. 첫째, 자료원을 다각화(triangulation)하였다. 동일한 정책 변화나 쟁점에 대해 공식 문서, 의회 회의록, 면담 자료, 언론 및 온라인 자료를 상호 비교·검토함으로써 특정 자료에 편향된 해석을 최소화하였다. 둘째, 반복적 비교분석을 적용하여 자료 분석 과정에서 도출된 코드와 범주를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함으로써 분석 결과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확보하였다. 셋째, 주요 분석 결과는 다수의 자료에 근거하여 도출하고, 자료 간 해석이 일치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결과를 구성함으로써 해석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윤리적 측면에서는 면담 참여자에게 연구 목적과 자료 활용 범위를 사전에 설명하고 동의를 얻었으며, 개인과 조직이 특정되지 않도록 가명 처리와 비식별화를 원칙으로 하였다. 다만 공적 정책 자료의 경우 연도, 문서 유형, 회의 차수 등을 명시하여 연구 결과의 검증 가능성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하였다.
초기 미래구는 개발제한구역·산업단지·상수원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와 도시 인프라 취약,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이러한 조건에서 미래구는 평생학습 정책을 단순 교육서비스가 아니라 주민 역량 강화와 참여 확대를 통해 지역을 변화시키는 내생적 지역 활성화 전략으로 인식하였다. 실제로 민선 4기 구정 운영계획에서 평생학습도시 조성은 ‘4대 역점 시책’ 중 하나로 명시되었으며, 평생학습을 지역 재생과 공동체 회복의 핵심 수단으로 설정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미래구, 2006; 2010 주요업무보고).
평생학습도시 지정 이후 전담 조직 설치, 조례 제정, 평생학습원 설립, 전문 인력 확충 등 제도적 기반이 단계적으로 구축되었고, ‘찾아가는 평생교육’과 같은 지역 맥락 기반의 대표 사업이 가동되면서 정책이 주민 생활권에서 실행 가능한 형태로 구체화되었다. 이 시기는 정책 추진 동력(정책 리더십)과 행정 전문성(전담조직·전담인력·업무 구조)이 결합하며, 정책의 핵심 목적과 실행 방식이 비교적 일관되게 정렬된 시기라는 점에서 정책 정체성이 비교적 명확하게 형성된 시기로 평가할 수 있다.
평생학습도시 지정 당시 미래구의 지자체장은 지역의 구조적 한계를 행정 서비스 개선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평생학습 주민 역량강화 및 주민자치 기능의 회복과 확대를 위한 핵심 정책도구로 설정하였다. 즉, 평생학습은 ‘교육 그 자체’라기 보다 학습을 매개로 주민 인식 변화와 참여를 촉진하여 지역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적 장치로 이해한 데서 출발하였다. 실제로 2008년 11월 구청장의 시정연설에서 구청장은 주민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궁극적 목표를 주민자치 역량 강화와 주민참여자치의 실현으로 명시하고 있다(제157회 본회의 회의록, 2008).
이 시기의 정책 동력은 ‘평생학습=지역 거버넌스 강화’라는 비교적 명확한 정책 프레이밍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는 이후 사업 선택과 조직 설계의 기준으로 작동하였다. 즉, 초기 정책 성과의 핵심 요인은 단순한 예산 규모나 프로그램 수가 아니라, 주민자치라는 정책 목적과 학습이라는 수단의 결합이 일관되게 유지되었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정책 프레이밍이 실제 정책 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구청장의 정치적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구청장은 평생학습을 단일 부서 사업이 아니라 구정 차원의 전략 정책으로 인식하고, 조직 정비와 전담 인력 확보, 핵심사업 선정 과정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반영하였다. 이는 면담 자료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그때는 구청장님이 평생학습을 굉장히 중요하게 봤어요. 다른 사업도 많았지만, 평생학습은 주민자치랑 연결되는 거라고 계속 강조를 했고, 그래서 조직이나 인력 부분도 비교적 빨리 정비가 됐던 걸로 기억해요.” (면담자 A)
이러한 사실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개별 부서 차원의 시책이 아니라, 최고 정책결정자의 의지가 반영되어 추진된 전략 정책이었음을 보여준다.
미래구는 평생학습도시 지정 이후 전담 조직과 역할을 단계적으로 재구성하며 정책 추진체계를 비교적 신속하게 정비하였다. 2007년 경영기획실에서 평생학습 관련 기능을 출발점으로 삼은 이후, 2008년에 자치행정팀과 복지지원팀을 거치며 행정 내부에서 평생학습 기능의 위치를 조정하였고, 2009년에 이를 통합·확대하여 ‘평생학습원’을 설치함으로써 전담 조직을 공식화하였다(「A광역시 미래구 행정기구 설치 조례」, 2007~2009년 개정). 이러한 조직 개편 과정은 평생학습 정책을 단위 사업이나 한시적 시책이 아닌, 독립적이고 지속적인 행정 기능으로 제도화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평생학습원이 별도의 조직 단위로 설치되었던 점은, 당시 평생학습 정책이 행정 내부에서 일정한 자율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며 정책 집행의 중심축으로 기능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전문성 확보’는 전담 인력의 규모뿐 아니라, 어떤 전문 인력이 어떤 역할로 배치되었는지와도 관련된다. 미래구는 2008년 평생교육사 1명 채용을 시작으로, 2009년 ‘동별 학습마을 만들기’ 사업 추진에 따라 3개 권역별 거점 운영을 담당할 추가 인력을 배치하였고, 2011년에는 전담 인력(평생교육사)이 총 6명까지 확대되었다. 이는 당시 기초자치단체의 일반적인 인력 여건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수준으로, 평생학습 정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문 인력 기반을 조기에 구축하려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전담 인력의 안정적 배치는 정책 기획과 실행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주민과의 접점에서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와 함께 미래구는 도서관 명칭을 ‘평생학습도서관’으로 변경하는 등 기존 공공 인프라를 평생학습 정책과 적극적으로 연계하였다(「A광역시 미래구 평생학습도서관 관리 운영 조례」, 2009년 개정). 이는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평생학습을 특정 부서의 업무가 아니라 지역 일상 공간 전반에 내재화하려는 상징적‧제도적 조치로 볼 수 있다. 공공시설의 기능과 정체성을 평생학습 정책과 결합함으로써, 주민에게 평생학습이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로 인식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고, 정책의 가시성을 높이는 효과를 거두었다. 아울러 평생학습 홈페이지 개통, 평생학습계좌제 시범도시 선정 등은 평생학습 정책의 범위를 행정 내부를 넘어 시민참여와 제도적 관리 영역으로 확장하는 계기로 기능하였다. 이러한 제도적·기술적 장치들은 평생학습 정책을 단순 프로그램 제공 차원을 넘어, 학습 이력 관리와 참여 구조를 포함한 체계적 정책 영역으로 발전시키는 기반이 되었다.
이 시기의 제도화 과정은 조직과 인력, 공간과 홍보, 제도적 장치가 동시에 정비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즉, 미래구는 평생학습 정책을 개별 사업의 집합이 아니라, 행정 조직과 공공 인프라, 전문 인력, 제도적 장치를 포괄하는 하나의 ‘체제(system)’로 구축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체제 정비는 이후 ‘찾아가는 평생교육’과 같은 대표 사업이 정책 정체성과 결합하여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안착할 수 있었던 전제 조건으로 작동하였으며, 새로운 정책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구조적 기반을 형성하였다.
초기 전담 실무자의 기획력과 실행력은 정책의 구체화를 견인하였다. 컨설팅 과정에서 ‘별도 건물을 갖춘 평생학습원’ 마련 등의 권고가 있었으나, 열악한 재정 여건은 시설 중심 모델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냈다. 이때 실무자는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행정에 대해 공무원들이 찾아가 설명하는 제도인 일본 야시오시(八潮市)의 ‘배달 학습’ 사례를 참고해 ‘학습공간을 만들기보다 학습을 찾아가게 하자’는 방향 전환을 기획했고, 그 결과 ‘찾아가는 평생교육’이 도입되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찾아가는 평생교육’ 사업은 이렇게 탄생하였다.
“⋯⋯ 평생학습관 없어도 되겠다. 가정집으로 우리는 선생님을 보내자. (중략) 그래서 나온 것이 찾아가는 평생교육 정책이었죠.” (면담자 A)
이 사업은 2009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되며, 주민 접근성이 정책의 핵심 가치로 전환되는 대표 사업이 되었다. ‘찾아가는 평생교육’은 단순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설·예산 제약을 ‘정책 혁신’으로 전환한 사례로, 정책 성패가 투입되는 물적자원의 규모보다 현장의 제약을 해석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으로 정책 모델을 전환할 수 있는 행정 역량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구는 주민자치 강화라는 목표를 사업으로 구체화하기 위해 지역 특성에 맞춘 브랜드 사업을 발굴·추진하였다. ‘지역학 운동’은 지역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사업으로 문화 중심의 역사교육을 넘어 지자체 차원의 시민 양성 전략으로 설계되었다(양병찬, 2002). 또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동별 학습마을 만들기’는 주민자치센터를 지역 학습 거점으로 전환하여 학습공동체 기반의 마을 변화를 도모한 사업으로, 이 시기에 제도, 매뉴얼, 주민조직, 마을 사업 등 체계적인 마을교육 시스템이 강화되기 시작했다(이유진, 2017). ‘동별 학습마을 만들기’ 사업이 열악한 지역 인프라 조건에서 주민자치센터를 생활권 거점으로 활용하려 한 점은 ‘찾아가는 평생교육’과 동일하게 접근성과 생활권 중심의 정책 논리와 연결된다.
한편, 2010년 「주민학습문화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 개정으로 주민자치센터 명칭이 ‘주민학습문화센터’로 변경되며, ‘학습’이 주민자치 활동의 기반이라는 정책 메시지가 제도적으로 강화되었다. 운영 주체의 조정 과정에서 전담 부서가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을 담당하게 된 점은, 평생학습 정책이 행정 내부에서 핵심 기능으로 재배치되었음을 보여준다(제175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록, 2010).
“동마다 주민자치센터라고 하는 것은 조례상으로만 어떤 일을 한다고 거창하게 명시되어 있지 실제로 하는 데는 거의 없었어요. 근데 주민자치센터의 관리 주체가 자치행정과였어요. 그 당시 지자체장님과 얘기해서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의 운영 주체를 우리 평생학습 부서로 가져왔어요.” (면담자 A)
또한 2011년부터 동별 학습마을매니저를 배치하며 동 단위 지원체계를 강화했고, 이는 평생교육법상 읍면동 평생학습센터 조항 신설 이전의 선도적 시도로 평가될 수 있다. 브랜드 사업들은 ‘프로그램 다양화’에 그치지 않고, 정책 정체성(주민자치·지역 변화)과 사업 구조(생활권 거점·접근성 확대)를 일치시켰다. 즉, 초기 안착은 다수 사업의 나열이 아니라, 목표–조직–사업이 동일한 방향으로 정렬된 결과였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정치적 리더십의 명확한 목표 설정(주민자치 강화), 전담조직과 인력 확충을 통한 제도화, 현장 제약을 혁신으로 전환한 대표사업(찾아가는 평생교육), 생활권 기반 브랜드 사업을 통한 정체성 강화가 결합되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안착한 시기였다. 특히 핵심사업이 지역 문제 인식과 직접 연결되면서 정책 정체성이 뚜렷하게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본 시기는 ‘정책 형성과 초기 안착기’로 규정할 수 있다. 이 시기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목표(주민자치 강화), 조직 구조(전담 조직과 전문 인력), 핵심사업(찾아가는 평생교육)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렬되며 정책 정체성이 형성된 국면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과정적 정책 관점에서 정책 정체성이 조직과 사업 구조 속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된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2013년 이후 미래구의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전용 공간 확보와 사업 규모 확대를 중심으로 외형적 성장을 보였다. 상시 공간을 기반으로 대규모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해졌고 공모사업 참여도 확대되면서, 주요 업무보고와 성과자료에서 센터 운영 실적·프로그램 수·참여 인원·공모사업 선정 실적이 핵심 성과 지표로 제시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미래구 평생학습도시 추진성과집, 2013~2015).
그러나 외형적 확장과 동시에 초기 안착기에서 형성된 ‘주민자치 강화형 평생학습’이라는 정책 정체성은 점차 약화되었다. 전용 공간 확보 이후 성과 관리의 중심이 생활권 기반 접근성 확대에서 프로그램 운영 실적과 참여 인원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주민자치 강화나 마을 변화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감소하였다(제209회 본회의·제215회 행정자치위원회행정사무감사 회의록, 2015). 또한 센터 운영 과정에서 문예회관·문화의 집 기능이 병행되며 평생학습 전담 조직의 역할 경계가 모호해졌고, 정책은 교육·학습 중심이라기보다 복합 문화시설 운영과 결합한 형태로 재구성되었다. 면담에서도 이 시기를 ‘평생학습이 무엇을 지향하는지 설명하기 어려워진 시기’로 회상하는 진술이 반복된다. 종합하면, 이 시기의 혼란은 확장 자체보다 확장 국면에서 정책 정체성을 재정렬·공유하는 관리 메커니즘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시기에 미래구는 평생학습센터 전용 공간을 확보하면서 평생학습 정책을 더욱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전용 공간은 대규모 프로그램 운영과 각종 공모사업 수행을 가능하게 하였고,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 내는 데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였다.
그러나 전용 공간 확보 이후 정책 실행의 초점은 점차 프로그램 수와 참여 인원, 사업 실적 관리로 이동하였다. 실제로 2013~2017년 주요 성과자료와 의회 보고에서는 ‘찾아가는 평생교육’이나 ‘동별 학습마을 만들기’와 같은 정책 철학적 사업보다는 센터 기반 프로그램 운영 실적이 핵심 성과로 제시되었다(미래구 평생학습도시 추진성과집, 2014~2017).
“처음에는 주민들 속으로 들어가서 학습을 매개로 마을을 바꾸겠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센터가 생기고 나서는 프로그램을 얼마나 돌리느냐, 몇 명이 참여했느냐가 더 중요해졌던 것 같아요.” (면담자 B)
이러한 인식은 면담자의 주관적 평가에 그치지 않고, 2013년 이후 의회 회의록에서 평생학습 정책 성과가 프로그램 수와 참여 인원 중심으로 보고되는 방식 변화와도 일치한다. 이처럼 전용 공간 확보는 정책 성과를 ‘접근성’이 아닌 ‘운영 실적’으로 평가하게 만드는 기준 전환을 유도하였다. 이는 초기 단계에서 강조되었던 생활권 기반 찾아가는 학습 논리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또한, 2013~2017년은 중앙정부와 외부 재원을 활용한 공모사업 참여가 확대된 시기이기도 하다. 공모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창출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이었으나, 면담 참여자들은 사업 중심 운영이 정책의 장기 전략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하였다.
“공모사업이 많아지면서 그 사업을 따내고 운영하는데 행정력이 다 들어갔어요. 원래 우리가 왜 이 정책을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점점 줄어들었죠.” (면담자 A)
공모사업 중심 운영은 정책을 연속적인 과정이 아닌, 개별 프로젝트의 집합으로 인식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정책 축적과 학습의 기능을 약화시켜 정책의 외형은 커졌지만, 정책을 ‘과정’이 아닌 ‘성과 단위’로 환원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평생학습센터 전용 공간 확보 이후 문예회관 및 문화의 집 운영 업무를 병행하면서 조직 차원에서 평생학습 부서의 기능은 문화예술 등 유사 영역과 통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기능적 통합은 행정 효율성과 사업 확장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었었다.
평생학습센터(평생학습관)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에서 단순 ‘교육기관’이 아니라 정책 집행 기관이자, 거버넌스의 플랫폼이면서 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핵심축으로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평생학습도시 정책에서 매우 중요한 제도적 기반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열악한 재정 여건으로 인해 평생학습센터(평생학습관)를 마련할 수 없었던 미래구 평생학습도시에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
그러나 전용 공간 확보 이후 인력 충원이나 전담 조직 신설 없이 기존 평생학습 인력에 문화시설 운영 업무가 추가되면서 조직의 업무 부담은 가중되었다. 실제로 2013~2017년 동안 평생교육사 인력 규모는 유지되었으나, 담당 업무 범위는 오히려 확대되었으며, 이는 조직의 전략적 기획 기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문화원과 하나의 건물 안에 공존하면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인해 평생학습 부서가 문화예술 기능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압박을 받았고, 이는 평생학습 정책의 고유한 목적과 역할을 더욱 흐리게 만들었다.
“그 공간이 온전히 이름만 평생학습센터라고 붙였지. 문화원도 같이 거기 있었어요. 항상 자기들 자리를 뺏은 거에 대해 정치적인 압박, 머 그런 것도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역할을 그대로 해야 된다라고 하기 때문에, 솔직히 담당자 입장에서 안할 수 없었죠.” (면담자 B)
“어느 순간부터 평생학습이 뭔지 설명하기가 애매해졌어요. 문화사업이랑 섞이고, 행사도 많아지고⋯ 주민자치 얘기는 점점 줄어들었죠.” (면담자 C)
결과적으로 평생학습센터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서 기능은 강화되었으나,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전략적 중추로서 기관의 정체성과 방향성은 오히려 약화되었다. 이로 인해 정책을 재정렬할 수 있었던 중요한 시기를 놓쳤다는 내부 평가가 제기되었다.
“센터라는 게 굳이 있어야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게, 우리 거에 집중해서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여력이 솔직히 한계가 있는 거잖아요. 저 사업들(문화예술 관련 사업)을 하느라 솔직히 우리가 할 수 있는 거에 대한 발전적인 방향들을 못 세운 것도 있어요. ⋯ 센터로 갔지만 제대로 온전한 센터의 기능을 할 수 없었던 거죠.” (면담자 B)
2013~2017년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평생학습 전용 공간의 확보와 사업 규모 확대를 통해 외형적으로 성장한 시기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초기 안착기의 핵심이었던 ‘주민자치 강화형 평생학습’이라는 정책 정체성은 점차 약화되었고, 조직의 기능적 통합과 공모사업 확대는 정책의 전략 기능을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였다. 다시 말해 ‘평생학습 정책의 확장과 정체성 혼란기’로 규정할 수 있다.
초기 안착기의 대표 사업이었던 ‘찾아가는 평생교육’과 ‘동별 학습마을 만들기’는 이 시기에도 지속되었으나, 정책 전체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위상은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다. 신규 사업과 대규모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이들 사업은 다수 사업 중 하나로 재배치되었고, 정책 정체성을 상징하는 기능은 감소하였다.
“찾아가는 평생교육은 계속 하긴 했는데, 예전처럼, ‘우리 정책의 얼굴’이라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면담자 B)
이는 핵심사업이 중단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정책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공유하는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핵심사업의 위상 약화는 정책 정체성 관리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며, 이는 이후 조직 불안정과 정책 축소기로 이어지는 구조적 전환의 전조로 볼 수 있다.
2013~2017년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전용 공간 확보와 공모사업 확대를 통해 외형적으로는 성장한 시기였으나, 이러한 외형적 확장은 정책의 핵심 목표와 의미에 대한 공유를 자동적으로 보장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정책 운영의 기준이 접근성과 주민자치 강화에서 사업 실적과 프로그램 규모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초기 안착기를 지탱하던 ‘주민자치 강화형 평생학습’이라는 정책 정체성은 점차 희석되었다. 즉, 이 시기는 ‘확장’이 반드시 ‘성숙’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계로서,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정체성 관리에 실패할 때 외형적 성장 속에서도 혼란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과정적 정책 관점에서 볼 때, 이 시기는 정책의 외형적 확장이 정책 정체성의 강화로 이어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정책 정체성은 조직 구조와 성과 관리 기준 속에서 재확인되지 못하면서 점차 이완되었고, 이는 이후 조직 불안정과 정책 축소로 이어지는 전환점으로 작용하였다.
2018년 이후 미래구의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반복적인 조직 개편과 기능 분산, 전담 인력 축소로 인해 정책 추진체계의 안정성이 크게 약화되었다. 민선 7기 출범 이후 평생학습 관련 조직은 통합과 분리를 반복하며 재편되었고, 이 과정에서 정책의 범위와 위상은 점진적으로 축소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실질적인 정책 축소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전담 조직의 해체와 잦은 조직 이동은 정책 추진의 연속성을 약화시켰고, 전담 공간 상실과 함께 직접 운영되던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중단되면서 과거의 운영 경험과 성과가 지속되지 못하였다. 또한 ‘동별 학습마을 만들기’ 등 핵심사업이 종료되거나 타 정책 영역으로 이전되면서, 평생학습을 통해 형성된 성과가 주민자치회 등 다른 정책의 성과로 흡수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개별 사업의 실패라기보다, 확장기 동안 누적된 정책 정체성의 혼란이 조직 불안정과 결합하여 정책 축소로 전환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요컨대 2018~2022년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조직 안정성 붕괴와 핵심사업 이탈을 겪으며 후퇴 국면에 진입한 시기로, 과정적 정책 관점에서 정책 정체성 관리의 중요성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단계라 할 수 있다.
민선 7기 출범 이후인 2018년 10월, 미래구는 전면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였다. 기존의 평생학습원은 해체되고, 평생학습 기능은 교육공동체과 내 평생학습팀으로 재편되었다. 교육공동체과는 교육지원, 자치행정, 평생학습, 공동체 기능을 통합한 조직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는 형식적으로는 교육·공동체 기능의 연계를 강화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각 기능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업무 중복과 역할 혼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의회 회의록에서도 교육지원팀, 평생학습팀, 공동체팀 간 업무 중복에 대한 문제 제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그간 평생학습원이 학교, 주민자치, 지역자원을 연결하는 핵심 축으로 기능해 왔던 성격이 조직 개편 과정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교육지원과 평생학습, 공동체팀이 중복적으로 업무를 갖지 않나 생각됩니다⋯ (평생학습)에서 하고 있던 것을 아주 디테일하게 나눠놨는데, 업무가 계마다 많이 있을까 의심스럽습니다.” – 제236회 행정자치위원회 회의록(2018)
이후 주민자치회 전면 전환과 함께 공동체 기능은 별도 조직으로 분리되었고, 2021년 4월에는 교육공동체과가 미래교육과로 재편되면서 평생학습은 학교교육·청소년·청년 정책과 함께 배치되었다. 이는 평생학습 정책이 지역공동체를 매개하는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여러 교육 관련 업무 중 하나로 재위치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조직 변화는 평생학습 정책의 위상과 역할을 축소시키는 구조적 전환으로 작용하였다.
2018년 조직 개편과 함께 평생학습팀은 구청으로 이전하면서, 그동안 운영되던 평생학습센터 전용 공간은 사라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센터에서 직접 운영하던 정규 평생학습 프로그램과 문화예술 관련 사업은 중단되었고, 과거 축적된 운영 경험과 성과는 지속되지 못하였다. 내부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정책의 ‘후퇴’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평가는 2018년 이후 전담 공간 상실과 직접 운영 프로그램 중단이 행정자료로 확인된다는 점에서 제도적 변화와도 부합한다.
“센터에 있을 때 문화예술 공모사업을 막 쫓아다니고, 센터 프로그램을 했어요. 공간이 생기니까. 찾아가는 평생교육 정책은 특화 강좌랑 해서 나름 진행했지만, 찾아가는 평생교육 정책 이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것들을 어떻게 보여줬겠어요. 그런데 이쪽 교육공동체과로 들어오면서 그동안 직접 운영했던 프로그램들을 다 걷어내고서 들어왔으니, 이전으로 돌아가 버린 거고⋯⋯” (면담자 B)
전담 공간의 상실은 단순한 물리적 변화가 아니라, 정책 실행 방식이 다시 외부 연계·위탁 중심으로 전환되는 계기로 작용하였으며, 이는 평생학습 정책의 독자적 실행 역량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민선 7기에는 민주시민교육, 독서문화 캠페인 등 신규 사업이 추진되었으나, 장기간 미래구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상징해 온 핵심사업들은 점차 정책 중심에서 이탈하였다. ‘찾아가는 평생교육’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운영 방식이 조정되며 명맥을 유지했으나, 정책을 대표하는 핵심 브랜드로서의 위상은 약화되었다.
특히, 가장 큰 변화는 ’동별 학습마을 만들기‘ 사업의 중단이었다. ‘동별 학습마을 만들기’ 사업은 2020년 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자치회로 전면 전환되면서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사업을 통해 형성된 인력과 운영 경험은 주민자치회 사업으로 이전되었으며, 그 결과 평생학습을 통해 축적된 성과는 주민자치회의 성과로 인식되었다. 이는 2020년 주민자치회 전면 전환 이후 ‘동별 학습마을 만들기’ 사업이 공식적으로 종료되고 관련 인력과 기능이 주민자치회로 이전된 제도적 변화와도 일치한다.
“동별 학습마을매니저 하던 사람들이 70~80%가 주민자치회 간사가 됐어요. 사람도, 사업도 그대로 가져가서 겉에 포장만 주민자치회로 바뀐 거예요.” (면담자 C)
이로 인해 평생학습을 통해 축적된 성과는 주민자치회의 성과로 인식되었고, 평생학습 정책의 기여는 점차 가시화되지 않았다. 핵심사업의 중단은 실패라기보다 성과가 다른 정책 영역으로 ‘흡수’된 결과였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평생학습 정책의 정체성이 지역사회에서 희미해지는 과정이기도 했다.
2018년 이후 반복된 조직 개편과 사업 이동은 평생학습 정책의 외연과 영향력을 점진적으로 축소시켰다. 주민자치와 평생학습의 연결고리는 끊어졌고, 지역에서 평생학습은 더 이상 공동체 변화의 핵심 기제로 인식되지 않았다. 2020년 말 「주민학습문화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가 폐지되며 명칭이 다시 주민자치센터로 환원된 것은 이러한 인식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예전에는 주민자치에 학습이 기본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학습 얘기는 잘 안 하게 됐죠.” (면담자 A)
비록 2024년 「평생교육법」 개정으로 읍·면·동 평생학습센터 운영이 의무화되었지만, 미래구에서는 이미 평생학습 기반이 약화된 상태에서 제도적 대응이 이루어지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 시기는 평생학습 정책이 조직과 사업, 담론 차원에서 동시 축소되면 정체성 약화가 고착화된 단계로 볼 수 있다.
2018~2022년은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조직 불안정, 기능 분산, 핵심사업 이탈을 겪으며 실질적인 정책 축소 국면에 진입한 시기였다. ‘조직 불안정과 정책 축소기’에서 나타난 정체성 혼란은 이 시기에 조직 구조와 사업 운영 방식으로 고착화되었고, 그 결과 정책의 외연과 영향력은 급격히 감소하였다.
이 시기의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정책 정체성이 조직 구조와 사업 운영에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이탈한 국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정책 정체성의 약화는 인식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개편·사업 이동·제도 폐지를 통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었으며, 이는 과정적 정책 관점에서 정책 축소가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A광역시 미래구 사례를 통해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단일한 발전 경로를 따르는 정책이 아니라, 정책 구성 요소 간 관계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재구성되는 동태적 실천과정으로 전개된다는 점을 분석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정책 변동을 단순한 사업 규모 변화나 조직 개편의 결과로 이해하기보다, 정책 정체성을 중심으로 정책 추진 동력, 조직 및 전담체계, 핵심사업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적 구조로 해석하였다.
<표 4>는 본 연구의 분석틀에 따라 도출된 정책 국면별 변화 양상을 국가평생교육진흥계획의 시기별 정책 방향과 연계하여 구조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를 통해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국가 정책을 단순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시기별로 상이한 방식으로 재구성되며 정책 정체성과 실행 구조 간 관계가 변화하는 과정으로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 국가계획 핵심 방향 | 제1차 (2002~2006) | 제2차 (2008~2012) | 제3차 (2013~2017) | 제4차 (2018~2022) | |
|---|---|---|---|---|---|
| 제도 기반 구축, 평생학습 기회 확대 [제도 도입기] |
지역 기반 학습체제 구축, 네트워크 강화 [확산ㆍ정착기] |
생애주기 학습, 실행 역량 강화 [실행ㆍ확장기] |
질 관리 고도화, 효율적 운영체계 [구조 재편ㆍ관리기] |
||
| 미래구 평생학습도시 |
정책 국면 | 형성기 (2006∼2007년) |
안착기 (2008∼2012년) |
확장·혼란기 (2013∼2017년) |
축소기 (2018∼2022년) |
| 정책 정체성 | 주민자치 기반 학습도시 형성 | 주민자치 강화형 정체성 확립 | 정체성 혼재 및 약화 | 정체성 이탈 | |
| 조직 및 전담 체계 | 초기 조직 구축 | 전담 조직 안정화 | 기능 통합·부담 증가 | 조직 해체·재편 반복 | |
| 핵심 사업 | 정책 기반 형성 | 찾아가는 평생교육 학습마을 정착 | 사업 다변화·공모사업 확대 | 핵심사업 축소·이동 | |
| 정책 관계 유형 | 선도적 수용 | 정렬 (Alignment) |
이완 (Decoupling) |
이탈 (Displacement) |
|
| 종합 해석 | 국가 방향을 지역 전략으로 적극 재구성 | 국가 정책과 지역 정책 간 높은 정합성 | 국가 정책 확장 논리 수용 과정에서 지역 정체성 약화 | 국가 정책 틀은 유지 되나 지역 실행구조 기반 붕괴 및 축소 | |
분석 결과, 미래구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정책 구성 요소 간 관계에 따라 ‘정렬–이완–이탈’이라는 구조적 변동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초기 ‘형성·안착기’에는 국가 평생교육진흥계획이 제시한 지역 기반 학습체제 구축 방향이 미래구의 주민자치 강화 전략과 결합되며 정책 정체성, 조직, 핵심사업이 상호 ‘정렬’되며,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내재화 되었다. 이 시기에는 정책 정체성이 전담 조직 설치와 전문 인력 확충, ‘찾아가는 평생교육’과 ‘동별 학습마을 만들기’와 같은 대표 사업을 통해 구체적으로 구현되었으며, 정책의 목적과 실행 방식이 비교적 일관되게 유지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정책의 성공 여부가 단순한 재정 규모나 사업 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 정체성이 조직과 사업 구조 속에 얼마나 명확히 내재화되었는지에 달려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확장기’에는 국가 정책이 생애주기 학습 확대와 실행 역량 강화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미래구 역시 평생학습센터 전용 공간 확보와 공모사업 확대를 통해 정책 외형을 확장하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책 실행 기준이 주민자치와 학습 접근성에서 프로그램 실적과 양적 성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정책 정체성과 실행 구조 간 연결이 약화되는 ‘이완’ 상태가 나타났다. 조직 기능의 통합과 공모사업 의존도 심화는 평생학습 정책의 고유한 역할과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정책의 외형적 성장은 오히려 정책 정체성 혼란을 심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정책 성과나 사업 규모의 확대가 정책의 안정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으며, 정체성 관리가 병행되지 않으면 정책이 혼란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후 ‘축소기’에는 국가 정책이 효율성과 질 관리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미래구에서는 반복적인 조직 개편과 기능 분산, 전담 인력 축소 및 전용 공간 상실과 핵심사업의 축소 및 이동이 결합되며, 정책 정체성이 조직과 사업 구조에서 분리되는 ‘이탈’ 상태로 전환되었다. 이 과정에서 핵심사업은 다른 정책 영역으로 이전되거나 축소되었고, 평생학습을 통해 축적된 주민 역량과 운영 경험은 주민자치 등 타 정책 영역의 성과로 흡수되었다. 그 결과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지역공동체 변화의 핵심 기제로서의 위상을 점차 상실하였으며, 정책의 외연과 가시성 역시 실질적으로 축소되었다. 이는 정책 정체성 관리 실패가 조직 불안정과 결합할 경우 정책이 자연스럽게 후퇴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평생학습도시 정책변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 정책 정체성 개념이 핵심적인 분석 범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구 사례에서 정책 정체성은 추상적인 인식이나 담론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전담 조직의 설치와 위상, 핵심사업의 지속 여부와 운영 방식, 정책 성과에 대한 행정 내부의 판단 기준에 구체적으로 반영되었다. 이는 정책 패러다임과 담론, 조직 배치가 정책변동을 규정한다는 기존 이론적 논의(Baumgartner & Jones, 1993; Hall, 1993; Schmidt, 2008)를 지역 평생학습도시 정책 맥락에서 경험적으로 확장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본 연구는 국가 평생교육진흥기본계획과 지역 평생학습도시 정책 간의 관계가 단순한 상향식 또는 하향식 구조로 설명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정책 초기에는 국가 기본계획이 제시한 기회 확대와 지역 기반 구축이라는 기조가 지역의 정책 리더십과 행정 역량을 통해 지역문제 해결 전략으로 구체화 되며 정책 안착을 견인하였다. 그러나 이후 국가 정책이 네트워크 중심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지역 차원의 정책 정체성 관리가 병행되지 않을 경우, 정책의 확장은 오히려 혼란과 축소로 이어질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특히 읍·면·동 평생학습센터 확장과 ‘찾아가는 평생교육’ 정책은 전국적 확산 흐름 속에 편입되면서 초기의 지역 맞춤형·생활권 기반 정책으로서의 특성이 점차 희석되었다.
이러한 논의는 국가 정책이 지역 정책에 방향성과 정당성을 제공하는 제도적 틀로 기능할 수는 있으나, 지역 정책의 지속성과 성숙은 국가 정책의 단순한 이행 여부보다 지역 차원의 정책 정체성을 어떻게 해석·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음을 시사한다. 즉,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전개는 국가 정책, 지역 정치·행정 환경, 조직 구조, 핵심사업, 그리고 정책 정체성이 상호작용하며 형성되는 동적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상호작용 과정은 특히 외부 정책 환경의 변화 속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본 연구의 축소기(2018~2022년)는 COVID-19 확산이라는 전례 없는 외부 위기 상황과 시기적으로 중첩되어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팬데믹 이후 지방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는 감염병 대응, 사회안전망 강화, 지역경제 회복 등 긴급성과 가시성이 높은 영역으로 급격히 이동하였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장기적·예방적 성격을 지닌 평생학습 정책은 상대적으로 비긴급 정책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전담 인력 축소, 조직 재편, 예산 축소와 같은 행정적 재배치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에서 확인된 전담 조직 해체·재편, 핵심사업 이동, 전용 공간 상실 등은 단순한 조직 내부 문제라기보다 위기 상황 속 지방정부의 정책 재우선 순위화 과정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법정 의무 정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책 철학과 관심 수준에 크게 영향을 받는 정책 영역이다. 단체장의 정책 지향이 주민참여와 시민역량 강화에 초점을 둘 경우 정책은 확장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복지·안전·도시 개발 등 다른 정책 영역이 우선될 경우 상대적으로 정책 중요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미래구 사례에서 나타난 정책의 확장·혼란·축소 과정은 행정 내부의 변화뿐 아니라 단체장 교체 및 정책 우선순위 변화와 맞물린 정치·행정적 맥락 속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해석은 <표 4>에서 확인된 정책 정체성 변동을 조직 내부 요인만이 아니라 외부 위기와 지역 정치 리더십 변화가 상호작용한 결과로 재해석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본 연구는 A광역시 미래구 사례를 통해 평생학습도시 정책이 제도 도입 이후 자동적으로 유지·발전되는 정책이 아니라, 정치·행정 환경과 조직 구조, 정책 인식의 변화 속에서 형성·확장·혼란·축소로 전개될 수 있는 과정적 정책임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전개를 단순한 연대기적 변화가 아니라, 정책 추진 동력의 성격, 조직 및 전담 체계의 안정성, 핵심사업의 지속성과 위상, 정책 정체성 인식의 변화라는 분석 기준에 따라 해석하였다.
이상의 분석을 종합하면,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다음과 같은 과정적 메커니즘으로 설명될 수 있다. ① 정책 정체성, 조직, 핵심사업 간 ‘정렬’될 때 ‘정책 안정’ ② 정책 정체성과 실행 구조 간 ‘이완’될 때 ‘정책 혼란’ ③ 정책 정체성의 구조적 ‘이탈’이 ‘정책 축소’로 이어진다. 이러한 결과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성패가 단순한 재정 규모나 사업 수의 확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 정체성이 조직 구조와 핵심사업 속에서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재정렬되는지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에서 도출된 ‘정렬–이완–이탈’이라는 정책 변동의 과정적 메커니즘은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경험적 사실을 넘어, 지역 기반 사회정책 전반에 적용 가능한 중범위 이론(middle-range theory)으로서의 일반화 가능성을 지닌다. 특히 정책 정체성과 조직 구조, 핵심사업 간 정렬 수준이 정책의 안정성과 변동을 설명하는 핵심 변수로 작동한다는 점은 다른 지자체의 평생학습도시 정책뿐 아니라 유사한 지역 정책 영역에서도 비교 분석의 이론적 틀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을 제도 도입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발전되는 정책으로 전제해 온 기존의 성과 중심 연구 경향과 구별되며, 다음과 같은 차별성을 지닌다. 첫째, 기존 연구가 정책 성과, 참여 수준, 제도 구축 등 특정 시점의 결과에 주목한 반면, 본 연구는 정책의 형성부터 축소에 이르는 전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정책 변동의 장기적 메커니즘을 규명하였다. 둘째, 다중흐름모형이나 정책과정 이론을 적용한 기존 연구들이 특정 정책 변화 시점에 집중한 것과 달리, 본 연구는 정책 정체성을 중심으로 조직과 사업 구조 간 관계를 통합적으로 분석하였다. 셋째, 국가 정책과 지역 정책 간 관계를 단순 영향 관계가 아니라 상호작용적 재구성 과정으로 해석함으로써, 평생학습도시 정책 연구의 분석 범위를 확장하였다.
아울러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실천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지속성과 성숙을 위해서는 전담 조직의 안정성과 정책 정체성이 결합한 추진체계가 핵심 조건임을 시사한다. 둘째, 정책 확장 과정에서는 외형적 성장과 함께 정책 정체성 관리가 병행되지 않을 때 정책 혼란과 후퇴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네트워크적 성격을 지니는 만큼, 다른 정책 영역과의 연계 속에서도 정책 주체성과 가시성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넷째,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도시 내부의 정치적 리더십, 행정 집행 역량, 전담 인력의 전문성 등과 외부의 정책 및 사회적 상황이 서로 영향을 받으면서 정책의 지속성과 정체성이 담보되는 행위자 중심 정책임을 확인하였다. 특히 본 연구는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지속성과 정체성이 조직 내부 요인뿐 아니라 외부 위기 상황과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책 우선순위 변화에 의해 함께 영향을 받음을 확인하였다.
결론적으로 평생학습도시 정책은 “한 번 만들어지면 유지되는 정책”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와 재정렬이 이루어질 때 언제든 후퇴할 수 있는 과정적 정책이다. 따라서 평생학습도시 정책의 지속가능성은 제도 도입이나 단기성과에 있지 않고, 정책 정체성과 조직 안정성을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지역 차원의 정책 역량에 달려 있다.
다만 본 연구는 미래구라는 단일 사례에 기반하는 만큼 향후 연구에서는 첫째, 다수 지역 사례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정책 정체성과 조직 구조, 핵심사업 간의 관계의 일반화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정책 행위자(공무원, 평생교육사, 주민 등)의 인식 변화와 상호작용을 보다 미시적으로 분석하여, 정책 정체성이 형성·변화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디지털 전환과 AI 기반 학습 환경 확산이라는 최근 정책 환경 변화 속에서 평생학습도시 정책 정체성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분석하는 연구가 요구된다. 넷째, 국가 정책과 지역 정책 간 상호작용을 보다 정교하게 설명하기 위해 다층적 거버넌스 관점에서의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본 논문은 제1저자 박사학위논문(권지영, 2025)을 수정 및 재구성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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